
물론 이런 대화를 나눈 상대가 10대 한인동포들이니 가볍게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시드니의 린필드 한국학교에서 일일교사로 진지하게 수업을 하면서 한 얘기라 은근하게 내비친 속내일 수도 있다.
그의 선언은 수업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나왔다. 분위기가 퍽 차분해진 상황에서 린필드 한국학교 7학년(중1) 남학생이 “누나, 저 어때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문근영은 “너 몇 살이니? 내가 이래봬도 스무 살이란다”라고 했다. 문근영은 1987년생이다. 자연스럽게 “스무 살이 됐으니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무엇보다 운전면허증을 따서 여행을 하고 싶다”더니 “이제 스무 살이 됐으니까 사랑도 하고 싶은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문근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어느 고등학생 팬이 ‘누나, 이대로만 커주세요’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면서 “그러나 문근영도 사람이다. 지금부터는 사랑도 하면서 아파할 거다. 한 인간으로 성숙하고 싶다”는 말로 ‘사랑 발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