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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 | ‘X-파일 사건’ 핵심 3인방 증언

‘X-파일 제작자’ 공운영 전 안기부 미림팀장 검찰진술

“대통령 빼고는 다 도청 대상이었다…폭우 속에 국정원 내쫓기던 날 피눈물 흘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X-파일 제작자’ 공운영 전 안기부 미림팀장 검찰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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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제작자’ 공운영 전 안기부 미림팀장 검찰진술

2005년 8월19일 X-파일 사건과 관련, 검찰직원들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차량으로 국정원을 나서고 있다.

1년 뒤인 1994년 6월, 국내정보수집국장은 공씨에게 “인사에 배려해줄 테니 미림팀을 다시 꾸리라”고 지시했다. 공씨는 직원 2명을 뽑아 2차 미림팀을 구성한다. 이후 공씨는 대선을 앞둔 1997년 11월까지 정·관·재계·언론계 주요 인사를 상대로 불법도청을 한 뒤 안가에서 이를 녹취록으로 만들어 담당 과장에게 보고했다. 그 후엔 국장이 공씨더러 자신에게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 주에 1~2개 생산된 도청 테이프 라벨엔 도청 일시, 장소, 대화자 이름이 명기되어 있었다. 2차 미림팀은 1998년 4월 해체됐다.

서류상 없는 부서, 지원은 펑펑

검찰 진술에 따르면 공씨는 서울 S상고를 졸업한 뒤 1975년 3월 중앙정보부에 공채로 합격, 과학정보국 등에서 12년 내근을 하다 안기부로 개칭된 뒤엔 대공정책실 노동운동권 팀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1991년 9월 상부의 지시로 미림팀장에 임명된 것이다.

공씨는 검찰에서 미림팀 조직 구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내가 팀장이고 6급이 1명, 7급이 2명이었다. 젊은 직원들은 업무에 서툴 뿐만 아니라 야간, 휴일 작업이 자주 있다보니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6개월 주기로 직원 교체가 이뤄졌다”고 진술했다. 이어 공씨는 “나와 함께 근무한 직원은 10여 명 미만으로 기억하는데 6~7명은 현재도 국정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림팀은 망원(정보원), 도청장비 설치자, 도청 수행 및 녹취록 작성자(대개 공 팀장 1인이 수행), 타이핑 작업자 등으로 업무가 나뉘어 운영됐다. 핵심 업무가 공 팀장 1인에게 집중돼 있었던 셈이다. 망원은 물론 안기부 직원이 아니다. X-파일 사건으로 비화된 1997년 이학수 부회장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만남도 해당 호텔에 ‘심어놓은’ 공 팀장의 망원이 예약정보를 제공해 공 팀장이 미리 식탁 아래에 녹음기를 설치해 뒀다.

“일단 각 식당 등지에 (종업원 등을 포섭해) 망원을 두고 (도청 대상) 인사들이 회동한다는 연락이 오면 (미림팀) 직원들이 직접 장비를 설치한다. 가끔 망원들이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는 직원들이 녹취를 하지만 대부분은 내가 직접 현장에서 청취한 후 테이프를 듣고 새벽까지 녹취를 끝낸다. 다른 팀원이 다시 이를 타자로 쳐서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상부에 전달하는 것이다.”

공씨는 “일단 망원들로부터 정·관·재계·언론계 최고위층 인사들이 회동한다는 예약 정보를 듣게 되면 도청 여부는 인사들의 중요도에 따라 내가 판단하여 결정한다. 대통령을 제외한 최고위층 인사는 모두 도청 대상자로 보면 될 것 같다. 당시엔 주요 인사들이 회동하는 장소가 요즘처럼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미림팀 활동에 관한 공씨의 진술내용.

▲미림팀 활동자금 : 국정원 자체 예산에서 경비를 지원받았다. 매년 연도별 소요예산을 내가 신청해 월 800만원 정도를 사용했다. 망원 한 사람당 20만~50만원의 운영비가 들었다. 망원에 대한 운용비가 많이 들지는 않은 것이다.

미림팀은 직책상 대공정책국(실) 지역과 소속이었다. 미림팀 팀원은 서류상으로는 지역정보관들로 되어 있었다. 또한 지역과 지역담당 망원비로 운영비를 지급받았다. 이런 식으로 하여 안기부는 미림팀에 관해선 행정적으로 일절 근거를 남기지 않았다.

▲도청장비 : 국정원에서 지급된 소형 녹음기다. 테이프는 1주일에 1~2개 이상 녹음하기 힘들다.

“통신을 이용하는 곳”으로 소문

▲도청조직의 승계 : 도청은 상부 지시로 하게 됐다. 중앙정보부 창설 때부터 도청조직이 운영됐는데 쉽게 말하면 나는 그것을 승계한 것이다. 과거에는 ‘득문’ 위주였는데 내가 과학화하기 위해 녹음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안기부 업무는 국제 파트와 국내 파트로 나뉘는데 국내 파트의 주요 업무는 정치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므로 정치, 경제, 언론 등 각 분야에서 벌어지는 동향을 상세하게 알기 위한 차원에서 그렇게 미림팀을 조직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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