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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부동산 전쟁’ 불패신화의 주역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요? ‘아줌마 심리’부터 공부하세요”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아줌마, ‘부동산 전쟁’ 불패신화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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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부동산 전쟁’ 불패신화의 주역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전경. 명문 초·중학교에 배정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같은 평형 아파트라도 수억원씩 시세 차이가 난다.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최모(40·여)씨 부부가 나눈 대화다. 최씨는 집을 사고 파는 문제에 관한 한 자신이 전권을 휘두른다. 결혼 14년차에 접어든 최씨는 최근 아파트 두 채(49평형과 38평형)를 팔고 대출금과 세금 등을 제한 후 5억5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최씨는 집을 팔려고 부동산에 내놓기 직전 남편과 ‘예의상’ 상의를 했다. 만일 남편이 반대한다고 해도 최씨는 자신의 계획대로 집을 팔고 살 계획이었다. 최씨의 머릿속에는 ‘강남 입성 프로젝트’가 이미 가동 중이었다.

부동산 투자와는 거리가 먼 최씨의 남편은 아내의 행동이 못마땅했지만 꾹 참았다. 잔소리를 해봤자 소용이 없는데다, 아내가 전세보증금 500만원으로 시작해 결혼생활 14년 만에 부동산 투자를 통해 지금의 재산을 일궈낸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강남구 도곡동에서 단지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S아파트 28평형을 점찍어뒀고 현재 매도자와 가격을 절충하고 있다.

최씨가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편히 사는 것을 포기하고 3억원을 대출받아 강남행을 결심한 이유는 교육여건이 좋고 교통이 편리한데다 주거환경이 다른 지역에 비해 뛰어나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최씨의 발걸음을 강남으로 향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최씨와 같은 아줌마들의 수요가 많아서다. 집을 사고팔거나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의 결정권은 대부분 ‘아내’가 쥐고 있다. 과거 아내가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할 때 반대한 남편들 중에 요즘 와서 후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강남에 집을 사겠다는 아내를 말린 남편일수록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정부는 지금 집값이 ‘꼭지점’이니 ‘상투’니 하고 주장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주도세력인 아줌마들은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아줌마에게 매번 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줌마들이 경제의 흐름을 꿰뚫고 있거나 미래 예측이 탁월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 집을 사려는 아줌마가 많은 것은 살기에도 편하고 사두면 집값이 올라 ‘꿩 먹고 알 먹기에’ 딱 좋은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아줌마들의 부동산 투자기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몇 가지 기준이 정해져 있다. 무엇보다 ‘교통, 교육, 환경’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데다 오를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그런 곳이 강남이다. 강남 집값이 오르는 것은 아줌마들의 구미에 맞는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高분양가=집값 상승’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아줌마의 마음을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서울 강남 집중 현상을 막을 방법을 찾는 것이 집값 안정의 지름길이다. 강남의 집값은 신도시와 수도권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의 집값 상승은 강남구 대치동이 주도했다. 2000년 3월 유모(68·여)씨는 대치동 개포우성1차 45평형(조망권이 뛰어난 동의 중간층)을 7억2000만원에 구입했다. 건교부가 발표한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3월1일 계약된 이 아파트의 동일 평형 실거래가는 19억8000만원(호가는 25억원). 6년 동안 무려 12억6000만원이나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대치동의 집값 상승에는 미국의 트럼프 타워와 같은 초고층 주상복합 타워팰리스의 분양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1999년 말 삼성이 분양한 타워팰리스는 63빌딩보다 3개층이 더 높은 66층. 상류층을 겨냥한 타워팰리스의 분양면적은 50~120평형대로 큰 평수 위주였다. 총 분양가격도 5억~6억원(평당 1000만∼1200만원)에 달해 중산층 이하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이 넘자 타워팰리스 건너편 쪽에 위치한 대치동 아파트 값이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쟤네들(타워팰리스)이 비싸게 분양하는데, 비록 헌 아파트지만 교육과 입지 면에서 우리가 뒤처질 게 없다”는 심리가 아파트 가격에 반영됐고, 예상대로 교육여건이 뛰어난 점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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