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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의 ‘딥 인사이드’

전시 작통권 환수의 전제조건, 정보 자주화는 가능한가?

미군 첨단 C4I 체계에 의존한 한국군, ‘독립은 곧 퇴보’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전시 작통권 환수의 전제조건, 정보 자주화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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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이승만 대통령이 작전통제권(당시 표현은 모든 지휘권)을 유엔군에 넘겼기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미국과 1대 1로 집단방위체제를 운영하는 기회를 잡았다. 덕분에 한국군은 발전한 미군 시스템을 도입해 빠르게 현대화할 수 있었다. 미군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안보 체계를 보고 배우며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군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발전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일본이나 영국, 독일처럼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방위비를 지출하는 나라도 미국과 동맹체제를 구축해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미국 또한 자력만으로는 전세계를 방어할 수 없기에 동맹체제를 통해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보다는 차라리 북한을 붕괴시켜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북한이 붕괴되면 한반도는 전쟁을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구성한 유럽국가들은 NATO의 적인 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해체됨으로써 평화를 맞아, 유럽인들에 의한 NATO군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NATO의 사례는 전시 작전통제권은 환수했으나 여전히 적이 남아 있는 불안정한 평화보다는, 적을 없애버림으로써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없는 안정적인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선택임을 보여준다.

통일한국은 중국, 러시아 또는 일본과 대립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핵을 가진 나라이다. 일본은 미국 다음가는 경제대국이다. 이렇게 강한 세 나라 사이에서 안전을 도모하려면 통일한국은 미국과 맺은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게 현명하다.



누구나 위급할 때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놓는다. 만의 하나 주변국이 한국을 위협할 때를 대비해서라도 전시작전통제권은 그대로 두는 것이 한국에는 유리한 선택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하려면 정보자산의 자주화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헛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는 2008년쯤이면 정보자산의 자주화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그 직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오랫동안 한국군이 갈구해온 정보자산의 자주화는 과연 실현될 수 있는 것일까.

미래전은 네트워크 중심 전쟁

슈퍼 파워 미국은 ‘미래 전쟁은 네트워크 중심 전쟁(NCW·Net Centric Warfare)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CW는 무작정 총포를 쏘아대는 무한(無限)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군을 완벽한 네트워크로 묶어놓고 적의 동태를 상세히 살피며, 한 개 목표는 단 한 발의 사격으로 격파하는 정확한 공격으로 승리를 거두는 전쟁을 뜻한다.

미군은 네트워크 중심 전쟁을 하기 위해 C4I SR PGM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C4I SR PGM은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 Intelli-gence(또는 Information) Surveillance Reconnaissance and Precision-Guided-Mun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 정찰 정밀유도무기’다.

네트워크 중심 전쟁의 핵심은 C4I이다. C4I는 고성능 컴퓨터(Computer)와 연결된 정교한 통신망(Communication)으로 정보(Information)를 주고받으며, 모든 아군 부대를 완벽하게 지휘(Command)하고 통제(Control)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전체 아군 부대를 네트워크화하는 것이 C4I이다.

자기를 위협하는 적(또는 가상적)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필요하면 좀더 정밀한 정찰을 한다. 감시와 정찰을 통해 얻은 정보(또는 첩보)는 통신망을 통해 지휘부와 관련 부대로 보고된다. 정보를 확보한 지휘부는 컴퓨터의 기능을 빌려 아군 부대를 지휘하고 통제하는 명령을 내리니 감시와 정찰도 C4I에 함께 묶여 있는 것이다.

감시를 하는 주 세력은 공군의 전투기나 해군의 군함이다. 전투 장비와 함께 감시 장비를 탑재한 전투기와 군함은 적 주변을 오가며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는지 감시한다. 무인기 같은 정찰자산에도 무기를 탑재한다. 감시와 정찰을 하는 도중 적이 도발할 징후를 보이면, 지휘부는 감시와 정찰자산에 “정밀유도무기를 발사해 격파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정밀유도무기도 C4I와 연동되는 것이다.

전쟁은 화재와 같다. 불길은 초기에 진압을 시도하면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뒤늦게 끄려고 하면 엄청난 인력과 물자를 쏟아부어도 잡기 어렵다. 미국은 되도록 조기에 전쟁을 억제하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 준비해온 것이 C4I 체계와 초전에 ‘소방수’를 투입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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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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