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지도를 놓고 용산을 한번 찍어보자. 맞다. 약간의 오차범위는 감안해야겠지만, 용산은 말 그대로 서울의 중심이다.용산과 접한 남산과 한강을 끼고 서울은 근대화, 현대화 시기에 급팽창했다. 용산에서는 서울 전역 어디든지 25분이면 갈 수 있고 고속철도나 고속도로 진입 접근성이 좋아 지방과의 연계도 수월한 핵심지역이다. 또한 10년 후쯤 수도권의 ‘상전벽해’가 예상되는 지역 1순위다. 따라서 집값, 땅값도 이러한 가치만큼이나 무난하게 오르는 편이다.
강북의 미래를 생각해보자. 1960∼70년대 정부의 강한 개발의지가 오늘의 강남을 만들어냈듯이 정부가 강북을 재개발하려는 소신과 행동력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강북 재탄생’의 관건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용산은 현 정부가 꿈꾸는 ‘강북 U턴 프로젝트’의 대표지역이다. 용산에는 발달된 교통망과 80만평이 넘는 대규모 공원, 그리고 공원 주변으로 들어설 고층 주상복합건물과 업무시설 등을 기반으로 강남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신도시가 조성될 전망이다.
용산이 강남보다 우월한 점은 이미 갖고 있는 값진 인프라다. 대표적으로 여의도 증권가나 방송타운과의 접근성, ‘도심’이라 부르는 4대문 안 대형 업무시설과의 짧은 거리, 고속도로 서울역 용산역 김포·인천공항을 놓고 볼 때 강남보다 가까운 이동거리 등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언론기관과 정부 핵심기관도 용산과 가까운 강북 도심에 포진해 있다.
강남에서는 테헤란로가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1급 빌딩의 임대가격과 철도, 항공 등의 이용 편리성에서는 강북 도심에 뒤진다. 용산은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 한남동, 이태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용산의 개발 예정 청사진이 그려진 지역은 이러한 이슈를 바탕으로 아파트는 물론 재개발 구역 지분 가격이 최근 1년간 대부분 2배 가까이 올랐다. 땅으로서의 효용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은 용산의 핵심 주거지역이다. 이른바 ‘상류층’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몰려 산다. 수십년 동안 굳건하게 공인된 부촌이라고 할까. 총 15만평에 이르는 면적에 약 1만세대, 3만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 지역이고 평수도 큰 편이다.
공인된 1급 주거지, 동부이촌동
불과 10년 전만 해도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을 잇는 블록의 최고 부자들은 동부이촌동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신동아 아파트 거주자들이었다. 대형 평수에 돈 씀씀이가 크고 생활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거주해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로서의 부가가치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수년간 재건축된 프리미엄 아파트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동부이촌동 아파트 지형도에 변화가 왔다. 그중 첫눈에 띄는 것이 외인 아파트 재건축 부지로 일반 분양된 LG한강자이이고 이어 한신, 청탑아파트 재건축 물량인 삼성리버스위트를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