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8월 열린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에 참여한 M-48 전차(왼쪽). 지난 4월 부산 동남방 해상에서 한미연합 전시증원연습(RSOI)에 참여한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함재기 F/A-18 이 출격준비를 하고 있다(오른쪽).
올해의 UFL에서는 그간 진행을 맡아온 한미연합사령부와는 별도로 합동참모본부 차원의 훈련이 함께 진행됐다. 연합사가 진행한 훈련은 예년과 같이 작전계획 5027에 규정된 명령체계와 상황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반면 또 하나의 훈련은, 가정한 상황 자체는 같지만 그 대응 작전지휘를 연합사가 아니라 합참이 주도하는 형태였다. 상황 발생에 대한 전파, 판단, 단계별 대응명령을 모두 합참 지휘소에서 발령하는 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 같은 개념의 훈련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군은 이미 1996년부터 미군 없이 단독으로 전시 작전지휘를 감당하는 태극(구 압록강) 훈련을 실시해왔다. 다만 이전의 훈련이 말 그대로 도상 훈련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훈련은 실제로 각급 부대에 명령을 하달하고 그 전파 및 대응상황을 점검하는 좀더 구체적인 형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연합사가 하던 이러한 기능을 합참 단독으로 실행해보니 그 진행과정이 ‘꽤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9월8일에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작통권 환수 전에 이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간 단계별 공동 군사연습을 제의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환수 2년 전에는 군사연습을 양국군이 공동으로 실시하고, 1년 전에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작통권을 환수하는 해에는 한국군이 정보 작전 감시 정찰 지휘통제자동화(C4I) 등 모든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연습을 주관하고 미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관만 하겠다는 제안이었다.
기존에 실시하던 UFL이나 전시증원(RSOI) 연습과는 별개로 진행한다는 이 훈련은 한마디로 한국군의 작통권 단독행사 능력을 측정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전력이 참가하는 기동연습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 쉽게 말해 이번 UFL에서 합참이 진행한 훈련을 보다 구체적인 워게임(War Game)의 형태로 강화해, 양국이 함께 실시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