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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만들기 올인 ’ 손익계산서

안보리 진출 연기, 國際線 기금 부과, 막대한 외교자원 투입…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만들기 올인 ’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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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 등 일본 외교관들이 사석에서 “한일 간의 긴장이 이렇듯 고조된 상황에 일본이 기꺼운 마음으로 한국 외교의 수장(首長)인 반 장관을 사무총장으로 지지할 수 있겠냐”고 언급해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7월 실시된 사무총장 1차 예비투표(Straw Poll)에서 반 장관이 얻은 단 하나의 반대표가 일본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일본측은 이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이틀 후인 9월6일에는 상황이 더욱 엉켰다. ‘오마이뉴스’가 여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한 까닭이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대통령 해외순방을 수행 중인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과 박남춘 인사수석, 추규호 외교부 대변인이 모두 나선 ‘총력 부인’이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러한 보도가 나간 것에는 최근의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평했다. 장관직을 유지한 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적인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Ultimate Diplomat’

‘Ultimate Diplomat.’ 한국 사정에 밝은 미국 국무부의 한 관계자가 반기문 장관을 평한 말이다. 한마디로 ‘이보다 나은 외교관은 있을 수 없다’는 최고의 찬사이다. 1944년생인 반 장관은 1970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이래 주로 미국과 유엔 관련 핵심직책을 거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고 이견을 조정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것이 전현직 외교관들의 중평.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 정치적 색채가 확연히 다른 정부들을 거치면서도 청와대와 외교부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을 꾸준히 역임한 것 또한 이러한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대외적으로 유엔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유엔의 모든 사무를 지휘·감독하는 자리다. 유엔 사무국 직원 7000여 명과 전문기구 산하 5만명이 그의 휘하에 있다. 국제적으로는 정부수반에 준하는 의전상의 대우를 받는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행정업무의 장이 아니라 분쟁개입이나 해결도모 같은 ‘국제 정치가’로서의 역할이 더 강화되고 있는 추세. 한마디로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될 경우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자랑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엔 헌장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안보리 이사회의 추천을 거쳐 총회에서 임명한다. 그러나 사실상 미·중·영·프·러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정치적 합의에 따라 선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상임이사국으로부터도 반대표(Veto)를 받지 않고 10개 비상임이사국까지 포함한 총 15개의 안보리 이사국 전체의 9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14개 표를 얻어도 불가능하다. 총회는 박수로 이를 승인하는 형식적 절차일 뿐이다.

7월24일과 9월14일 실시된 예비투표는 사실 비공식 모의투표다. 안보리 이사국들의 ‘의중을 떠보는 절차’인 것이다. 예비투표에서 표가 적게 나온 후보는 사퇴하는 식으로 진행해 오직 한 명의 후보로 뜻이 모일 때까지 반복해서 투표를 계속한다. 현재는 9월말에서 10월초에는 선출이 완료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일정이 한없이 지연될 수도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사국 간의 정치적 절충을 거듭하는 것이다.

전폭적인 지원

반 장관이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청와대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고, 현재는 광범위한 지원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우선 반 장관 본인은 출마를 선언한 2월 이후 말 그대로 ‘전세계를 누비며’ 15개 이사국 외교수장을 포함한 많은 관련 인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외교부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국제기구국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관련 작업을 담당하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부서와 공관이 힘을 보태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약’에 해당하는 유엔 개혁안이나 비전 등의 부분은 주로 국제연합과에서 담당하고(국제연합과 직원들에게는 공식적으로 ‘사무총장 진출 지원’이라는 업무분장이 돼 있는 상태다), 장관보좌관실을 중심으로 각국 외교 당국자들과의 면담일정과 사무총장 진출 관련 현안을 챙기며, 각 부서와 공관은 현지 국가들의 의중과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는 형태다. 관련 정보 수집이나 투표권을 가진 이사국 분위기 파악에는 국가정보원도 참여하고 있다는 후문. 이렇게 모인 정보는 거의 일 단위로 정리되어 반 장관에게 보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3월 아프리카를 순방한 노무현 대통령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반 장관의 사무총장 출마에 대한 공개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집트는 투표권을 가진 국가는 아니지만 지역내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으로 볼 때 의미 있는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의 9월 해외순방 기간 중 열린 10회의 정상회담 가운데 다섯 나라(그리스, 덴마크, 슬로바키아, 프랑스, 중국)가 총장 투표권을 가진 안보리 이사국이다. 부총리를 접견한 영국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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