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에는 여론조사에서 ‘빅3’ 구도를 이루는 고건 전 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선영과 생가가 풍수 호사가들의 주요 관심사이다. 필자는 최근 3인의 선영과 생가를 답사했다. 물론 이들뿐 아니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강금실 전 장관, 유시민 장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법부무 장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생가와 선영도 다음 대선과 관련해 풍수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긴 하다.
제왕(帝王)을 가려내는 풍수
‘왜 또 풍수타령이냐’고 힐난할지 모르겠다. 그 답은 ‘대통령이나 제왕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는 것’이라는 풍수관(觀) 때문이다. ‘밥 굶지 않고 자손 끊이지 않는 땅이야 사람의 힘(풍수실력)으로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제후가 나올 큰 명당은 주로 기형괴혈(奇形怪穴)에 있는데, 이것은 하늘이 주는 것이지 사람의 힘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지리오결)라는 것이 풍수의 주장이다. 그래서 풍수를 ‘제왕의 술(術)’이라 했다. 물론 풍수에서도 ‘땅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동시에 ‘그렇다고 하여 땅을 아무렇게나 선택할 수는 없다’는 단서를 붙인다.
큰 지도자를 내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말을, 큰 지도자는 우연히 만들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대정신(天時)’에 부합하는 자에게 ‘지리의 이점(地利)’이 주어지며 그것은 그들이 태어난 생가와 선영을 통해 발현된다고 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