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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전문가 김두규 교수의 ‘대선주자 빅3’ 생가·선영 답사기

  • 김두규 우석대 인문학부 교수 eulekim@hanmail.net

풍수전문가 김두규 교수의 ‘대선주자 빅3’ 생가·선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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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저마다 쓰임이 다르며, 같은 땅이라도 시대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르다. 이 점에서 ‘노마디즘(고정된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현상)’과 풍수는 유사한 사고체계를 갖는다. ‘특정시점, 특정공간에서 유목민(노마드)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다’라는 가설이 도출된다. 그런 의미에서 주요 대선주자의 생가와 선영에 발현되는 땅의 기운(地氣)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2005년 9월2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린 ‘2005년 세계생명문화포럼(이사장·김지하)’은 ‘한류(韓流)’와 함께 ‘풍수’를 특별주제로 다뤘다. 발표자의 한 분인 암도(巖度) 스님(전 백양사 주지)은 “사람이 성웅이나 걸물이 되려면 ‘탯자리 땅(태어난 곳, 생가)’이 좋아야 하고 그런 곳에서 살아야 생체리듬이 좋고 지성리듬이 좋다”고 말했다. 훌륭한 인물을 배출하려면 부부가 합궁하는 잠자리가 좋은 땅이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한글학자 유희(柳僖)의 어머니 사주당(師朱堂) 이씨가 쓴 ‘태교신기(胎敎新記)’는 “선생이 10년 가르치는 것이 어머니가 열 달 키우는 것만 못하고, 어머니가 열 달 키우는 것이 아버지가 하루 만드는 것만 못하다(師敎十年, 未若母十月之育, 母育十月, 未若父一日之生)”고 하여 잉태하는 순간과 장소, 어머니 뱃속에서의 가르침, 그리고 스승의 가르침 순으로 그 중요도를 매겼다.

조선시대 지관 선발 시험 과목인 ‘지리신법’은 “땅의 기운에 따라 인간의 청탁(淸濁), 현우(賢愚), 선악(善惡), 귀천(貴賤), 빈부(貧富), 요수(夭壽)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농경사회에서는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서 나오는 물을 마셨고, 자기가 살고 있는 땅에서 나온 곡식을 먹고 살았다. 이때 물과 곡식은 그 땅의 특성에 따라 맛과 질이 달라지는데, 이렇게 몇 세대가 지나면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특정한 체질이 형성된다. 좋은 땅에서 살면 좋은 체질로 바뀌고 나쁜 땅에서 살면 나쁜 체질이 되는 것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란 이러한 까닭에 생겨난 말이다.

풍수와는 전혀 무관한 19세기 독일 철학자 니체가 쓴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라는 글도 재미있다. 그는 자신이 영리해진 요인 중 하나로 장소와 풍토, 즉 풍수를 언급했다.



“어느 누구도 아무 곳에서나 살 수는 없다. 자기의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나 실제로 이 점에 있어 선택을 제한받지 않을 수 없다. ‘풍토’가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 즉 그 부정적인 영향과 긍정적인 영향, 이 모두가 너무나 커서 장소와 풍토를 선택할 때 한번 실수를 하면 자기가 하는 일이 안되기 일쑤이며 실제로 그 과업과도 동떨어지게 된다. 더욱이 장소와 풍토 선정에 실수한 자는 자신의 과업에 접해볼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 이 때문에 장소와 풍토 선택이 잘못된 자는 결국 동물적 ‘활력’이 부족하여 가장 정신적인 영역으로 밀려오는 저 자유, ‘이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깨닫는 자유를 얻지 못하게 된다.”

풍수에서는 생가뿐만 아니라 부모를 모신 선영도 중요시한다. 유력 정치인들은 심심치 않게 부모 묘를 이장했다. 2004년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는 선친 묘를 이장했다. 2005년엔 이인제 전 대선후보의 선영이 이장됐다. 그보다 앞서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선영을 이장한 적이 있다(1995년). 과연 풍수와 전혀 무관하게 이장한 것일까.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산 사람’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도 사람으로 인식한다. 산 사람에게 거주할 집이 필요하듯, 죽은 사람에게도 거주할 집이 필요하다. ‘산 사람’이 사는 집을 양택(陽宅)이라 하고, ‘죽은 사람’이 사는 집을 음택(陰宅)이라고 한다.

산 사람이 이사를 하면 마시고 먹는 물과 곡물이 달라진다. 이것을 장복하면 체질에 변화가 온다. 또 만나는 사람과 접하는 문화가 달라진다. 이사를 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바뀌게 되는데, 이로써 한 집안의 운명을 좋은 쪽으로 바꿔보려는 것이 ‘양택 풍수’의 목적이다.

‘음택 풍수’도 필요하면 이장(移葬)을 해야 한다고 권한다. 죽은 사람의 집인 음택(묘지)이 안 좋으면 죽은 사람의 가족인 ‘산 사람’에게도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 흥선대원군, 명성황후도 선영을 이장한 바 있다.

정조대왕은 선친 사도세자의 무덤을 현재의 서울시립대 터에서 경기도 화성으로 옮겼는데, 그 후 원하던 왕자를 얻었다. 이 왕자가 순조 임금이 됐다. 흥선군은 경기도 연천에 있는 선친 남연군 묘를 충남 예산으로 옮겼다. 이후 아들 고종이 왕이 되고 자신은 대원군이 되어 권력을 잡았다. 명성황후는 좋은 자리를 찾아 친정아버지의 묘를 몇 번이나 이장했다(경기도 이천, 충북 제천, 경기도 광주, 충남 보령 등). 이 모두가 조상을 좋은 땅에 모시고자 하는 묘지 풍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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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규 우석대 인문학부 교수 eule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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