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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비공개 회의록으로 본 ‘쪽박 대북사업’

김정일 비밀회사, 브로커 노릇하며 거액 요구. 북한, “南이 돈 안 대면 백두산도 중국자본에 넘긴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관광공사 비공개 회의록으로 본 ‘쪽박 대북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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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비공개 회의록으로 본 ‘쪽박 대북사업’

한국관광공사의 대북사업 회의록.

따라서 이 회의록은 대북사업의 숨겨진 실상과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이 사업과 관련된 논란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다음은 회의록에 기록된 관광공사 사장의 발언.

“이 위원회는 정부 내에서 가장 큰 자문조직이다. 위원들의 면면만 봐도 가장 권위 있는 위원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공사의 현황을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위원들도 여기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보안을 지키고 있으니 공사 정책과 집행에 반영할 수 있도록 모두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대북사업은 현재의 안보위기 문제를 풀리게도 할 수 있고 더 꼬이게도 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회의록을 입수하고도 관광공사와 자문위원들의 처지를 고려해 이를 덮어둘 수는 없다. 다만 관광공사가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 취지에 공감하고 자문위원의 경우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아야 하는 만큼, 기사에서 자문위원의 발언 내용은 공개하되 발언자의 실명은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관광공사측 발언 내용은 발언자의 직책을 명기했다. 관광공사는 대북사업에서 900억원의 정부 예산을 집행하는 공기관이기 때문이다.

8명의 자문위원은 북측 고위인사와 자주 접촉하는 대북기관의 최고 책임자이거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저명한 대북 전문가들인데, 이들은 주로 자신이 북한에서 직접 경험한 바를 관광공사측에 전해준 것이어서 이들이 밝힌 내용은 그 뉴스 가치와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KOSTAR는 힘 있는 기관”



회의 참석자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직속기구와 그 측근이 대북 현금지원 사업에 직접 관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측은 남측에 상당한 액수의 달러를 요구했다.

대북기관 총책임자로서 북측 고위인사들과 자주 접촉해온 A자문위원은 2005년 6차 관광공사 자문회의에서 “백두산 개발의 주체는 노동당 내에 신설된 ‘삼지연지도국’이다. 삼지연지도국 국장은 김수길이라는 사람인데, 그는 최고인민회의 두 번째 최연소 위원이자 ‘KOSTAR’라는 회사의 사장이다”고 말했다. A위원은 “삼지연지도국은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연결되는 특수한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삼지연지도국과 KOSTAR, 김 위원장의 최측근 김수길이 백두산 관광사업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A위원은 KOSTRA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북측 조직은 대부분 공무원 조직에 가깝지만 KOSTAR의 경우 산학협동 시스템을 통해 낮은 수준에서나마 R·D(연구개발) 능력도 확보하는 등 경영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있는 조직이다.”

관광공사 대북사업본부장은 백두산 관광사업과 관련 KOSTAR와 접촉한 내용을 공개했다. KOSTAR가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요구해 일이 잘 안됐다는 것이다.

“관광공사는 KOSTAR를 세 번 접촉해 안(案)을 잘 만들어왔으나 북측이 요구하는 380만달러를 마련하지 못했다. 융자를 받아 KOSTAR에 대가를 지급할 경우 수익을 맞추기 위해 2만명의 관광객을 모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이어 본부장은 “협의과정에서 KOSTAR가 상당히 힘 있는 기관임을 알 수 있었다. 국가정보원에서 협의를 잘 해왔다는 말까지 들었는데 막상 재원 문제에 부딪혀서 더 이상 추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측 언론엔 노출이 안 된 김정일 위원장 직속 비선조직과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 대북사업의 전면에 직접 나서 거액을 요구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국정원이 KOSTAR와 협의했다는 관광공사 문건 내용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KOSTAR는 국내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대외사업 회사다. 김수길이 사장이며 주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 요원이 KOSTAR와 접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KOSTAR와 접촉한 이후 백두산 관광사업을 추진하면서 북측에 100억원 상당을 지원했으나 북핵 사태 이후 이 사업은 교착상태이다. 북측에 보낸 자재도 용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이 의원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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