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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권 창출·유지 전략’문건

집권 후, 우파-기업 연대한 ‘부국강병’ 대중운동 전개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한나라당 ‘정권 창출·유지 전략’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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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보수성향 싱크탱크 활용론

문건은 이어 한나라당이 대선 이후에도 이념 전파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구체적 방법론으로 ‘미국식 싱크탱크’와 ‘우파운동 전개’를 제시했다.

미국 민주당의 싱크탱크를 벤치마킹한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우파 싱크탱크는 현재의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보다 기능적으로 훨씬 더 확장된 규모여야 하며, 한나라당과는 별도의 기관이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재단법인 형식의 여의도연구소, 당내 정책위원회 등이 전략수립, 정책개발 기능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집권해야 하는 정당성’을 설명하는 탄탄하고 체계적인 이념체계를 만들고 있지 못하다는 게 문건의 시각이다. 또한 대안세력으로서 정책개발 능력도 탁월하지 못하다는 것. 원인으로는 인력, 재원, 국내외 네트워크의 부족이 꼽혔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노당 등 대다수 정당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했다.

문건은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맞게 보수우파의 논리를 그때 그때 개발하는 싱크탱크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보수우파 이념이 사회의 주류 가치로 유통되고 한나라당이 이를 정책으로 현실화하는 안정적 수권(受權) 기반을 갖추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또한 보수세력과 한나라당은 ‘보수우파=수구 냉전 기득권’ 등식을 깨고, ‘개혁’의 이미지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예컨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한간에 평화가 깨지고 전쟁위험이 높아진다”는 여권의 주장이 유권자에게 꽤 호소력을 갖고 있는데, 우파 싱크탱크는 포용(햇볕)정책의 기원이 한나라당의 전신인 노태우 정권이며 노태우 정권 때 평화-교류-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가 꽃을 피웠고 이를 토대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다는 점을 현재의 북한 핵실험 사태와 대비시켜야 한다는 것. 그래야 우파가 집권해도 남북관계는 더 평화적이고 건설적일 수 있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 싱크탱크에 주목

한나라당이 벤치마킹할 싱크탱크로는 미국 민주당의 민주지도자협의회(Democratic Leadership Council)를 지목했다. 이는 1984년 의회 보좌관 출신 얼 프롬이 창립한 조직으로 이론가, 전문가들을 결집해 대통령 선거공약 등 정책 사안을 집중 개발해왔다. 이 기구는 새로운 정치인을 배출하는 요람 기능을 하면서 1990년대부터 민주당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구 덕분에 민주당은 ‘참신하고 믿음직하다’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것. 다음은 이 기구에 대한 분석이다.

“민주지도자협의회 회원은 의원, 주지사, 지방 선출직, 사회지도층, 경제 사회 문제의 창조적 사상가들, 혁신적 태도의 사업가 등 수백명의 당 내외 인사다. 기회균등, 특권 배제, 관용과 포용, 국민에게 ‘국가에 뭔가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던 케네디의 상호책임 윤리, 계층 상승의 장려, 정보화시대의 대비 등 5가지 기조를 철저하게 따른다. 그래서 이 기구는 차츰 구시대의 좌우이념논쟁을 넘어 정치개혁의 아이디어센터이자 대변자로 알려지게 됐다.

1990년 이 기구는 ‘뉴올리언스 선언’을 발표했다. 당시 클린턴 주지사가 이 기구의 회장이었다. 이 선언은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자 행정부의 철학적 지침서가 됐다. 대통령 선거공약이자 8년 집권기간의 정책기조로 사용된 것이다. 또한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제3의 길’의 모태가 됐다.

이 기구가 내놓은 정책들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최장기간 경제성장, 최저 실업률, 220만개 일자리 창출, 7년 연속 범죄율 감소, 재정균형, 가장 작은 정부 실현 등 수많은 업적을 이끌어냈다. 이 기구는 현재도 ‘21세기 미국의 국가발전전략’ 등 민주당의 거시적 정책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데, 존 케리 후보의 대선 실패 이후에도 민주당 재집권 전략 수립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좌파 때문에 기업이 위기’ 논리

문건은 한나라당 집권 후 우파 싱크탱크의 출현이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선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도 싱크탱크를 활발하게 운영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의 참여 여부에 주목했다. 기업의 참여란, 우파 싱크탱크에 대한 기업의 우호적 관심 및 재정적 후원을 의미한다. 기업이 우파 싱크탱크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우파 싱크탱크는 좌파에 의해 기업이 흔들리는 위기를 막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건은 현 한국 우파의 처지가 1960년대 말~1980년대 미국 우파의 처지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봤다. 당시 미국 우파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했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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