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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호 특별부록 | 한국의 核주권

원전 종합설계회사 ‘한국전력기술’

96% 기술 자립…4% 핵심기술 독립 위해 총력

  • 천근영 에너지경제신문 기자 eewn@chol.com

원전 종합설계회사 ‘한국전력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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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종합설계회사 ‘한국전력기술’

한국전력기술 본사.

당시 원자력연구소의 안전해석실장이던 한기인 한기 원자력사업단장은 “설계 자립 없이는 원전사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수백명의 설계인력을 정책적으로 키웠다”고 했다. 한기는 1983년 한국전력의 자회사가 되고 이어 영광 3·4호기의 주계약자가 되면서 지금과 같은 종합전력기술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한기는 고리 3·4호기, 울진 1호기 설계에 연 8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설계 경험을 축적했다. 그리고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훈련과 기술개발에 총 매출액의 20% 이상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1995년 영광 3호기가 상업운전에 성공함으로써 한기는 경수로형 원전 설계기술의 자립도를 95%까지 끌어올렸다.

한기는 1996년 12월 정부의 원전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원전 설계의 핵심인 원자로계통설계 사업을 원자력연구소로부터 이관받아 원전 종합설계사로 발전하게 되었다. 원전 아키텍처 엔지니어링 회사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 조치를 계기로 한기는 원전의 핵심이자 1차계통인 핵증기 공급계통, 즉 원자로 계통설계(NSSS·Nuclear Steam Supply System)와 2차계통인 터빈·발전기 계통설계 그리고 보조설비계통(BOP·Balance of Plant)을 아우르는 종합설계사로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다.

한기가 원전 종합설계 사업자로서 수행한 프로젝트는 월성 2호기, 영광 3·4·5· 6호기, 울진 3·4·5·6호기 등 총 11기. 현재 신고리 1호기와 신월성 1호기를 설계 중이다. 이어 신고리 3·4호기 설계에 도전하는데 신고리 3·4호기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짓는 140만㎾급 차세대 원전이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전 1기를 설계하기 위해 제작되는 도면과 자료는 A4 용지로 9만장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설계도와 자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원전이 만들어진다.



한기가 설계한 영광 3호기는 1995년 미국의 ‘파워 엔지니어링’지(誌)가 선정한 세계 최우수 프로젝트상을 받았고, 월성 2~4호기는 2000년 캐나다의 CNS가 수여하는 존 S 휴위트 팀 어치브먼트상(John S Hewitt Team Achievement Award)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기는 한국 원전의 간판 격이라 할 한국표준형원전인 울진 3호기를 탄생시켰다. 울진 3·4호기는 결실을 보지 못하고 종료된 KEDO의 대북 지원 원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장인순 고문은 “한국표준형원전은 국내 원전 건설 사상 처음으로 국내 설계진과 기관이 성능 보증과 책임을 포함한 전체관리를 주도한 원전이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프랑스·일본·독일 ·러시아 등 선진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원자로 계통설계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한국 원전 역사의 새 장을 연 중대 사건이다”라고 평가했다.

목표는 턴키 수출

한기는 원전 설계기술자 1100여 명, 연구인력 100여 명 등 1200여 명의 설계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 매출액의 10%가 넘는 370여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입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목표는 해외 원전 종합설계시장 진출이다.

그러나 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한기는 한국표준형원자로를 토대로 한 100만㎾ 원자로인 OPR-1000(Optimized Power Reactor-1000)을 설계한 경험과 기술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를 턴키 방식으로 수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기는 원전 플랜트 설계의 핵심인 노심 및 원자로 계통분야 설계 계산을 위한 전산 프로그램을 완전 국산화했다. 그러나 원천 기술은 미국에서 도입한 것이다. 따라서 이 기술을 전수한 미국 회사가 특허를 풀어주지 않으면 한기는 턴키 방식으로는 해외에 진출할 수 없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해 광둥(廣東) 원전 공사를 발주하면서 한국을 원천 기술 미보유국으로 분류해 입찰 참가자격을 주지 않은 것이다. 독자 개발한 노형과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면 제3국에 기술을 이전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인지라 한기는 반론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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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영 에너지경제신문 기자 eewn@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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