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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아파트’

‘불확실성 시대’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태양, 물길, 향기, 풍경의 원칙에 충실하라

  • 봉준호 부동산 컨설턴트 drbong@daksclub.co.kr

‘불확실성 시대’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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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최신 고급 아파트들은 ‘높은 천장’을 선호한다(위). 아래는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옥상에서 내려다 본 한강. ‘조망권이 곧 돈’인 시대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청색 전화를 내놨다. 전매가 불가능한 전화였다. 청색 전화가 나오면 백색 전화 가격은 금방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희소성이 높아진 백색 전화 가격은 급격히 올라갔다. 청색 전화가 수년간 꾸준히 공급되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백색 전화 가격이 떨어졌다. 지금은 전화기를 재산으로 보지 않는다. 널린 것이 전화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주요 토론대상으로 삼는 반값 아파트 도입은 반값 아파트 공급 여력이 꾸준히 있을 때나 가능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판단이다. 한두 군데 땅을 조달해 환매조건부나 토지임대형 반값 아파트를 내놓는다고 해서 전체적인 아파트 가격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파트 가격상승의 주요인이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라고 할 때, 공급의 원천인 택지 부족 현상을 해결하지 못한 채 반값 아파트를 현실화하기는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왜 멈추지 않고 오르나

오르는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다면 먼저 ‘왜 오르는가’라는 원초적 물음에 대한 답을 생각해야 한다.



우선 사람들이 아파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많은 한국인에게 거주의 수단이면서 노후대책이며, 최초·최종·최선의 재테크 수단이다. 사놓으면 오르니 손해 보는 일은 거의 없다. 40여 년 전 서울에 종암, 마포아파트가 생긴 이래 총 6번가량의 아파트가격 파동이 일어났다. 이 중 단 한 번 외환위기 시절에 떨어졌을 뿐, 5번의 파동 때는 두 자릿수 비율로 크게 올랐다.

다음은 특히 수도권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교와 취업, 생계를 이유로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인구는 수요를 형성하고 결국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수도권 부동산이 투자상품으로 확실하다는 생각에 지방의 투자자금도 수도권으로 몰려든다. 이제는 수도권 괜찮은 곳에 나올 만한 택지가 없어 집은 부족하고 새 집은 짓자마자 금세 팔린다. 재건축마저 규제하니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평형의 아파트는 부르는 게 값이다.

셋째는 과잉 유동성이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린 돈과 외국에서 유입된 각종 투자자금은 결국 국내 실물경제의 대표상품인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아무리 통화가 많이 풀려도 경제활동이 활발해 돈이 굴러갈 수 있다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활동이 통화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하면 자금은 한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2000년 초 벤처기업들의 잇따른 도산과, 바로 이어진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시중에는 500조원이 넘는 과잉 유동자금이 단기성 예금에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자금은 아직도 ‘가장 안정된 투자처’인 부동산을 주목하고 있다. 차고 넘치는 돈에 부동산 가격은 매일 올라간다.

넷째는 저금리다. 돈은 늘어나고 경기위축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되면서 정부는 계속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세계적인 현상이고 바람직한 일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더 많이 풀었다. 연 10%대의 공식화된 콜금리가 8, 6, 4%로 떨어지면서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손해’라는 생각이 팽배하자 시중의 자금은 부동산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

다섯째는 정부의 정책적 실수다. 예측력과 시장감각이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정책 당국자들은 ‘세금폭탄’과 ‘재건축 불가’ 같은 규제를 가하면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2005년 8월 31일 양도세 강화 및 종합부동산세 신설, 대출제한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세제를 강화하면 시장을 잠정적으로 잡을 수는 있겠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세금은 그대로 아파트 가격과 전세금에 더해져서 매매가와 전세가격을 올려놨고, 무리한 규제는 거래를 위축시켜 다시 가격을 올렸다.

여섯째 이유는 신규 아파트의 고분양가다. 얼마를 부르든지 팔리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인근의 아파트 가격을 올리고 땅값을 올려놓으며 순환곡선을 그린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팔릴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의 극대치를 분양가격으로 잡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은 분양 시점 가격의 2배를 입주시점 가격으로 예상하니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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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부동산 컨설턴트 drbong@daks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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