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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외

  • 담당·구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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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예언 문화사 / 정감록 역모사건의 진실게임 백승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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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프랑스에서 미시사를 공부한 국내 미시사 연구 1세대 백승종씨가 한국의 예언서와 관련해 두 권의 책을 한꺼번에 냈다.

‘한국의 예언 문화사’는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유행한 정치적 예언서의 내용과 사상적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정감록이 기존의 예언서를 어떤 식으로 계승, 발전시켰는지에 초점을 맞추는데, 18세기에 발생한 정감록 역모사건의 전모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주장을 펼친다. 역모사건이 양반들에 의한 무모하고 어리석은 반란이 아니라 성리학으로 대표되는 조선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불만을 품은 평민 지식인들의 저항이었다는 것. 저자는 역모사건을 19세기 말부터 전개되는 신종교 운동의 모태로 이해한다.

‘정감록 역모사건의 진실게임’은 ‘한국의 예언 문화사’에도 서술되어 있는 영·정조 시대에 발생한 세 건의 역모사건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파헤친 팩션이다. 소설과 같은 서사적이며 극적인 묘사, 가담자와의 가상 대화, 추리기법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조선왕조실록’의 저자인 박시백 화백의 인물 스케치는 읽는 이로 하여금 역모사건의 중심으로 빨려들게 한다.

저자는 사회사 연구의 한 방편으로 한국의 예언 문화에 관심을 가졌는데, 역사의 중요한 길목마다 예언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어 결국 예언 문화라는 코드로 한국사를 보게 됐다고 한다. 푸른역사/각 388쪽, 380쪽/각 1만6500원, 1만4500원



서른, 진실하게 아름답게 정용실 지음

KBS TV 프로그램 ‘주부, 세상을 말하자’를 진행하는 중견 아나운서 정용실씨의 에세이집. 지난 10여 년간 꾸준한 책읽기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부부간의 정, 첫사랑의 추억, 오래전 영면한 외조모와 대학시절 은사에 대한 기억 등 책장을 넘기다 반추하게 된 삶의 단상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다. ‘참 어려운 자리, 엄마’라는 제목의 세 편의 글에서는 일하는 엄마의 고민이 묻어난다. 정호승과 기형도의 시, 김영하와 카트린 아를레의 소설에 대한 감상은 자신의 영혼과 욕망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아나운서와 글쓰기에 대한 글도 눈길을 끈다. 27세에 결혼한 그가 겪어야 했던 좌절과 출산 후 재기해 확실히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좋은생각/276쪽/9500원

꿈을 빌려드립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집.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사랑을 받는 ‘행동하는 이야기꾼’인 마르케스의 중·단편소설 9편과 에세이 9편을 담고 있다. 1997년에 국내에 번역 소개된 초판을 개정한 것. 스페인 시사지 ‘캄비오 16’에 실렸던 인터뷰 및 작가의 정치적 망명 관련 기사들을 곁들였다. 표제작 ‘꿈을 빌려드립니다’를 비롯해 ‘물에 빠져 죽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 ‘눈 속에 흘린 피의 흔적’ ‘로마에서의 기적’ 등의 소설은 유럽권 문명세계의 허와 실을 풍자한 것으로 ‘어른을 위한 우화’ 성격이 강하다. 마르케스의 동료들은 그의 작품을 ‘아이들도 만지고 젊은이들도 읽으며 어른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노인은 극구 칭찬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하늘연못/320쪽/9500원

TV는 나의 천사, 나의 악마 박기성·조갑제·최수경 책임편집

‘좋은 방송은 좋은 비평을, 좋은 비평은 좋은 방송을 낳는다’고 주장했던 방송비평가 전재수씨 유고 11주년을 기리는 추모집. ‘국제신문’에 수석 입사해 사회부 기자로 활약하던 중 척추수술 후유증으로 몸 오른쪽 부위가 마비된 고인은 투병생활 중 TV를 시청하며 방송비평을 썼다. 그의 방송비평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 여러 신문이 ‘방송비평란’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1980, 90년대 많은 시청자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왔던 그의 예리한 방송비평들과 함께 54년이라는 짧은 생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고인에 대한 지인들의 회고가 ‘다시 읽는 방송평’ ‘내가 만난 전재수’ ‘방송비평가 전재수 평전’ 등으로 엮어졌다. 글마당/360쪽/1만3000원

석유, 욕망의 샘 김재명 지음

오랫동안 국제분쟁지역을 취재해온 저자는 ‘현대 문명의 젖줄’ 석유를 두고 20세기에 벌어진 갖가지 분쟁과 갈등을 되돌아보며 석유가 온갖 재앙의 근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의 화약고’ 페르시아만 일대 국가들의 주요 수입원은 석유이고, 이 지역의 석유를 사들이는 미국과 유럽은 이들 나라에 무기를 공급해왔다. 결과적으로 페르시아만 일대는 석유 팔아 번 막대한 돈으로 무기를 사들여 군사력이 강화되었다. 저자는 최근 유전 개발에 해외 투자가 몰리고 있는 아프리카도 머지않아 세계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이 재앙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저자는 “한정된 자원에 매달리기보다 창조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네시스/195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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