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서울시장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의 법정 선거홍보물. 약력란에 ‘출생지’는 생략돼 있다.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해본 결과 이 전 시장은 2002년 서울시장선거 당시 각 가정에 배달된 자신의 홍보물 등 선거관련 자료에 출생지를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은 서울을 바꿉니다!’라는 그의 공식 선거홍보물 ‘약력’란은 출생지를 생략한 채 ‘동지상고(야간) 졸업(1957~1960)’으로 시작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출생지는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다. 서울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는 대체적으로 선거전략상 출생지를 기록하지 않는다. 이 전 시장이 떳떳하지 못한 이유로 출생지를 숨겼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과 네티즌은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오사카라는 점을 마치 새롭게 밝혀낸 사실처럼 공표하고 있으나, 2006년 11월 발행된 ‘신동아’ 12월호 ‘대선주자의 풍수’ 기사에서 김두규 우석대 교수는 “이명박 전 시장의 출생지는 오사카인데, 정확한 위치가 알려져 있지 않다”고 썼다. 이 전 시장도 ‘신화는 없다’라는 자서전(1995년 초판)에서 자신이 오사카에서 태어났음을 밝혔다.
한국인의 이름을 연구해온 도수희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명박이라는 이름은 일본식이라고 보기 힘들다. 고구려 동명성왕, 백제 성왕(부여 명) 등 한국인 이름의 중간에 명(明)자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하다. 이 전 시장의 작명(作名)에 특이점이 없다”고 했다. 이 전 시장 측근은 “이 전 시장은 한·일 국교수립 반대 운동을 벌이다 투옥된 적이 있는 등 ‘반일 민족주의’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1월12일, 국회부의장실에서 이상득 부의장을 만났다. 이 전 시장의 출생, 가족, 친인척 문제에 대해 그의 친형인 이 부의장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이 전 시장은 이충우(1907~1981)씨와 채태원(1964년 작고)씨 사이의 4남3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큰형 상은씨는 다스(주) 회장이며, 둘째형이 이 부의장이다. 또 누나 귀선씨, 여동생 윤진씨가 있으며 다른 누이와 동생은 6·25전쟁 때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상득 부의장은 ‘일본인 생모(生母)’ 루머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내 스승은 어머니와 가난”이라고 할 정도로 어머니 채태원씨를 따랐다고 한다. 이 부의장은 정치권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창씨개명(創氏改名)’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 “일제 강점기 때 선친이 창씨개명을 했으며 그에 따라 우리 형제도 한때 일본 성(姓)을 썼다”고 밝혔다.
▼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일본 오사카의 어디쯤인가요.
“어릴 적 일이라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선친은 한국에서 생활이 너무 어려워 1935년 일본에 건너가 오사카의 한 목장에서 목공으로 일했어요. 거기서 1941년 이 전 시장을 낳았습니다. 광복 후 선친과 어머니, 우리 남매는 고향인 포항으로 귀국했는데, 배가 난파하는 바람에 일본에서 번 재산을 모두 잃고 말았죠.”
▼ 이 전 시장의 생모가 일본 여성이라는 루머가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그 일을 접하고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어떻게 남의 부모와 관련해 그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지…. 나와 이 전 시장이 친형제가 아니라는 얼토당토않은 소문이 증폭된 것 같습니다.”
▼ 두 분이 친형제가 아니라는 소문도 있었나요.
“이 전 시장이 2002년 서울시장이 된 뒤 나는 의도적으로 이 전 시장 근처에 얼씬도 안했어요. 서울시 공무원들이 나를 찾아오려 해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이 전 시장 사무실에는 6개월 전 한 번 찾아갔는데 10분 만에 나왔어요. 한나라당 경선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습니다. 국회부의장의 격을 지켜야죠. 다른 형제, 친인척도 이 전 시장과 관련된 공적인 일에 일절 간여하지 않습니다. 이러다보니 ‘이상득과 이명박 사이가 안 좋다, 친형제가 아니다’는 루머가 나온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