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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汎여권 투톱’?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

“나라 바로잡고 싶은 욕망… 왜 없겠습니까”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汎여권 투톱’?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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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문제보다 큰 이슈 많아

‘汎여권 투톱’?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

문국현 사장은 현 정부 초기에 대통령자문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 노사 문제 해결로 기업 재도약의 발판을 만든 것으로 압니다.

“1974년 유한킴벌리의 전신인 유한양행에 입사한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입사 21년 만인 1995년 사장이 됐을 땐 회사의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였죠. 외국산 제품들에 계속 밀리더니 시장점유율이 18%까지 떨어졌고, 이틀이 멀다 하고 노사분규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신뢰경영, 윤리경영을 대안으로 삼았습니다. 우선 회사 내부 정보를 전산 시스템을 통해 전 직원에게 개방했습니다. 서로 잘 알게 되면 그만큼 이해의 폭도 깊어집니다. 영업사원의 실적, 회사의 부채나 영업이익, 비용 등 모든 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올려서 회사의 상황을 모든 직원이 가감 없이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다음에는 회사 내외부의 부정부패 요소를 다 없앴습니다. 납품업체들의 하도급 비리를 추적해 모두 없앴고, 우리가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대한 비리도 근절했어요. 아무리 대형 거래처라 해도 일절 뒷돈 주면서 물건을 납품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강조하고 실천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 1년은 매출이 줄었어요. 하지만 얼마 뒤부터는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유한킴벌리처럼 돈키호테같이 노는 곳은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물건을 계속 받아주더군요.

또한 저희는 그 1년 동안 영업수단을 바꿔 그때껏 찾아가지 않던 군소 슈퍼마켓, 약국을 찾아갔어요. 워낙 저인망식으로 훑다보니 경쟁력이 세졌고, 시간이 흘러 대형 할인점과 지역 군소 슈퍼마켓에서 모두 1등을 하니까 시너지 효과도 커졌습니다. 1995년에는 매출 2000억원, 순이익 50억원이었는데 10년새 매출은 5배 성장해 1조원, 순이익은 20배 성장해 1000억원대에 이르렀습니다.”



▼ ‘강성 노조’ 때문에 피해가 크다는 대기업의 시각과는 좀 달라 보입니다.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아직도 노사분규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선 왜 그렇게 됐는지를 봐야 합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사측에서 빌미를 제공한 횡령사건, 배임수재도 많고 불법·편법 상속도 공공연히 자행됩니다. 이런 것들이 사라지면 노사분규도 함께 사라진다고 봐요. 상층부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2000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협약인 ‘유엔 글로벌 콤팩트’를 제안했습니다. 인권, 노동기준, 환경, 반부패의 4대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고 동참할 것을 요구했죠. 7년이 흘러 세계적으로 4000여 기업이 이 협약에 가입했지만 한국에선 최근 들어서야 20~30개 기업이 따라가고 있습니다. 왜 한국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 기준에 사인을 못 했을까요. 물론 100% 기업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투명경영이라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려는 노력이 미흡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저는 사장이 됐을 때 34평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해외출장 때는 주로 비즈니스석을 탔고 근거리의 경우 이코노미석도 탔어요. 대신 평직원이라도 긴박한 업무를 보러 갈 때는 비즈니스석을 타도록 배려했어요. 기계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을 때도 우리는 사람을 해고하는 대신 기계를 ‘해고’했습니다. 남는 인력은 ‘예비조’에 편성해 영어나 컴퓨터 교육을 시키고 지역봉사활동에 투입되도록 했죠. 돌이켜보면 이런 작은 노력들이 직원들에게 감동을 준 것 같아요.”

▼ 환경관련 시민단체 10여 개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기업이나 국가경쟁력과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장기적인 국가경쟁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야입니다. 지난해 한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40조원이나 낭비를 했어요. 산업재해 분야에서도 16조원을 썼죠. 노사분규가 아무리 잦다 해도 손해액으로 환산하면 2조원이 넘지 않을 거라고 보는데, 산업재해로 인한 손해 규모는 그것의 8배나 됩니다.

큰 그림을 봐야죠.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일본의 2배가 넘습니다. 10년 전 교토협약이 체결되면서 전세계가 에너지 소비량을 5.2% 정도 줄이자고 선언했는데, 선진 8개국(G8)은 지난해까지 그 2배에 가까운 10%가량을 줄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보다 오히려 2배가 늘었어요. 집도 커지고 자동차도 커지고…에너지 쓸 곳이 참 많죠. 산업재해도 7년 새 2배 늘었습니다.

얼마 전 다보스 포럼에 다녀왔는데, 참석자의 55%가 경영인이 실천해야 할 첫 번째 사명으로 ‘에너지 절감’을 꼽더군요. 12.7%는 양극화 막기, 12%는 인도와 중국의 급부상에 공동 대처하자고 했습니다. 우리 경영인들과는 눈높이가 달랐어요. 투명성 조사에서도 중국이 한국보다 덜 부패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정말 빠른 변화지요. 이러니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이란 나라는 아예 실종된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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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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