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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사정포 대응임무 전환 2년, 서울은 불안하다!

자동연결 안 되는 ‘부실 신경망’… 대응시간, 미군 2~3분·한국군 6~11분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한 장사정포 대응임무 전환 2년, 서울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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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자료로 분석한 장사정포 피해 예측

1시간에 9000~1만7000발, 서울 15~30% 파괴


3년 전 ‘신동아’가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을 분석(‘신동아’ 2004년 12월호 ‘북 장사정포,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진실’ 참조)한 이후에도 장사정포에 대한 군 당국의 정보평가는 꾸준히 업그레이드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국회 등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다음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시도한 장사정포 위협분석이다.

육군교육사령부 교범에 따르면 170mm 자주포는 갱도진지에서 나와 10발의 포탄을 쏘고 다시 들어가는 데 평균 34분, 240mm 방사포의 경우는 19분이 걸린다. 이를 본문에서 살펴본 보유 문수로 환산해보면 170mm 자주포가 개전 초기 한 시간에 2700발, 240mm 방사포가 6400발의 포탄을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가운데 170mm 자주포는 사거리연장탄(RAP)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서울에 닿을 수 있지만, 북한이 상당수의 RAP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을 뿐 정확한 수량은 알려진 바가 없다. 최대치를 적용한 군 당국의 평가는 더욱 비관적이어서 지난해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개전 초 한 시간에 1만7000발을 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같은 자료에서 공개된 170mm 자주포 포탄의 살상범위는 2100㎡, 240mm 방사포 포탄의 살상범위는 1만1300㎡에 달한다. 이를 앞서의 시간당 포탄 수에 곱해보면 170mm 자주포가 560만㎡, 240mm 방사포가 7230만㎡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총면적의 15%가량이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의 최대치 데이터로는 서울의 30% 가까이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물론 이는 판문군 일대에 배치된 장사정포가 오로지 서울 지역만을 공격한다는 가정하에 계산된 최대치다. 개전 초기 장사정포가 전방지역의 군사시설, 특히 북한 장사정포를 타격할 수 있는 한미연합군의 포병 화력을 중점적으로 타격할 수밖에 없음을 가정하면 실제로 민간지역에 대한 공격범위는 훨씬 좁을 수 있다. 다만 어느 경우든 북한의 장사정포가 그 압도적인 수량을 바탕으로 수도권 지역의 군사·민간시설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 240mm 방사포의 재장전 시간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견해가 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판단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어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는 것. 특히 한미 양국군 사이에서 중점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러한 논란은 올해 연말까지 최종적으로 결론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정-탐지-타격-평가

눈여겨볼 것은 바로 이 ‘실시간 처리’다. 지구사 대화력전 수행본부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정찰기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한미연합군이 보유한 대응자산 전체에서 어떤 것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지를 선택하고, 그 타깃의 좌표를 내려보내 사격명령을 내리는 일을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개념이다. 각 군단이 이를 개별적으로 판단해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지구사 수행본부를 운영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두뇌’ 기능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북한 장사정포는 그 압도적인 수량이 위력적이므로 대응속도와 시간이 대화력전 성패의 관건이 된다. ‘1초라도 빠르게’라는 말이 과장일 수 없다. 따라서 대화력전을 구성하는 세 부분, 즉 두뇌에 해당하는 수행본부와 눈에 해당하는 정찰자산, 주먹에 해당하는 타격자산이 얼마나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매끄럽게 연결돼 있는 경우에는 장사정포가 많은 포탄을 날리기 전에 제압할 수 있지만, 연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대응속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예상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눈과 뇌, 뇌와 주먹을 연결하는 신경망에 해당하는 C4I(전술지휘통제체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2005년 10월 이전 수행본부를 운영하던 미 2사단은 ADOCS(자동화종심작전협조체계)라는 C4I체계를 운용했다. 이를 통해 정찰위성과 U2기 등 한반도 전역을 감시하는 탐지자산이 수집한 장사정포의 동향과 미 2사단이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TPQ-36/37레이더가 확인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한데 모으는 것이다.

또한 ADOCS는 미 2사단 예하 포병연대가 보유한 MLRS 30여 문과 팔라딘 자주포 30여 문으로 연결돼 있었다. 정찰기가 새로운 목표물을 확인하면 ADOCS가 가장 적합한 타격방식을 자동으로 선정해 해당 포대에 타깃 좌표까지 단번에 보내주는 방식이다. ADOCS에서 사격명령을 받은 미군 포병여단은 AFATDS(첨단야전포병전술자료체계)라는 C4I체계를 통해 어떤 포에서 어떤 포탄을 발사할지, 그 결과는 어떤지 확인하는 과정을 역시 자동으로 수행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이 할 일이 별로 없는 수준의 자동화를 바탕으로 미군의 대화력전은 탐지부터 격파까지 2~3분이 걸리는 것을 목표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러한 C4I 연결은 미군끼리만의 이야기였다. 한국군이 운용하는 탐지자산과 타격자산은 ADOCS에 연결돼 있지 않고, 한국군 포병화력은 AFATDS와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연락반을 배치하고 유무선 통신으로 좌표를 ‘부르는’ 방식이었다. 연결이 자동화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격파하기까지의 시간은 상당부분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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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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