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메이지 신궁 외원 거리에 정차해 있는 시빅 하이브리드.
“속력을 높이거나 급가속할 경우 전력이 저절로 충전됩니다. 계기판에 보이는 표시부를 통해 언제 충전이 되고, 언제 가솔린이 소비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지해 있거나 40km 일정 속도를 유지할 경우 가솔린 소비가 없고 전기만 소모됩니다.”
호리우치씨가 붉은 신호등을 보고 차를 잠시 정지했을 때 자동차의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승차감도 좋았다. 운전석 쪽 대시보드가 낮아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계기판을 볼 수 있게 한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계기판은 항공기의 그것과 비슷한 구조였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일본에서 228만~286만엔(100엔당 1450원일 경우 3306만~ 4147만원)에 팔리고 있다. 일반 시빅이 197만4000엔, 오토 풀옵션일 경우 225만7500엔인 것에 비하면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이 차는 2007년 혼다코리아에 의해 국내에도 소개돼, 한국능률협회 선정 ‘2007 대한민국녹색경영대상 녹색상품 부문 1위’에 이어 지난해 ‘2008년 글로벌 녹색경영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엔 소비자시민모임 선정 ‘제12회 올해의 에너지위너상’ ‘에너지기술상’을 수상해 에너지효율 1등 상품으로 선정됐다.
2007년 2월 초에는 ‘미국 에너지 효율 경제 위원회 (American Council for an Energy Economy ·ACEE)’가 2007년 출시된 승용차와 모델을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친환경 차량’에서 시빅GX가 1위, 시빅 하이브리드가 3위를 차지했다.
혼다가 2005년 실용화한 2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은 ‘뉴IMA(New Integrated Motor Assist) 시스템’으로 요약된다. 첨단 엔진(3 Stage i-VTEC)과 소형 · 고효율화를 실현시킨 체제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한국 내에 시판 중인 자동차 가운데 연비가 가장 높아 1ℓ로 23.2km(국내 연비측정 기준)를 갈 수 있다. 성능이 우수한 쏘나타 트랜스폼의 연비가 11.5km/ℓ인 것을 감안하면 그 효율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최저다.
1.3 SOHC 엔진을 장착하고 엔진 발진 및 가속시 모터가 엔진 동력을 보조하는 ‘병렬(패러렐) 방식’을 적용해 1.8ℓ급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고효율 무단변속기(CVT)인 ‘멀티매틱S’를 적용해 매끄러운 변속으로 연료 소모를 줄였다.
2009년 봄의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신형 인사이트(Insight)’ 출시가 될 것이다. 연비 향상 등 친환경 기술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부담이 적은 낮은 가격대의 신형 하이브리드 전용차다. 혼다는 이 차량이 전세계적으로 20만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리우치씨의 말이다.
“1999년 인사이트의 첫 모델을 발표하고 기술을 개선해온 뒤 지난해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신형 인사이트 콘셉트카를 선보였습니다. 당시 취재진과 관람객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혼다 회사 차원에서도 기대가 큽니다.”
기존 인사이트는 가솔린 엔진이기는 하지만,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기존 차량보다 40% 정도 무게가 가볍다. 또 1회 급유로 1423.3㎞의 주행기록을 세웠고, 1ℓ당 32㎞라는 놀라운 연비 성능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