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좋은 물 전도사’ ㈜진행 심학섭 대표

“수돗물 잘 마셔야 건강해진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좋은 물 전도사’ ㈜진행 심학섭 대표

2/3
‘좋은 물 전도사’ ㈜진행 심학섭 대표

심학섭 (주)진행 대표는 “수도관 교체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는 곳마다 그런 식이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독일에 다녀온 뒤, 그간 모르던 우리나라 수도관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에 가면 물 박물관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니 독일이 수돗물 수질을 개선하고부터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더군요. 좋은 물을 마셔야 건강해진다는 건 사실 상식 아닙니까. 독일은 원수(原水)가 나쁜 나라인데도 수도관 문제에 신경 쓰고 관리를 잘해서 이렇게 변화를 가져왔는데, 우리는 그걸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어요.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수돗물을 공급하는 관 때문에 병이 생기고 국민 보건이 위태로워진다는 걸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 가지 그가 심각하게 느낀 점은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는 수도관 교체 공사였다. 독일은 보통 상수도관을 70년 이상 쓴다. 그런데 한국은 20년도 되기 전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가정 단위로, 이사에 맞춰 수도관을 교체하기도 했다. 수도관전문가로서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자원과 비용의 낭비, 그리고 국민 건강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까지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수도관 교체 때 알아야 할 것들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관은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고 해요. 이후 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철제 관이 널리 사용됐지요. 녹이 문제가 된 뒤부터 동, 스테인리스, PVC 등 다양한 재질의 수도관이 개발됐고요. 우리나라에서 1994년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는 대부분 철제 수도관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녹이 많이 슬고 누수현상도 일어나니 거기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수도관으로 관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하지만 문제가 있다. 철제관과 스테인리스관을 바로 연결할 경우 금속의 전위차로 인해 스테인리스관에서 크롬이 녹아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롬이 오랜 기간 체내에 축적되면 폐암, 후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관과 알루미늄관을 이으면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수도관에 구멍이 생긴다.

“건물 기둥이나 벽 속에 설치된 노후관을 그대로 둔 채 나머지 관만 교체하면 서로 다른 금속 간의 전위차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더라도 일부 관만 교체하면 기존 관의 부식이 더욱 빠르게 진행돼 결국은 집에 들어오는 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요. 그래서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건물 내 수도관을 교체할 때 참고할 관리지침서를 만듭니다. 관의 종류는 어떤 것으로 할지, 이음새 부분은 어떤 재료를 써서 마무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까지 안내해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상수원과 연결된 수도관 전체를 일괄 교체하는 것이지만, 최선책이 될 수는 없다. 막대한 비용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수도관을 교체할 경우 100㎜ 규격 철관의 교체비용은 1㎞당 1억75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 스케일 부스터를 설치할 때 드는 비용은 2430만원에 불과하다. 86.1%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그는 “수돗물에 녹물이 섞여 있다고 해도 관 교체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짜 수돗물

심 대표는 2003년 9월 국회에서 열린 환경경제포럼에 참석해 ‘수도관 부식문제 해결과 수질개선 방안’에 대해 강연하면서 잘못된 수도관 관리와 무분별한 수도관 교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기회가 닿는 대로 전국을 돌며 아연이온수발생기를 이용한 물리적 수처리의 장점도 소개했다. 그 사이 스케일 부스터는 한국 유럽 일본 등 세계 63개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조달청의 우수제품 인정서, 산업자원부와 산업기술시험원의 K마크, 국제품질경영시스템의 ISO9001, 영국 국영 음용수 검증기구의 음용수 수질에 대한 제품 인증, 독일 품질표준원의 제품 인증,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등을 받았다. 2002년 10월 전남 광양시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상수도망에 스케일 부스터를 설치했고, 자연스레 입소문도 퍼져나갔다.

그가 2005년 10월 대구 남구 대명8동 2014-93번지 일대의 수도관 공사 관련 자료를 펼쳐 보였다. 먼저 스케일 부스터를 달기 전 수도관의 단면 사진이 보인다. 물이 통과할 공간조차 없을 만큼 관 내부가 녹과 스케일로 메워져 있다. 그 단면에 스케일 부스터를 넣은 뒤 3개월차, 6개월차, 9개월차, 16개월차에 각각 변화를 점검했다. 데이터를 보니 관을 가득 메우고 있던 녹과 스케일이 점점 사라지면서 통수 기능이 회복됐다. 철, 망간, 증발잔류물(물의 찌꺼기), 색도, 탁도 등에 대한 수치가 모두 개선되면서 정상 범위 내에 들어왔다. 비로소 마실 수 있는 물, 정부가 보증하는 진짜 ‘수돗물’이 그 지역 각 가정에 공급되게 된 것이다.

현재 관내 상수도관에 스케일 부스터를 설비한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90곳에 달한다. 서울 서초구 세종아파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등 전국 150개 아파트 단지 6만여 가구가 이 장치를 설치했고, 청와대 경기경찰청 전주시청 국방부 등 관공서와 POSCO 신도리코(아산) 대우정밀(부산) 삼성전자(수원) 같은 기업체의 수도관에도 스케일 부스터가 들어 있다.

스케일 부스터의 수질 개선 효과가 알려지면서 그의 사업은 금세 본 궤도에 올랐다. 그러자 물에 대해 연구하며 오랫동안 품어온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정말 좋은 물은 어떤 물일까”였다. 깨끗할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정말 좋은 물’에 대해 알고 싶었다.

“세계의 장수촌을 가보면 그들이 먹는 식단은 다른 지역의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하잖아요. 중요한 건 그곳에서만 나는 좋은 물이라고 하지요. 도대체 그 물은 어떤 물일까 궁금했어요.”

2/3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목록 닫기

‘좋은 물 전도사’ ㈜진행 심학섭 대표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