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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16

프로 갬블러 이태혁의 ‘포커와 인생’

“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때가 왔다 싶으면 모든 걸 걸어라”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프로 갬블러 이태혁의 ‘포커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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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보다 기계와 싸우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지난 4월에 마카오 출장을 다녀왔는데 슬롯머신으로만 2만달러를 땄어요. 30~40분 만에. 저만의 비법이 있어요.”

카지노에 관심 가진 사람들, 특히 죽자사자 슬롯머신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슬롯머신에서 따는 것은 운이 아닌가.

“운이 아니에요. 운이라면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해야 하는데 저는 거의 진 적이 없어요. 포커 쳐서는 많이 잃어봤지만. 포커로 100원 잃으면 슬롯머신으로 50~70원 복구하는 식이었어요. 최근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는데 거기서도 그랬고.”

슬롯머신 기계 고르는 법

“따는 비법이 뭔가요?”



“얘기하면 깁니다. 도박사 이미지를 벗기 위해 책까지 내는데.(웃음)”

그의 새 책은 6월18일께 출간될 예정이다. 제목은 ‘사람을 읽는 기술’이다.

“일단 그 나라의 환율을 알아야 해요. 1000원 수준으로 베팅하되 항상 맥시멈(최대) 베팅을 해야 합니다. 400달러나 500달러쯤 한꺼번에 돈을 넣고 (상금이) 터지면 그만해야 해요. 더 하지 말고. 다 잃어도 일어나야 하고. 한 번 터지면 일어나라. 절대 두 번, 세 번 바라지 말라. 이게 원칙이에요.”

“(상금이) 적게 터지면 더 하고 싶잖아요?”

“더 하고 싶죠. 그래서 대부분 잃는 거죠. 그만둘 줄 알아야 하는데.”

그의 조언대로라면 슬롯머신의 경우 먼저 기계를 잘 골라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테이블 쪽이나 사람이 없는 외진 곳에 있는 기계는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같이 드나드는 아주머니들, 안경 끼고 책자 들고 다니는 분들, 속된 말로 죽순이라 부르는 분들을 따라 앉는 거예요. 이 분들은 전문가들이에요. 지난 몇 년간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요. 어떤 기계에서 언제 얼마가 터졌다는. 그 통계를 토대로 자리를 선정하는 겁니다. 일본에 있을 때 이런 분들을 많이 봤어요. 이들의 수입은 평범한 회사원 월급의 두 배가량 됩니다. 한 번에 크게 버는 게 아니라. 사람들은 잭팟만 생각하는데, 잭팟은 안 나온다고 보면 됩니다.”

“설명을 들으니 맥 빠지네요.”

내가 실망한 표정을 짓자 그가 “왜요?”라고 되물었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잖아요?”

“아, 특별한 방법이 있어요. 슬롯머신은 회전이 중요해요. 버튼 컨트롤로 세븐(7)을 잡아낼 줄 알아야 해요. 세 칸 중에 어디에 서는지 잡아낼 줄 아는 감각. 스타트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서요. 숫자가 서는 타이밍을 맞춰 레일을 정리해야 합니다. 기계는 다 똑같아요.”

2004년 우승 이후 더는 세계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하죠?”라고 사족을 단다. 계산을 해서 말하거나 말 포장에 능하거나, 아니면 수줍음을 타는 것이라고 나는 짐작했다.

“우승 이후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어요. 사람들은 행운이 따르고 돈 많이 벌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잖아요.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어요. 한 번에 맨 밑에서 맨 위로 올라간 게 아니라 차츰 쌓아서 올라간 것이기에. 당시 이쯤 되면 내가 한 번은 (우승)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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