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차에 싣고 온 물건들을 간편한 매대에 올려놓고 판다.
스위스 제네바. 전세계가 경제공황에 줄줄이 무너져도 최후까지 살아남을 것 같은 이 나라의 도시에서도 벼룩시장이 열린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플랑 팔레(Plain Palais)라는 이름의 광장에 추억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모인다. 벼룩시장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시장은 도시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크다. 별의별 것들이 다 눈에 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사고팔린다. 이렇게 잘사는 나라에서 이런 고물들을 사고판다는 것이 다소 의외라는 생각마저 든다.
시장을 찾는 이들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아버지가 오래된 레코드판을 고르면 아이는 옆에서 장난감에 정신이 팔린다. 젊은 연인이 방에 둘 장식품을 보며 즐거워하는 시간, 옆에선 머리 희끗한 노인이 먼지 냄새 풀풀 나는 고서적을 들추어 본다. 시장의 물건에는 국경도 없다. 생뚱맞게 인도풍의 옷들이 즐비한 노점이 서는가 하면 일본 그림들을 파는 사람도 이곳을 찾는다. ‘경제특구’이자 ‘추억특구’인 이 곳에선 제네바의 살인적인 물가도 잠시 눈을 감는다.
1. 할머니가 가게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이라고 자랑하는 옛 만국평화회의 그림.
2. 시장에서 흥정을 빼놓으면 섭섭한 법이다.
3. 시내 중심에 있는 레만 호수의 풍경.
1. 시장 바로 옆으로는 전차가 다녀서 교통도 편리하다.
2. 스위스 국기가 여기저기 펄럭이는 시장 풍경.
3. 옛날 음반들을 찾는 것도 벼룩시장에서 누리는 큰 즐거움이다.
4. 가게는 몰라라 하고 심심풀이 카드놀이를 하는 상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