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격물치지 展

소박한 듯 충만한 한국미의 정수

  • 송화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입력2010-07-07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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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물치지 展

    박형근/ 대전시 남간정사

    참으로 재주 있는 것은 오히려 부족해 보인다는 말이 있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이다. 한국의 전통미를 이보다 더 잘 설명해주는 표현이 있을까. 둥그레한 달 항아리, 사뿐히 추어올린 추녀, 오붓한 기와집과 자연을 그대로 들여놓은 듯한 정원. 한국의 아름다움은 이렇게 은근하고 우아한 가운데 있다.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전’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를 통해 한국미의 정체성을 고찰해보는 전시다. 강제욱, 고정남, 구성수, 금혜원 등 11명의 사진작가가 2009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8개월 동안 ‘한국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았다. 경복궁, 종묘 등 조선 건축문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공간뿐 아니라 대전 남간정사, 대구향교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공간도 함께 찍었다. 이 전시에 ‘격물치지’라는 이름을 붙인 건, 우리 조상들이 터득한 사물의 이치는 결국 문화적 형상으로 표현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에서다.

    강성원 일민미술관 기획위원은 “우리 문화는 곧 선조들이 생활에서 터득한 이치이며, 사회적 윤리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소박하지 않되 겸손하게 처신하면서 동시에 문화를 누리려면 단아하고 절도 있는 문화, 즉 ‘대교약졸’하고 ‘아치고절(雅致高節)’한 문화를 즐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작업은 우리 전통 경관 문화에 관한 시각적 아카이브를 구축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일민문화재단이 한국 시각문화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진행 중인 시각문화총서 발간 사업의 일환이다. 전시작을 포함한 1000여 컷의 촬영물은 총서 제5권 ‘격물치지’로 묶어 출간한다.

    격물치지 展

    (왼쪽) 고정남/ 서울시 창경궁 (오른쪽) 구성수/ 서울시 종묘

    격물치지 展

    (왼쪽) 김규식/ 서울시 운현궁 (오른쪽) 금혜원/ 경기도 광주시 수원성

    격물치지 展

    (왼쪽) 장용근/ 대구시 대구향교 (오른쪽) 금혜원/ 서울시 경복궁

    ●일정/ 6월18일~8월22일(월요일 휴관)



    ●장소/ 일민미술관 1, 2 전시실

    ●관람료/ 무료

    ●문의/ 02-2020-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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