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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와 민심

보수 대 진보 구도의 복귀, 민주주의 체험의 위력

  • 김호기│연세대 교수·사회학 kimhoki@yonsei.ac.kr│

6·2지방선거와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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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야권 후보단일화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이른바 연합정치가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8년 서울시 교육감선거와 지난해 경기도 교육감선거에서 연합정치가 이미 추진된 바 있다. 이 가운데 후자의 연합정치는 진보개혁적 유권자에게 승리의 기억을 갖게 했으며, 이는 이번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일련의 후보단일화 과정은 진보개혁 세력의 주요 지지층인 화이트칼라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불러 모았으며, 이 관심은 이들 그룹의 투표 참여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구도다. 선거 구도에서 후보단일화는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을 더욱 선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진보개혁 세력의 경우 노선에 따라 여러 정당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데, 후보단일화를 포함한 연합정치는 매우 중요한 선거전략이라고 하겠다. 이번 선거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진보개혁 세력은 앞으로 지속가능하고 실현가능한 연합정치를 어떻게 모색할 것인지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셋째, 노풍의 영향력이 상당했던 선거였다. 선거 전 관심을 모은 이슈 가운데 하나는 ‘현실 속의 북풍’과 ‘마음속의 노풍’ 중 과연 어떤 바람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였다. 결과적으로 볼 때 노풍은 진보개혁적 유권자에게 이른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의미) 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투표로 직접 연결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난해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가 서서히 이뤄져왔다는 점이다. 올해 초 조선일보에 따르면, 20대 초반 ‘G세대’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로 선정한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이었으며, 최근 한겨레신문이 조사한 민주화시대 이후 복지정책 성적표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은 정부는 참여정부, 국민의 정부 순서였다.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가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이미 세 번이나 이뤄졌는데도, 다시 한 번 심판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높지 않았다.

넷째, 선거 기간 내내 논란을 일으킨 북풍은 이중적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으로 비롯된 북풍은 보수와 진보 유권자를 모두 동원했다. 보수적 유권자에게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면, 진보적 유권자에게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표방한 포용정책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것은 5월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직후 형성된 선거의 마지막 국면이다. 이 국면에서 야권은 ‘전쟁 대 평화’의 구도를 제시했는데, 이 구도는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와 화이트칼라에게 상당한 호소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였다. 천안함 사건은 정치적 의제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국가적 의제다. 국가적 의제가 정치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국면과 상황에 따라 다르며, 반드시 보수세력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다.

다섯째, 무상급식을 포함한 정책적 쟁점 또한 이번 선거에 나름대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는 교육감선거와 함께 치러졌는데, 교육감선거에서 특히 논란을 불러일으킨 무상급식 이슈는 학부모 세대인 30~40대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호소력을 가졌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사회학 연구자로서 보기에 무상급식 이슈는 지방선거의 본령을 이루는 쟁점이었으며, 따라서 바람의 정치에 의해 그 의미가 희석된 게 크게 아쉬웠는데, 그래도 정책선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민경제 침체와 ‘숨은 표’

이러한 직접적 요인들 못지않게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배경적 요인들이 중요했다. 선거 전체를 관통한 ‘국정안정론이냐 정권심판론이냐’를 가늠하는 기준이 지난 2년4개월 동안 진행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종합적 판단에 근거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배경적 요인은 서민경제의 침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래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예를 들어 201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8.1%인 반면, 빈부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구체적으로 상위 10%의 월평균 소득은 1050만원을 기록했는데 하위 10%는 58만원으로 나타났다.

청년실업에 관한 통계는 우리 사회 현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대 실업률은 8.4%지만, 이 세대의 실질적 실업률은 공식 실업자 34만2000명에 취업을 준비하거나 이직을 원하는 단기 노동자인 20대를 모두 합한 23.1%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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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연세대 교수·사회학 kimhok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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