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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잠수함·어뢰 해외거래 파일

스웨덴서 잠수함 엔진·스노클링 기술 수입… 대만서 남측 하푼 미사일 도입 시도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한의 잠수함·어뢰 해외거래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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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에서 전투로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의 연평해전을 거치면서 북한은 잠수함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집중적인 연구를 거듭했다. 1996년과 1998년에 동해를 통해 침투하다가 포획된 북한의 상어급·유고급 잠수정만 해도 침투기능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으나 이후 작전부가 발주하는 소형 잠수함의 형태가 전투기능에 주안점을 둔 식으로 변화한 것. 침투운반용은 어뢰를 탑재해야 하는 공간에 사람이 탈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어뢰 발사관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국방부가 처음 공개한 130t 연어급 잠수함 역시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건조되기 시작했다. 대략 2002년부터 설계작업에 착수해 2005년 무렵에 실전 배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어급이라는 명칭 자체는 한미연합사령부가 부여한 식별용 명칭이므로 당연히 북한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300t 규모의 잠수함을 가리키는 상어급 역시 마찬가지. 다만 85t 내외의 유고급 잠수정은 말 그대로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설계, 제작한 소형 잠수정을 도입해 북한에서 모방설계 방식으로 발전시킨 모델이므로 북한에서도 같은 분류를 사용한다. 북한은 이를 기반으로 1인용, 2인용, 6인용, 12인용 등 다양한 버전의 잠수정으로 제작했다.

이미 외신을 통해 공개된 바와 같이 북한의 130t급 잠수함 가운데 상당수는 이란 등 해외에 수출됐다. 이란이 운용하는 이들 북한제 잠수함은 통칭 ‘가디르(Gadir)급’으로 불린다. 선박 건조기술이 낙후한 이란은 잠수함의 전량을 북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특정분야에서는 설계와 제작 모두 최첨단 수준까지 개발하지만 비주력 분야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이란의 군사기술 개발 성향과 관련이 깊다. 더욱이 이란 해군의 주 활동무대인 호르무즈 해협은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낮아 한반도의 서해와 지형적으로 매우 흡사하다. 가격경쟁력 외에 북한의 130t급 잠수함이 이란을 매혹시킨 또 하나의 이유다.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과정에서 국방부는 민간선박으로 위장한 모선이 130t급 잠수함을 싣고 바다로 나와 은밀히 풀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실제로 이러한 기능을 가진 선박을 작전 목적으로 운용하고 있음은 이미 확인된 사실. 다만 북한의 해군 무기체계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렇듯 모선에 실어 운반하기에는 130t급 잠수함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점을 지적한다. 서해 해군기지 인근에서 직접 잠항해 남하했을 개연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필요한 잠항시간이 길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지만,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엔진 가동과 승조원들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는 스노클링 기술을 스웨덴으로부터 도입,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면 바로 아래에 잠항한 상태에서 파이프만 위로 올려 공기를 흡입할 경우 수면으로 떠오르는 금속물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기술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서 북한의 엔지니어들이 장기간 자체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다 끝내 실패했고, 대신 스웨덴으로부터 잠수함 엔진을 도입하면서 함께 확보했다는 것이다.

김일철의 공포감

백령도 인근 해저의 지형조건이 워낙 거칠어 잠수함 작전이 쉽지 않다는 인식은 북한 측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설명했듯 북한군은 1차 연평해전에서 큰 피해를 본 후 이를 보복하려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지만, 잠수함을 이용한 보복에 대해서는 군 수뇌부의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2009년까지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김일철 차수다. 인민군 건군 이래 해군에서만 복무했던 그는 소련 유학을 거쳐 1974년 장비를 담당하는 해군 부사령관을 지냈을 정도로 해군 무기체계에 관한 한 인민군 내 제1의 전문가다. 그러한 김 차수가 1차 연평해전 이후 검토됐던 잠수함 작전에 관해 ‘사실상의 자살행위’라며 매우 비관적이었다는 것. 작전검토 과정에서 수심이 얕고 해역이 좁아 물살이 가파르기 때문에 입수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는 이야기다. 도리어 해안지대에 배치된 방사포와 지대함 미사일을 배합해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훨씬 개연성 높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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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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