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스마트워크 도입해야 스마트 강국 된다

  • 사회·정리 안기석│동아일보 출판국 부장│

    입력2010-07-02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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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는 끝났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과 기기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정부와 기업에서도 스마트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과 안철수 KAIST 석좌교수의 대담(5월19일 동아미디어센터 인촌라운지에서 진행)을 통해 스마트워크 도입배경과 효과 및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스마트워크에 대해 대담 중인 이각범 민간위원장(가운데)과 안철수 석좌 교수(오른쪽).

    사회 요즘 스마트폰이 화제입니다. 한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폰을 도입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70만대 넘게 판매했으며 경쟁사도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추격하기에 바쁩니다. ‘손안의 컴퓨터’라고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도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각범 카이스트 교수와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를 모시고 스마트워크(smart work) 도입의 필요성과 문제점 및 해결책을 진단해보고자 합니다.

    이각범 스마트폰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3년이나 늦게 도입했는데 조만간 광풍이 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스마트워크 또한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크는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체제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재택근무, 모바일근무, 스마트오피스를 통한 근무 등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시간에 가서 정해진 시간까지 일하는 일반적인 패턴을 떠나서 일이 사람을 따라 다니는 체제입니다.

    스마트워크가 보편화한다는 것은 직장보다는 일 자체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뜻합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선택하고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하는 문화가 도래하는 겁니다. 비록 한 회사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같이 일한다 하더라도 스마트워크가 도입되면 수많은 소사장이 한 회사에서 동거하는 체제가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회 스마트워크를 가능케 해주는 중요한 도구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입니다. 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일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PC혁명 때와 비교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안철수 스마트폰이 예전에 PC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한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스마트폰 도입은 PC를 사무실에 도입했을 때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 분야에서는 특히 양적 차이가 질적 차이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 속도가 10배 빠르면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어요. 인터넷 속도도 10배 빨라지면 질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e메일을 볼 수 있고 결재도 가능하므로 사무실에 들어가서 일할 필요가 없어요. 지하철에서 노트북을 켜서 한참동안 부팅하지 않아도 됩니다. 큰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거지요.



    이각범 사회 발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집니다. 하나는 기술, 즉 연구와 개발(R·D)이고 다른 하나는 제도입니다. 우선 기술 측면에서 PC 도입으로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전자상거래와 전자정부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집이나 사무실이라는 공간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무선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근무형태, 즉 스마트워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1주일 내내 직장과 떨어져서 업무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1주일에 8시간 이상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스마트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새로운 도구, 즉 디바이스의 도입뿐 아니라 결재시스템이나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입니다. 기술과 도구의 발전과 함께 제도적인 혁신이 따라온 것도 봐야 합니다.

    스마트워크 도입 핵심 이유는 생산성 향상

    사회 스마트워크를 도입해야 할 핵심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안철수 생산성 향상 때문이죠. 선진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과 우리나라 1인당 노동생산성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훨씬 떨어집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대전에는 여러 관청이 있는데 사람들이 서울과 대전을 왕래하면서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또한 국회 회기가 되면 많은 공무원이 국회에서 하루 종일 대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회의할 때마다 교통체증을 뚫고 와야 하는데 이런 모든 것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이런 문제는 스마트워크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거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스마트워크이지만 비디오컨퍼런스(화상회의)를 하는 것도 스마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국회나 정부부처 회의에서도 이것을 활용하면 스마트워크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업무생산성을 높여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이각범<br>● 1948년 부산 출생<br>● 1971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br>● 1983년 독일 빌레펠트대 사회학 박사<br>● 1986~95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br>● 1995~98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br>● 현재 KAIST 경영학부 교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이각범 안 교수님이 사례로 든 것이지만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서 우선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정부 업무의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정부를 가장 생산성이 높은 집단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받거든요. 우리나라는 일하는 문화나 시스템에서 특히 정부 부문이 낙후되고 경직되어 있습니다. 스마트워크를 통해 정부가 앞장서서 행정개혁을 진행하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필요한 것이 일하는 방식 개선입니다. 업무 방식을 개선하려면 스마트워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마트워크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혁을 해야 합니다. 정부, 금융, 교육, 미디어, R·D 분야에서 핵심적인 능력을 향상시켜야만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선진국들이 이미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마당에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이각범 일반기업도 그렇고 금융기관도 그렇고 정부도 세계화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이유가 외국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 회의의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 익숙하지 않다는 겁니다. 외국에서는 웬만하면 컨퍼런스콜을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회의를 하자고 하면 뒤로 물러선다는 거죠. 스마트워크를 도입해서 우리 스스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면 세계의 기업과 금융기관과 정부와 당당하게 글로벌한 차원에서 이슈를 논의하는 주체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안철수<br>● 1962년 부산 출생<br>● 1986년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br>● 1988년 서울대 대학원 의학 석사<br>● 1991년 서울대 대학원 전기생리학 박사<br>● 1995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설립<br>● 1998년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 회장<br>● 200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석사<br>● 현재 KAIST 석좌교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및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사회 이제 본격적으로 스마트워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정부나 기업에서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화상회의 등을 한다고 해서 스마트워크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스마트워크의 목적이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것이 아닙니까.

    안철수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을 나눠주고 기존 업무의 도구로 사용하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 도입을 계기로 기존의 업무 관행과 조직과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도구로 삼으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사실 경쟁력은 IT시스템이나 도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조직과 프로세스에서 나오지 않습니까. 이것을 혁신하면 발전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이 ERP(전사적 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내부적으로 하고 있던 업무방식과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 시스템을 자기들 방식에 맞춰달라고 요구했는데 업무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ERP시스템에 맞도록 기존 업무를 혁신하니까 성공했습니다. 스마트워크 등 IT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업무 혁신이나 조직 개편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예전에 전자정부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이걸 도입하면서 기존 시스템에 맞추지 말고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서 기존 조직을 개편하고 프로세스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습니다. 전자정부는 혁신을 위한 도구여야 하거든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렇게까지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자정부 제대로 했으면 무상급식 문제 해결

    사회 이 위원장님은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서 전자정부 도입 등 국가정보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압니다. 안 교수님의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각범 김영삼 정부에서 전자정부를 추진할 때 두 가지 흐름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정부의 업무를 전산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야말로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명실상부한 전자정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전자정부란 국민이 민원서류를 처리하기 위해 이 창구 저 창구로 다니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정부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원스톱 혹은 논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최근 무료급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논스톱서비스 체제가 되어 있으면 빈곤계층이나 차상위계층 자녀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무료급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스톱과 논스톱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정보화를 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업무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예전에 서류로 하던 것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전산화에 치중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업무 프로세스가 혁신될 때까지 전자정부사업은 중단하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뒤이은 정부에서 기존업무의 전산화를 그대로 추진했습니다. 뼈아픈 경험이지요.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스마트워크 피하면 시대에 뒤집니다”

    사회 스마트워크의 경우 정부가 앞장서는 것이 좋습니까 아니면 민간부문에서 필요성에 따라 도입하되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 좋습니까?

    이각범 우리 정부가 가장 취약한 것이 기업형정부(Enterprising Govern-ment)입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기업도 이것을 보면서 정부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게 되리라고 봅니다. 가장 생산성이 낙후된 정부도 업무의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서 스마트하게 업무를 처리하는데 기업도 뒤지지 않아야 하겠다는 욕구가 당연히 생기리라고 봅니다.

    안철수 누가 먼저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경영자의 고민이 생산성 향상에 있는데 기존의 방식은 한계에 직면해 있어요. 그 돌파구의 하나로서 스마트워크가 나온 겁니다. 업무처리를 위해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으므로 선진국에서 스마트워크가 각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마트워크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스마트워크를 먼저 도입한 조직이 잘되면 경영자들이 그냥 따라올 겁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서는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것이 스마트워크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이 위원장님은 정부에서 그런 좋은 사례를 보여주면서 주도하면 민간에서 따라오리라고 보는 거지요. 역으로 민간에서 좋은 사례를 보여주면 정부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각범 우리나라가 스마트워크를 즉각 도입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스마트워크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우리 사회의 업무 관행이나 부족한 점 때문에 스마트워크를 도입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의 문화를 습득하지 못하고 시대에 뒤지는 결과를 낳을 겁니다.

    스마트워크 도입이 어려운 이유

    사회 일단 스마트워크 도입을 주저하게 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한번 따져 봤으면 합니다.

    이각범 우리나라에서 스마트워크를 실현하는 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일하는 방식이 미국 등 선진국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선인터넷에 의존하는 스마트워크에서는 오프라인과 달리 정보 보안을 꼭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약점은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대한민국 정보 보안의 주권을 세우고, 이 분야의 석학이면서 유능한 기업인으로 평가받는 안철수 교수님은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안철수 먼저 말씀하신 것은 업무관행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고 뒤에 말씀하신 것은 스마트워크를 가능케 해주는 IT인프라 부문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회사를 운영해보니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일하는 사람들의 노하우가 담긴 업무 매뉴얼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일하는 사람은 모두 암묵지(tacit knowledge)를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을 매뉴얼화하지 않습니다. 매뉴얼을 만드는 기술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매뉴얼을 만들면 자기가 쓸모없는 사람이 돼서 쫓겨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는 업무의 프로세스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일은 여기서 하고 저 일은 다른 장소에 가서 하거나 다른 회사에 아웃소싱을 하려면 먼저 업무 절차를 정형화해야 합니다. 업무 절차의 구분이 희미하고 제대로 나눠져 있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기에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협업하는 훈련이 잘 안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 성적만 강조하다 보니 학교에서부터 협업을 배우지 못해요. 사회생활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네 번째는 눈도장 찍는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 지방이나 해외지사에 파견되면 견문이 넓어져서 좋을 것 같은데 상실감이나 패배감을 갖는 이유는 임원들과 마주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지요. 평가제도 내지 보상고과제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섯 번째는 우리나라는 서울에만 있어도 모든 비즈니스가 가능하니까 스마트워크 도입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출장 가는 일이 잦습니다. 한 지역에서만 일할 수 없고 그 넓은 지역을 다녀야 사업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스마트워크의 중요성을 절감하지요. 이처럼 환경적인 차이도 스마트워크를 어렵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각범 안 교수님의 지적에 대체로 동감합니다만 다섯 번째 요인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릅니다. 네덜란드는 면적이 남한의 절반도 되지 않는 나라인데 스마트워크를 먼저 도입했습니다. 스마트워크의 필요성을 먼저 깨달은 거지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는 정보 보안 문제가 스마트워크 도입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스마트워크 도입 반대론자들의 논리가 보안을 누가 책임질 거냐는 거지요. 보안 솔루션이라는 것은 사무실에 앉아 PC로 작업하든, 바깥에서 작업하든 같은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안 교수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화상회의는 보안 문제 크지 않아

    안철수 보안성에서 스마트폰이 PC에 비해 더 강한 면도 있고 더 취약한 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악성코드나 컴퓨터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아이폰은 PC보다 위험성이 휠씬 적습니다. 애플에서 미리 검사해서 검증된 프로그램만 올리니까 악성코드나 컴퓨터바이러스에 관한 한 PC보다 안전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바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e메일 등을 하는 경우 해킹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워크의 보안 문제에 관한 한 찬반 논리가 모두 존재합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설치한 VPN(가상사설망)을 사용하면 재택근무를 하면서 PC로 결재하든지 스마트폰으로 결재하든지 보안 문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사회 정부에서는 보안 문제에 대한 완벽한 솔루션이 없을 경우 스마트워크 도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겠군요.

    이각범 스마트워크의 도구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일이나 회의의 종류에 맞게 선택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장관들이 국회에서 단 10분 동안 답변하기 위해 하루 종일 기다리는 경우가 있어요. 장관이 가면 차관보 국장 과장 사무관까지 모두 자리를 비우게 되는데 대한민국 정부의 생산성을 따지면 엄청난 손실입니다. 화상회의를 하면 이런 손실을 피할 수 있는데 심각한 보안 문제가 있습니까?

    안철수 화상회의의 경우 보안 문제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보안에 대해 어느 정도 보장하는 시스템을 설계해주거나 전용선을 쓰면 됩니다. 국회나 공개회의에서 단계적으로 쓰기 시작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생산성이 향상될 것 같습니다. 화상회의에 대한 요구가 많으면 정부에서 주도해서 서울 시내 몇 군데 또는 대전이나 과천에 화상회의용 스테이션을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하면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겠지요.

    사회 한때 화상회의 도입이 활발하게 거론됐는데 우리나라에서 성공했습니까?

    안철수 아직까지 많이 쓰지는 않죠. 화상전화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서로 익숙하지 않고 관행상 문제점이 있어서 쓰지 않았는데 요즘은 화상으로 면접까지 봅니다. 미국에 있는 사람들이 화상을 통해 발표를 하면 이에 대해 서로 토론도 합니다. 요즘 화상회의를 하면 화면도 크고 속도도 느리지 않아서 실제 만나서 대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각범 예전에는 17인치 화면이라 답답했는데 요즘은 화면이 크고 워낙 선명해서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안철수 혹시 미국 드라마 ‘24시간’ 보십니까. 그 드라마를 보면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대통령이 시시각각으로 급박한 상황에서 직접 만날 수는 없으니 화상회의를 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미국과 러시아 간에 실제로 그런 시스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안에 대해 100% 완벽한 해결책은 없겠지요. 그러나 화상회의를 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엄청나게 크면 이를 잘 활용해야지요. 스마트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한 시스템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은 하지 말자는 주장과 같아요. 실과 득을 잘 저울질해서 결정해야 할 겁니다.

    스마트워크의 사회적 파급 효과

    사회 지금까지 논의를 요약하면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부나 기업이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다른 사회적 파급 효과도 발생합니까.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우리나라는 업무의 노하우를 적은 매뉴얼이 부족합니다”

    이각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CO2 발생 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출퇴근 때문에 승용차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데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출퇴근하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량이 줄어들고 CO2 배출량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1주일에 하루만 스마트워크를 해도 스마트워크 종사자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 목표가 2015년까지 스마트워크 종사자수를 총취업자수의 30% 수준으로 올리는 겁니다. 이로 인해 CO2 발생량이 30%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올해 말까지 전 취업인구의 20%가 스마트워크 근무자가 되고 미국은 2016년까지 43.4%가 스마트워크 근무자가 된다는 예측이 나와 있습니다.

    둘째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는데 스마트워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만 아이를 유치원에 데리고 다닐 필요는 없거든요. 남편도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에 갈 수 있어요. 고령화된 인력이 정년퇴직 이후에도 그때그때 필요한 시기에 스마트워크를 통해 일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생산성도 높아지고 고령화 대책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스마트워크 도입으로 업무가 세분화될 뿐 아니라 업종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개발 수요도 늘어나므로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빈도가 높아지리라 전망합니다.

    넷째로 개인적으로 자기 충전의 시간도 늘어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평균 출퇴근 시간이 합해서 두 시간인데 이 시간을 독서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워크 평가 기준 마련 중요

    사회 스마트폰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의욕을 자극해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는데 어떻습니까.

    안철수 단서조항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낙후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일반 국민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 문제입니다. 가치평가를 안 해주는 겁니다. 둘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 관행 문제입니다. 갑과 을 사이에서 일은 벤처기업이 많이 하는데 대부분의 이익은 대기업이 가져가거든요. 게이트키퍼(문지기) 노릇만 하면서 통행세를 가져가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력이 있는 데도 죽어버립니다. 셋째, 정부 담당자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 관행을 악용하는 겁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면 반발도 생기고 말썽이 생기니까 대기업에 갑의 역할을 맡겨서 원가절감을 하고 그 공은 담당 공무원이 가져가는 거지요. 이런 문제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낙후화시킨 주범입니다. 시장이 아무리 커져도 공정하고 투명해야 우리나라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토양이 됩니다. 시장이 커도 토양이 척박하면 거기에서 나오는 열매는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세 가지 문제점을 바로잡는다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사회 새로운 기술과 디바이스가 도입돼도 제도나 법적 뒷받침 없이는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기 힘들다는 거지요. 스마트폰 관련 규제도 네티즌이 엄청난 항의를 하고 나서야 이동통신사들이 변하기 시작한 것 아닙니까.

    이각범 사실은 정부 정책을 시행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거든요. 안 교수가 소프트웨어 산업이 낙후하게 된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만 정부가 이 세 가지를 모두 바꿀 수 있습니다. 국민이나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접촉해야 할 정부가 사실은 여러 개입니다. 이것을 조장하는 부처도 있고 공무원도 있는데 산업계에서 엄청난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내고 정부가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이런 문제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사회 스마트워크를 제대로 도입하려면 이를 위한 정부기구도 필요합니까.

    안철수 민감한 문제인데요. 뭔가 일관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 대해서 감시하는 주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정부든 기업이든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공무원이나 근로자 입장에서는 업무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법이 중요할 터인데 과정보다는 결과를 보고 따져야 합니까.

    안철수 평가 지표를 잡는 게 모든 인사관리에서 가장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평가 기준을 가지면 굉장히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출퇴근 시간도 묻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질 높은 일만 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일의 질에 대해 검증할 능력이 없는 관리자는 결국은 출퇴근시간밖에 따질 게 없거든요. 결국 관리역량과도 직결됩니다. 관리자가 전문성이 있으면 현실에 맞는 평가 기준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관리자가 전문성이 없으면 평가할 능력이 없어서 악순환이 시작되는 겁니다.

    이각범 우리나라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해야 할 일을 제너럴리스트가 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페셜리스트는 순환보직제를 통해 제너럴리스트가 되어버려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나라 인사제도도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워크에 종사하는 사람은 업무평가를 할 때 상대평가를 해줄 필요가 있어요. 전에는 휴직하고 온 공무원은 일단 평점에서 C를 줬는데 그러면 감점돼서 승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휴직할 사유가 있어도 절대 휴직하지 않습니다.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휴직할 필요도 없이 휴직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개인 생활을 위해서 하는 일과 국가를 위해서 하는 일을 좀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그동안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고 자부했습니다. 초고속통신망 보급률도 가장 높고 전국 어디를 가나 PC방이 있어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 도입 지체로 이제는 선진국에 비해 뒤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안주한 것일까요.

    안철수 제가 우리나라는 IT강국이 아니라 사실은 IT소비강국이라고 이야기한 것이 2003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안 바뀌어서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그때 인터넷초고속망 보급률은 1위지만 그 망에 설치한 하드웨어나 인프라가 모두 외국산이라고 얘기했어요. 거기서 작동하는 NOS(네트워킹 운영체제)와 PC운영체제가 전부 외국산이고 콘텐츠 경쟁력도 굉장히 약했어요.

    이것은 우리가 만드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고 앞에서 말한 산업구조 때문에 콘텐츠 만들고 소프트웨어 만드는 벤처기업들이 이익을 못 내다 보니 결국은 경쟁력이 떨어진 겁니다. 내부적으로 보면 게임 등 소비적인 데만 치중되어 있고 생산적이거나 비즈니스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어요.

    제가 2005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에 공부하러 갔는데 제일 놀란 것이 무선인터넷망이었습니다. 공공도서관에 가보면 이미 와이파이(무선인터넷망)가 다 깔려 있었어요. 호텔도 가보면 거의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었어요. 반면에 당시 한국은 무선인터넷망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요.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됐던 겁니다. 자만하고 안주한 결과지요. 우리나라 IT산업이 건강하지 못한 것은 기득권이 과다하게 보호된 환경 때문인데 그건 기득권 자체에도 독이 됩니다. 그런 문제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무선인터넷망이나 스마트폰 보급은 선진국에 비해 굉장히 낙후되어 있어요.

    이각범 아주 중요한 지적입니다. 제발 앞으로 IT강국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IT강국이라고 해서 얻은 것은 정보통신 기기 생산업체와 서비스업체에 대한 과도한 보호죠. 그래서 와이파이가 보급되지 않고 스마트폰 도입도 늦어진 겁니다. 1990년대에 우리 정부가 초고속통신망을 만들고 추진체계를 만들었으면 2000년대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잘 만들어진 IT기반이 소비 위주로만 사용되고 생산적인 수단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낙후됐습니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에 투자하는 리더십 필요

    사회 한 나라의 산업이나 한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역시 방향을 잘 잡아주는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던져주는 리더십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안철수 예전에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실패해서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조차 쫓겨났는데 다시 기회를 부여받았어요.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부도덕하지 않고 열심히 했는데도 실패했으면 인정해주는 미국의 문화 때문에 스티브 잡스의 오늘이 있었던 같아요. 또한 미국에는 전문가를 인정하는 사회적 토양이 단단하게 구축돼 있어요. 그밖에도 스티브 잡스가 주목받는 것은 마케팅적 측면도 있어요. 마케팅 기법 중에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이 PI(P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이미지)이거든요. 사람마케팅이 제품마케팅보다 훨씬 효과가 있어요.

    이각범 빌 게이츠가 쓴 글을 읽고 느낀 건데 앞서가는 리더는 역시 시대적 변화를 읽을 줄 아는 것 같아요.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느냐, 다음 세대는 무슨 생각을 할 것이냐를 읽어내는 것을 보고 기술자이자 CEO면서 철학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비전을 가진 CEO가 너무 적지 않은가 싶습니다.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면서 지금은 캐시카우(cash cow)이지만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추진하는 힘과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당장의 캐시카우에 연연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와이파이도 덜 깔렸고 스마트폰 도입도 늦었어요. 스마트워크 도입도 그런 측면에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시도로서 일의 틀과 문화와 관행을 바꾸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이제는 직장은 없어도 직업은 있다는 세대가 늘어나고 취업이 문제가 아니라 창업이 중요한 시대이니 스마트워크를 통해 스스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스마트워크, 각국 정부 추진 현황과 국내외 기업 도입 사례

    선진국은 나는데 한국은 걸음마 수준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vs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스마트폰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중고령자를 활용가치가 높은 인적자원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일과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이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고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판단, 스마트워크형 유연근무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총무청(GSA)과 인사관리처(OPM)를 중심으로 원격근무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총무청은 2010년까지 원격근무 가능자의 50%를 스마트워크 근무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의 포리스터리서치사에 따르면 2016년까지 재택근무자가 미국 성인의 15.4%(2008년)에서 25.9% (전체근로자의 43.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원격근무 인구 2배 증가를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말까지 취업자 인구대비 20% 달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원격근무자의 권익보호를 목적으로 노동법과 관련해 원격근무 도입 및 시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네덜란드는 전 사업체의 49%가 원격근무를 실시 중인데, 공공서비스(전기, 가스, 수도 등), 보험·금융업, 비즈니스 서비스업에 집중되어 있다. 고용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원격근무자 비율이 높은데, 근로자 5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91%가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해외 민간기업의 경우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스트바이는 2003년부터 스마트워크를 도입해서 운영 중이다. 그 결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팀의 생산성은 다른 팀에 비해 41% 향상되었고 자발적 이직률은 9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미국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재택근무 도입으로 비용을 3억8700만달러나 절감했다고 한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은 전세계 어디서나 인트라넷과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서 매년 9억5000만달러의 운영비를 절감하고 20~60%의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 향상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BT 직원의 87%가 재택근무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CO2 발생량을 92만여t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정부나 공공기관에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2007년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을 마련하고 가족친화 정책으로 재택근무, 탄력근무 등을 권장했으나, 2008년 현재 원격근무를 도입한 사업체는 0.6%이고, 국가·지자체 등의 원격근무 도입률은 3.6%로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형편이다.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국내 기업체 중에서는 대부분의 결재를 스마트폰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25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모바일오피스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1995년부터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한 한국IBM도 직원 중 65% 이상이 모바일오피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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