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BIP 컨트리클럽

명문 골프장 탐방 & 한설희 프로의 원포인트 레슨

  • 글│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10-07-06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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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을 달리고 싶은 드넓은 벌판. 햇살이 화살처럼 쏟아지건만 무덥지는 않다. 초여름 산들바람이 이토록 달 줄이야. 일찍이 진시황이 ‘동쪽의 끝’이라 불렀던 곳. 1200년 전 장보고는 뒷날 후예들이 이곳에 와서 공놀이를 할 줄 알고 미리 터를 닦아놓았던 걸까. 중국 산둥반도의 항구도시 웨이하이(威海)에 있는 BIP CC. 다리미로 다린 듯 반듯하고 가지런한 페어웨이 잔디를 밟노라니 사각사각 일상의 시름이 떨어져 내린다. 한족과 조선족 도우미들의 서툰 우리말이 정겹다. 다닥다닥 북적북적 비좁고 혼잡한 곳에서 OB로 스트레스 받는 한국의 주말골퍼들이여! 뭘 꾸물대는가. 맘 맞는 친구들과 당장 날아오지 않고. 뒤 팀에 안 쫓기고 코스 맘대로 고르고… 골프도 하고 관광도 하고….
    BIP 컨트리클럽

    동코스 2번 홀.

    BIP CC는 동·서·북 3개 코스 27홀로 구성된 회원제 골프장이다. 산림과 초원, 호수 등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점이 독특하다. 지형의 오르내림이 심한 동코스는 중·상급자에게 적합하고 길이가 긴 북코스는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서코스는 자연 해저드를 넘겨야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코스 주변에 한가롭게 펼쳐진 밭과 숲 너머로 붉은 가옥의 행렬이 이어진다. 마음은 싱글이지만 몸이 안 따라주는 현상은 이국 골프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렇긴 해도 동코스 5번 홀(파5, 444m), 서코스 3번 홀(파3, 120m), 북코스 7번 홀(파5, 360m)에서 파를 기록했으니 그리 서운할 것도 없다. 의식적으로 어깨 힘을 빼자 공이 쑥쑥 잘 날아간다. 이 간단한 원리를 꼭 끝날 때 돼서야 깨우치다니. 삶이 그런가.

    BIP 컨트리클럽

    (위) 동코스 3번 홀 티박스에서 본 전경. (아래) 동코스 4번 홀. 오른쪽은 도우미들.



    한설희 프로의 스텝 바이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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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설 희 프 로

    ● 2002년 KLPGA 정회원.



    ● J골프 라이브레슨70 진행자.

    ● MBC 골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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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측 도그레그 홀(파5) 공략법

    똑같은 코스에서 플레이를 하더라도 코스 공략법에 따라 타수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도그레그 홀인 서코스 2번 홀(파5, 469m). 티샷부터 해저드와 벙커를 의식해야 하는 핸디캡 1번 홀이다. 자신의 드라이버 거리에 맞는 공략법이 필요하다. 우측 벙커를 넘기는 데까지 207m이고 벙커 아래로 큰 연못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거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벙커 왼쪽을 향해 티샷을 해야 한다. 벙커 왼쪽으로 공을 날리면 세컨드 샷 지점에서 그린까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스리온 작전을 펴야 한다. 그린 앞쪽 45m 지점에 큰 벙커가 있기 때문에 그린 왼쪽 페어웨이를 공략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면 티샷으로 벙커를 넘긴 경우는 세컨드 샷에서 투온을 노려볼 만하다. 늪처럼 도사린 그린 주변 5개의 크고 작은 벙커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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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코스 2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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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코스 9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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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현 사장

    중국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웨이하이는 1996년 유엔에 의해 ‘세계에서 살기 좋은 10대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 거리인데 하루 두 번씩 비행기가 뜬다(부산 김해공항에서는 주 3회). 웨이하이공항에서 승용차로 30분쯤 달리면 BIP CC가 나타난다. BIP CC는 선박인테리어 전문기업인 BN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BIP CC 조수현 사장은 이 골프장의 매력으로 지형지물을 그대로 살린 친환경적 코스와 멋진 자연경관, 한국인에게 맞는 기후조건을 꼽았다. 이국땅에서, 더욱이 사회주의 국가에서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 속에 허가과정은 지난했고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저런 난제가 해결된 후 마침내 토목공사가 시작됐고, 잔디가 자라는 걸 지켜보면서 조 사장은 “해냈다”는 성취감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고객들이 골프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을 때 그간의 마음고생이 싹 씻겨나갔다. “골프 실력요? 음, 그건 비밀입니다. 저는 항상 즐겁게 플레이하고자 합니다. 타수에 민감해지고 스윙에 욕심을 내다보면 게임 자체를 즐기지 못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취미로서의 의미가 퇴색하지요. 가까운 지인들과 웃으며 즐겁게 플레이하는 게 골프의 참된 묘미가 아닐까요.”

    BIP 컨트리클럽

    서코스 9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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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코스 9번 홀 벙커.

    BIP CC는 벙커가 무척 많다. 27홀에 260개나 된다. 다양한 유형의 벙커에 빠졌다가 탈출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린도 작고 좁은 편이다. 좀 더 골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작게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골프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투 그린 방식을 채택했다.

    BIP 컨트리클럽

    동코스 5번 홀(앞쪽). 6번 홀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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