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언론은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로 이재오(서울 은평을), 윤진식(충북 충주) 등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의 국회 입성 가능성을 꼽았다. “다른 지역에서 다 져도 이들만 이기면 한나라당이 완승”이라는 보도도 나올 정도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가장 고생한 한나라당 후보, 가장 극적인 승리를 거둔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천안을 지역에 출마해 당선된 김호연(55) 의원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 처음 출전해 낙선한 후 재수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린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우선 그는 한나라당 유일의 대전·충남권 국회의원이다. 세종시 논란 등으로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점수를 잃었던 것을 생각하면, 김 의원은 한나라당에 옥동자가 아닐 수 없다. 김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당선과 함께 한나라당의 충청권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당내에서 “재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 초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그는 연 매출 6000억원이 넘는 식품기업 빙그레의 회장을 지낸, 성공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친형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라는 점도 관심거리다. 김 의원은 현재 김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는 8월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김구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김 의원은 서울에 머물 때는 주로 김구재단에서 일을 본다.
정책싸움에서 이겼다
▼ 더운 날씨에 선거를 치르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빠졌습니다. 대략 3~4kg은 빠진 것 같습니다. 아직 목소리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즐겁게 선거를 치른 것 같습니다. 물론 결과가 좋아서겠죠.”(웃음)
▼ 이번이 두 번째 선거였죠.
“2008년 처음 선거에 나섰는데, 그때는 정말 하나도 몰랐어요. 정치가 뭔지, 선거가 뭔지, 부족한 게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2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을 해온 덕분에 익숙한 기분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은 편했습니다. 그리고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 세종시 논란, 6·2 지방선거 패배 등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 안 좋은 상황에서 치른 선거였습니다.
“처음에는 한나라당 후보라고 하면 명함도 안 받는 분위기였어요. 돌아가는 분위기도 안 좋았고요. 그래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선거 기간에 한나라당에서 와주셔야 될 분은 안 오고, 안 와도 되는 분들은…(웃음).”
▼ 와야 할 사람은 누구고 오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군가요?
“그냥 그렇다는 얘깁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