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용인
음악을 찾아 자꾸 채널을 더듬는다
이런 것을 뭐라고 하나
차 마시면서도 차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고
인도풍의 시인도 아닌데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리운 것을
강물에 뜬 아파트들이
불안한 유령처럼 나를 따라오는 강변도로
이게 아니다! 이게 아니다!
고개를 저으며 차를 달린다
차 안에 음악이 흐르는데
음악을 찾아 채널을 더듬는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질문도 대답도 창밖으로 내보내지 못한다
무릇 산다는 것의 깊이란 무엇일까?
끝없이 다가드는 허공을 향해 묻고 또 묻는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가 보자
앞으로 앞으로 차를 달린다
몽롱하게 떠도는 가을 속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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