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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휴대전화 명가’ LG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공세로 부활의 날개 펼칠까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

흔들리는 ‘휴대전화 명가’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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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휴대전화 명가’ LG전자

LG전자 남용 부회장이 7월6일 여의도 트윈타워 지하 대강당에서 300여 명의 직원에게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 지난해까지 LG전자 ‘남용’호는 순항했다. 2007~08년 초콜릿폰, 프라다폰, 뷰티폰이 잇단 성공을 거두며 터치스크린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했다. 2007년 취임 초 5만원대이던 주가는 올해 4월 13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휴대전화 부문과 TV 부문이 휘청거리며, 전세가 역전됐다. 7월 LG전자 주가는 한때 9만원대에 머물기도 했다.

남 부회장은 ‘급진적 개혁’의 상징이었다. 취임 초기부터 본사 인력을 재배치하고, 과감하게 30~40대의 젊은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최고경영진 ‘C레벨’에 외국인을 잇달아 임명하는 ‘인사 실험’도 단행했다. 전임자인 김쌍수 부회장(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제품 연구개발(R·D)에 주력했다면, 그는 ‘마케팅’과 ‘디자인’에 전략의 방점을 찍었다. 그는 대표적인 제조회사인 LG전자를 ‘세계 최고의 마케팅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마케팅 > 제품 개발

하지만 ‘남용’ 표 개혁이 암초에 걸렸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추진하다 보니 ‘제품 개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은 익명을 요구한 한 외부 전문가의 분석이다.

“남 부회장은 LG전자가 ‘완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에서 기업간거래(B2B) 및 솔루션 제공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장기적 비전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남 부회장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갭(gap)이 존재했다. 조직이 ‘급진적인 방향 전환’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다보니, 정작 제품 개발이라는 기본을 놓쳤다.”



남 부회장의 ‘마케팅 드라이브’에도 평가가 엇갈린다.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올바른 선택”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겉포장’에 치중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그는 취임 초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고객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요구를 자세히 관찰하고 발견해 제품에 반영하자는 ‘소비자 인사이트(Insight) 마케팅’을 도입한 것도 그다.

그 때문일까. 지난 몇 년간 LG전자의 히트상품인 초콜릿폰 롤리팝폰 쿠키폰은 모두 감각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을 내세워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2008년 인도에서 대박 난 LG전자의 ‘야채칸 냉장고’도 ‘인사이트 마케팅’의 결과다. 인도의 수십 가정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해 주부들의 행동 패턴을 살핀 뒤, 야채 신선도를 중시하는 이들의 입맛에 맞춰 ‘야채칸 냉장고’를 출시해 인기를 모았다. LG전자의 다양한 실험은 언론과 학계에서 ‘마케팅 모범사례’로 각광받기도 했다.

하지만 ‘텐 밀리언셀러’ 초콜릿폰의 성공은 LG전자에 오히려 독이 됐다. 지난해 11월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뒤에도 LG전자는 고가의 피처폰(일반폰)인 뉴초콜릿폰에 주력했다. 뉴초콜릿폰 역시 마케팅과 디자인에 승부를 걸었다. 최고 아이돌스타인 소녀시대를 모델로 내세웠고, 세련된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최고 사양인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해 기능도 차별화했지만, 결국 스마트폰 공습에 무릎을 꿇었다. 신영증권 윤혁진 연구원은 모토로라의 사례를 들어 LG전자가 스마트폰 대응에 늦은 원인을 분석했다.

“모토로라는 레이저폰의 빅 히트 이후 후속작이 없어 2007년 1분기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스마트폰 개발에 사활을 걸었고,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해 지난 2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피처폰으로 괜찮은 수익을 올려 거기에 안주했다. 피처폰에 실패했다면, 스마트폰 개발에 좀 더 빨리 박차를 가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위기가 LG전자에는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파격적인 조직 개편이 LG전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도 논란거리다. 남 부회장은 취임 후 여느 국내 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파괴’를 시도했다. 먼저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을 위해 외국인 책임자 라인을 구축했다. 현재 직책 앞에 ‘C’가 붙는 C레벨 임원 9명 중 5명이 외국인이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더모트 보든, 최고구매책임자(CPO) 토마스 린튼,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 디디에 쉐네브, 최고인사책임자(CHO) 피터 스티클러, 최고전략책임자(CSO) 브래들리 갬빌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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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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