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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의사가 전하는 북한의 생체실험 기록

“재소자 개복해 7일 동안 肝 관찰 … ‘배고파요’ 마지막 신음 내고 죽어가”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

탈북 여의사가 전하는 북한의 생체실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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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건의 실험

탈북 여의사가 전하는 북한의 생체실험 기록

1 2004년 국내 연구진이 흰쥐 혈관 내부에서 발견해 공개한 새로운 조직의 사진. 봉한관으로 추정되는 이 조직 안쪽에 막대모양의 핵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기존의 해부학 지식으로는 혈관 내부에 둥근 핵만 존재할 뿐 막대모양의 핵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2 김봉한 당시 평양의학대학 교수. 북한이 해마다 발행하는 ‘조선중앙년감’ 1964년판(版)에 실린 사진이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의 연구는 서양 해부학의 관점에서는 모호한 것으로 치부되던 동양의학의 작동방식을 해석할 수 있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서양의학에서 ‘약한 고리’로 남아 있던 발생과 치유 부분을 크게 진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게 된다. 이쯤 되면 ‘노벨상감’이라는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 가늠할 만하다.

기자는 이른바 ‘황우석 파동’이 한창이던 4년여 전 김봉한의 연구에 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신동아’ 2006년 2월호 ‘북한판 황우석 김봉한의 영광과 몰락’ 기사 참조). 당시 봉한학설을 재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던 국내 연구팀으로부터 김봉한의 연구에 참여했던 여의사가 탈북해 서울에 머무른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2003년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을 진행 중이던 김씨와는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지난 4월 그는 오랜 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했고, 기자는 이제야 40여 년 전의 기억에 관해 미뤄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올해 나이가 63세라고 알고 있습니다. 1966년 당시에는 대학교 신입생이었을 텐데 어떻게 국가가 주도하는 연구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은 김 박사와 제 모친 사이의 개인적인 인연 때문이었습니다. 두 분이 모두 서울 출신이었고, 평양에서 이뤄진 서울내기들의 사적인 모임에서 알고 지내신 사이였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두 분이 비슷한 연배에 독신이었던 것도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거기에 제가 손재주가 좋은 편이라 외과해부에 나름 재능이 있었던 것도 한몫했겠지요. 한때는 그러한 인연을 저주하기도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김봉한 연구팀은 봉한관의 해부학적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생체실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봉한관을 타고 흐르는 액체 속의 ‘산알’이라는 미세한 조직이 인체의 손상된 세포에 다다라 이를 치유 또는 재생시키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게 실험의 목표였다는 것이다. 산알이 자라서 세포가 되고 다시 산알로 변한다는 이러한 주장은 기존의 세포분열이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김봉한의 연구 가운데서도 서양의학과 가장 괴리가 큰 도발적인 주장이다.

“애초에 김봉한 교수가 봉한학설을 창안하게 된 계기도 봉한관을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이었어요. 6·25전쟁의 와중에 부상자를 수술하다가 혈관도 아니고 신경계도 아닌 봉합실 비슷한 물질을 확인했던 거죠. 이걸 채취해 생리식염수에 담가놓았더니 육안으로도 생체조직인 게 확인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그 안에 미세한 점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거죠. 그게 봉한관과 산알의 첫 발견이었던 셈입니다.

문제는 이론 정립 초기단계다 보니 봉한관의 실체와 그 속에 담겨 있는 산알의 움직임을 건강하게 살아 있는 인체조직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거예요.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자니 살아 있는 사람의 신체를 해부해 들여다보고 싶었던 거죠. 봉한관이 많은 근육에서 조직을 떼어내 관찰하기도 했지만 주요 장기나 기관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의 특징을 잡아내려면 생체실험을 하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었던 겁니다. 당과 국가가 나서서 전폭적으로 홍보하는 연구가 되다보니 어떻게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압박감도 엄청났겠지요. 결국 김 교수는 인체해부 집도를 통한 실험연구 계획안을 작성해 상부의 검토를 거쳐 승인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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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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