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이는 경기선행지수를 시작으로 각종 체감 경기지표, 그리고 소비 및 고용지표 등 실물지표에 이르기까지 주요 경제지표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본 연구소의 판단에 따르면 하반기 미국 경제는 최근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가파른 성장 둔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여전히 연간 기준 3%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시장 컨센서스는 하반기로 갈수록 2%대 후반까지 하향 수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듯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올 하반기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경기선행지수의 전분기 연율이 지난해 9월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 반전한 것을 시작으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세제혜택 연장에도 연말을 전후해 주택관련지표에서 재차 정체 가능성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본격화한다. 그 후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 3월 중 고점을 형성하고, 현재 미국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ISM 제조업지수가 지난 4월 이후 확장 국면이 둔화되고, 5월 이후에는 주요 실물지표에 해당하는 소매판매와 고용지표에서 경기 둔화 시그널이 점차 강화된다.
FRB는 여전히 ‘상저하고’ 낙관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주요 체감 경기지표 위축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인데, 우선 경기 회복을 주도하던 제조업 체감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으며 주택 공급업체의 체감경기 역시 2009년 4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도 양대 소비심리지표에 해당하는 미시간대의 소비심리평가지수와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모두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던 2009년 상반기 수준까지 하락해 하반기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07년 12월 이후 공식적인 리세션(경기후퇴)에 접어든 미국 경제는 1930년대에 경험한 대공황 이후로 가장 극심한 침체를 겪었는데, 특히 부동산시장의 극심한 버블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의 높은 레버리지는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충격으로 다가왔다. 즉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자 주택을 담보로 만들어진 파생상품 가치가 떨어졌고, 이때 높은 차입금을 가지고 관련 상품에 투자한 이들은 그 만큼 커다란 위험에 노출되는 패턴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에 정부가 주도하는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이 시작됐고, 2009년 3·4분기 이후 미국 경제는 4분기 연속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6500포인트까지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2010년 7월 현재 1만선을 상회하는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