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모 보험회사의 암보험 상품.
당분 섭취를 줄이면 암이 억제될 뿐 아니라 노화 예방 효과도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렇게 암을 예방, 억제,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은 적어도 매월 몇 건씩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암은 여전히 정복될 기미가 없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며 사망자의 28%가 암에 걸렸다는 2008년 통계청 자료가 보여주듯이, 암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암보험이 없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은 ‘암의 진단·치료 기술이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는 점과는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암의 완치가 가까워졌다’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늙으면 결국 암에 걸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암 사망률이 높아진 것은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는 점이다.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보건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61명으로, 아시아 25개국 중 몽골(28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후진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측도 있지만, 암이 나이가 어느 정도 든 뒤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평균 수명과 연관지어 살펴볼 필요도 있다. 즉 평균 수명이 더 짧은 나라에서는 암이 발생하기 이전에 다른 질병이나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 수치상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40대 이후부터 크게 늘어난다. 40대 사망자의 약 30%, 50대와 60대 사망자의 약 40%는 암으로 사망한다. 그 뒤로는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늘면서 암 사망률이 조금 낮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어 보인다.
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렇다. 암은 세포의 유전물질에 돌연변이가 많아져 세포 분열 과정이 정상 상태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바뀌면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세포는 인접한 세포가 손상되거나 조직이 자라거나 할 때처럼 필요한 상황에서만 분열해 세포를 늘린 뒤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런 통제력을 잃고 한없이 분열을 계속한다. 덩어리가 되어 계속 부풀면서 다른 조직을 파괴한다. 때로는 일부가 떨어져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다른 조직에 달라붙어 퍼뜨리기도 한다.
암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생긴다.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는 방사선, 바이러스, 흡연, 탄 고기에 든 발암물질 섭취, 환경오염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진행된다. 오래 살수록 이런 요인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젊을 때는 몸의 대사 활동이 빠르고 손상된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기능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세포는 본래 유전물질이 손상되면 수선한다. 그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예 자살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활력이 떨어지면 그런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돌연변이들이 위세를 떨친다. 이렇게 보면 암도 심혈관 질환, 관절 질환 등과 마찬가지로 그저 몸의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질환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암은 인체의 모든 조직과 기관에서 발생한다. 서서히 자라는 것도 있고 빨리 자라는 것도 있다. 그러나 세포가 통제 불능상태로 증식한다는 점에서 모든 암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