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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SK미소금융재단 신헌철 이사장

“현장 밀착, 특화상품 개발 … 서민이 OK할 때까지!”

  • 이형삼│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ans@donga.com│

SK미소금융재단 신헌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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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미소금융재단 신헌철 이사장

재래시장을 찾아 미소금융 홍보활동을 벌이는 신헌철 이사장(오른쪽).

▼ 아직 1년도 안 된 시점이긴 하나 미소금융 출범 때 쏟아진 기대에 비하면 대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게 아니냐, 사업 속도가 너무 느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홍보와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미소금융은 넓게 보면 서민을 돕는다는 면에서 서민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햇살론’과 비슷해요. 하지만 미소금융이 저소득층의 창업과 사업운영에 중점을 두고 컨설팅 등 사후관리까지 하며 자활을 돕는다면, 햇살론은 긴급생활자금 지원 위주라 사후관리를 해주지 않죠. 그런데 미소금융사업 초기엔 이런 사정을 모르는 고객들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신청이 대부분이어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간 미소금융 지점 수가 충분하지 못해 고객의 접근 편의성이 떨어진 것도 실적 저조로 이어졌습니다. 단기간에 사무공간과 인력을 확보해 많은 지점을 설립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또 한 가지 이유로 들 수 있는 것은 다소 까다로운 대출자격입니다. 7등급 이하의 개인신용등급, 일정 금액 이하의 보유재산, 일정 조건의 자기자금 유지비율 등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거든요. 이는 미소금융의 근본적인 취지를 감안해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초기의 시행착오가 정비되고 각 부문의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사업이 안전하게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소금융이 진출한 몇몇 재래시장에선 고리(高利)를 챙기던 일수업자들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SK미소금융은 지난 6월말까지 135명에게 13억원을 대출했는데, 오늘(9월8일) 현재까지는 299명에게 29억원이 나갔어요. 상반기 6개월 누적 대출액의 약 120%가 2개월여 만에 나간 겁니다. 지점도 지난 8월에만 4곳이 문을 여는 등 8곳(서울 영등포·금천·송파, 인천, 대전, 울산, 경기 광명, 제주 서귀포)으로 늘었어요. 올해 안에 서울 강북, 전북 군산에 지점을 열면 10개가 됩니다. 서서히 속도가 붙고 있어요.



제도권 금융을 대하는 시각으로 미소금융을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은행 문턱도 넘기 어려운 서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금융의 꽃을 피워보겠다는 것 아닙니까. 정말 미소금융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자립 의지가 강한 서민들을 잘 가려내 지원하고, 이들이 5년 동안 대출금을 잘 갚고, 이들이 갚은 돈을 또 그런 서민들이 빌려가고…이렇게 선순환의 바통을 주고받으며 끝없는 장거리 계주를 하는 겁니다. 이걸 보고 ‘왜 빨리빨리 못 뛰냐’고 힐난해서야…. 하찮아 보이는 민들레 홀씨 하나가 마침내 들판을 뒤덮고, 더디 자라는 토종 잔디가 양잔디보다 억세게 뿌리를 내리잖아요.”

“교도소 비었다고 하숙 칠 수야…”

▼ 그렇지만 일부 미소금융재단에선 ‘대출 실적이 부진하니 대상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압니다. 미소금융이 저신용자만 지원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사람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요.

“미소금융이 태어난 목적을 되새긴다면 동의할 수 없습니다. 6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의 경우 사업 개시 한 달 남짓 만에 대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벌써 속도조절론이 제기될 정도예요(더욱이 햇살론의 총 재원은 35조원으로 미소금융 재원의 16배가 넘는다). 우리나라 절대빈곤층을 인구의 5%로 잡으면 270만, 3%로만 잡아도 140만입니다. 우선 이들부터 살려내야죠. 지금의 미소금융 재원으로는 7~10등급에 두루 혜택을 주기에도 벅찹니다. 이들이 점점 더 많이 미소금융을 찾아오게 해야지, 먹고살 만한 5, 6등급에 사업을 더 키우라고 돈 빌려주는 게 미소금융의 목적이 아니거든요. 명색이 SK에너지 부회장이라는 저도 신용조회를 해보니 5등급이 나옵디다. 경제활동을 하느라 여기저기 대출을 열어놓으면 갚을 능력이 있든 없든 등급이 내려가게 돼 있으니까.

누군가는 ‘사업도 잘하고 은행에 피해 준 적도 없는 사람은 연리 7, 8%에 돈을 빌리는데, 뭔가 잘못돼서 거꾸러진 사람이 미소금융에서 4.5%에 돈 빌려가는 건 문제 아니냐’고 하더군요. 이건 관점의 차이라고 봅니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죄짓고 교도소 간 사람은 나라가 먹여주면서, 교도소 안 간 사람에겐 왜 밥을 안 주냐’는 논리 같아요. 교도소가 좀 비었다고 거기에다 하숙을 칠 수야 없는 노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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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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