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다른 친구의 위치를 찾도록 돕는 서비스 ‘플레이시스(Places)’를 선보입니다. 미래에는 이 서비스에 광고도 포함할 예정입니다.”
플레이시스는 위치기반서비스(LBS)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다. 물론 당사자의 허락 없이는 위치 정보가 타인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이를 허락한다면, 페이스북 사용자 5억명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서로 파악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이다.
한 청년이 창조해내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저 사교용에 그칠 수 있었던 하나의 인터넷 서비스가 ‘세계를 연결하는 도구’로 진화했다. ‘보다 열려 있고, 서로 연결된 세상을 만든다(making the world more open and connected)’는 주커버그의 꿈이 현실화하는 중이다. 지난 3월 페이스북은 미국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성이었던 검색엔진 ‘구글’의 방문자 숫자를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을 애플, 구글과 함께 뉴미디어 시대를 이끌 주역으로 손꼽는다.
마크 주커버그는 지금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부터 ‘하버드대 출신 수재’ ‘제2의 빌 게이츠’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혁명가’까지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그에게 찬사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2008년 미국의 IT 전문가 캐러 스위셔는 그를 두고 ‘아직 갓난아기(Toddler) 경영자’라 일컬었다. 페이스북의 사생활 침해 논란과 잇따른 소송은 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끊임없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슈 메이커, 마크 주커버그.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그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문학 DNA
주커버그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엘리트적 성장 배경’이다. 그는 1984년 미국 뉴욕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정신과의사인 어머니 사이의 1남3녀 중 둘째다. 그의 누나와 여동생들 역시 수재로 통했다. 주커버그의 누나인 란디 주커버그는 현재 페이스북의 시니어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주커버그가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건 11세 무렵. 486DX 데스크톱 컴퓨터를 선물 받은 뒤 ‘멍청이를 위한 C++(C++ for Dummies)’란 책을 구입해 소프트웨어 공부에 나섰다.
9학년을 마칠 무렵 그는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율리어스 카이사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임을 개발했다. 라틴어 수업에서 배운 역사를 스토리로 구성했다. 미국 최고 명문사립고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 들어간 뒤에는 친구인 애덤 단젤로(Adam D?Angelo)와 함께 ‘시냅스 미디어 플레이어’를 만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서비스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아니, 고등학생이던 천재개발자 주커버그를 특채로 영입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진짜 속내였다. 하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고, 2002년 하버드대에 입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