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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수명 연장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 취약 드러나

국내 노후 원전 과연 안전한가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수명 연장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 취약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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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연장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 취약 드러나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

한수원은 그동안 ‘고리 1호기 계속운전 안전성평가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이 보고서가 국가 기밀로 분류돼 있고, 국가정보원 측으로부터 비공개를 요청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둘째 보고서 안에 세부 평가 항목을 만든 외부 업체의 지적재산권 정보가 담겨 있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것은 보고서에 명시된 각종 도표나 기술 등이 유출될 경우 관련 회사가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셋째 한수원은 정보의 왜곡이나 국내 원전 정보의 해외 유출 가능성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수원은 국회의원 등이 요구할 때는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 일반인에게도 보안사항을 제외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에도 복사나 필사, 촬영 등은 제한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후 원전 운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이 평가서를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동아’는 4월 중순 모종의 경로를 통해 언론계 최초로 이 보고서를 열람했다. 모두 9권 5440쪽인 이 평가보고서는 주기적 안전성평가보고서 5권, 주요기기 수명평가보고서 3권,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1권으로 구성돼 있다. 544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어려운 용어뿐 아니라 실험이나 결과를 도출한 과정 등에서도 생략이 많아 일반인이 이를 보고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 한수원 관계자는 “실제 시험 내용이나 절차 등까지 담으려면 보고서가 아니라 논문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로 용기 용접재 취약화

기자는 원자력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평가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피던 중 원자로 용기가 생각보다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물론 이 보고서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심사 보고서에는 한수원이 적법한 방식으로 추가 보완 평가를 해서 원자로 용기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문제는 이 결함이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고, 이 결함을 보완하기 위한 대체검증방식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KINS가 한수원의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만든 ‘고리원전 1호기 계속운전 안전성 심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고리 1호기의 경우, 조사취화(照射脆化)에 취약한 용접재(Linde 80)의 사용으로 인해 설계수명(30년) 이전에 최대흡수에너지에 대한 허용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됨’이라고 나와 있다. 과학기술부 고시 제2005-03에 따라 원자로 압력용기 노심대 재료의 최대흡수에너지가 68J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보다 낮았다는 것이다. 전문용어를 사용해 말이 어렵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원자로 압력용기를 용접한 부위가 충격을 견뎌내는 힘이 기준점보다 약해져 문제다’는 뜻이다.

계속운전이란 수명 연장을, 조사취화란 방사선을 계속 쬐어서 그 성질이 약해지는 것을 말한다. 또 최대흡수에너지란 충격을 받았을 때 견뎌내는 힘을 말하는데, 원자로와 관련해서는 특정한 온도에서 수행된 모든 샤르피 시험편의 흡수에너지 평균값을 말한다. 샤르피 충격 시험이라는 말도 중요하다. 이는 샤르피라는 과학자가 만든 개념인데, 시험용 강판 가운뎃부분을 v자 노치로 파고 해머로 두들겨 절단하는 데 드는 힘을 파악하는 시험이다. 즉 충격을 가했을 때 그 물체가 갖고 있는 저항특성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1J(줄)은 1N(뉴턴)의 힘으로 물체를 1m만큼 움직이는 동안에 필요한 에너지를 뜻하는데 최대흡수에너지 68J은 샤르피 충격 시험을 통해 그 충격을 견디는 힘의 크기가 68J이라는 뜻으로 50ft-lb(feet-pound)와 같은 수치다. 한수원이 작성한 자체 평가 보고서에는 이렇게 서술돼 있다.

운전 중단 요건에 해당

‘(계속운전을 위해) 32EFPY에서의 최대흡수에너지가 50ft-lb(68J와 같은 크기) 이하로 평가됨에 따라….’

여기서 EFPY는 ‘용량을 전부 출력한 상태로 운전된 햇수’(Effective Full Power Year)의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원전 가동률은 90% 안팎이므로 32EFPY는 실제로 40년 정도 가동한 것과 같은 개념이다. 따라서 원자로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32EFPY까지 방사선을 조사시킨 시편을 사용했는데 1차 허용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원자로 용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용기 안에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검사용 시편(시편)을 넣어두는데, 실제 용기의 강도 등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시편을 끄집어내어 파괴인성시험을 하도록 과기부 고시 제2005-3호에 정해져 있다. 파괴인성이란 파괴를 견디는 질긴 정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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