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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국정원이 대풍그룹<북한 외자유치기관> 대남사업 도와줬다”

‘대풍그룹 부총재’가 털어놓은 대풍그룹 흥망사, 그리고 대남사업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노무현 국정원이 대풍그룹<북한 외자유치기관> 대남사업 도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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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가 사라진 까닭

김일성·김정일 생일잔치에 해마다 참석하는 재미동포 P씨는 박철수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철수는 지난해 3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국가개발은행의 1차적인 등록자본은 100억달러로 설정하고 앞으로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의 성공경험, 선진기술, 선진경영, 관리방법을 국가의 실정에 맞게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창구도 마련해 국제고문단을 조직하겠다. 외자 유치를 통해 먹는 문제와 철도·도로·항만·전력·에너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최대 4000억달러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법과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북한 당국도 국방위원회 위원장 명령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활동을 보장할 데 대하여’, 국방위원회 결정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함에 대하여’를 발표해 박철수와 대풍그룹에 힘을 실어줬다.



결과는? 나빴다.

대풍그룹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대풍(大風)을 일으키기는커녕 허풍(虛風)만 내지른 꼴이 됐다. 국가개발은행은 실패했고, 박철수의 역할도 줄었다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지금부터 배 전 부총재의 증언을 통해 대풍그룹 속으로 들어가보자.

▼ 조선신보 인터뷰에 실린 박철수의 포부는 허황해 보입니다. 북한 당국이 박철수의 허풍에 속은 것 아닌가요.

“허풍을 쳤다기보다는 잘해보려고 했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유엔 제재가 이어지면서 실패한 것으로 봐야죠.”

▼ 뉴욕필 얘기부터 해보죠. 왜 추진한 겁니까?

“한반도의 현실에서 사회·국가에 기여할 일을 찾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박철수와 함께 추진한 프로젝트는 모두 나름의 의의를 갖고 있어요. 뉴욕필이 평양에 갔다는 것 자체가 일대 사건 아닌가요. 뉴욕필이 평양에 간다? 공연기획자로 욕심나는 일이죠. 박철수에게 뉴욕필 얘기를 꺼낸 게 2006년 12월입니다. 북한이 1차 핵실험(2006년 10월)을 한 직후예요. 뉴욕필이 평양에 들어가면 평화 무드가 조성되지 않겠습니까? 평양이 뉴욕필을 받을지, 미국이 뉴욕필을 보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뉴욕필 평양 공연을 추진하면서 한국대사관에 나와 있는 정보기관 사람에게 알렸거든요. 자칫하면 용공(容共)과 관련해 오해받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대의명분을 갖고 한 일인데, 색안경을 낀 사람들이 나를 두고 좌파라고 몰아붙이니 억울하죠. 물론 개인적인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 개인적인 부분은 비즈니스 측면을 말하는 건가요.

“기획하는 사람이 투기를 할 순 없죠.”

▼ 박철수와 인연은 어떻게 맺었나요.

“북한이 핵실험하기 서너 달 전에 처음 만났습니다. 박철수가 잘나갈 때가 아니에요. 대북 무역 일을 했거든요. 뉴욕필 공연을 거론하면서 북측에 알아봐달라고 요청했어요. 뉴욕필이 뭔지도 잘 모르더군요. 문화적으로 미국을 상징하는 단체라고 설명해줬어요. 정치 감각을 갖춘 친구니까 말귀를 곧바로 알아듣더군요. 평양 들어가서 그 친구가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모릅니다. 2007년 초에 당4호실 소속 인사가 베이징으로 나를 만나러 왔습니다. 뉴욕필을 왜 초청해야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하더군요. 글로 적어서 줬어요.”

▼ 혹하게끔 썼겠군요.

“그랬죠. 뉴욕필을 불러서 손해날 게 없다, 뉴욕필은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서 외교적으로 첨병 역할을 한다, 미국이 뉴욕필을 보낸다면 북미관계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관계 정상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전하는 것이다, 뉴욕필을 보내놓고 뒤로 허튼짓 하지 않는다, 미국을 믿어도 되는지 알아보는 수단도 된다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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