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사건 추적

‘상하이 스캔들’ 경찰간부 의문의 사직사건 전말

부적절한 금품수수 의심됐지만 증거 없어 사직서 받고 내사 종결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상하이 스캔들’ 경찰간부 의문의 사직사건 전말

4/4
▼ 감찰 과정에 외압은 없었나요?

“그런 건 없었어요. 강 전 총경이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을 찾아가 여러 차례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아는데 우리에 대한 외압은 없었어요. 그리고 공무원이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것도 사실 문제가 됩니다. 금전관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은 했습니다. 증거가 없었지만요. 만약 증거가 나왔다면 본격적으로 수사했을 겁니다. 한마디로 미완의 감사였습니다.”

그러나 이 국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경찰청 주변에서는 당시 감찰이 상당한 수준의 감찰을 진행했고 어느 정도 혐의를 파악했다는 증언도 나와 눈길을 끈다. 감찰팀 관계자가 상하이까지 가서 조사했다는 사실은 그러한 주장에 무게를 실어준다. 익명을 요구한,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경찰청 관계자는 “상당부분 문제가 확인돼 강 총경에게 사직을 권고하는 정도가 됐다고 들었다. 감찰팀 내에서 파면이나 해임을 건의했다고 한다. 어디까지 조사됐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당시 외사국은 감찰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생각했다. 강 전 총경의 비위문제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이명규 당시 외사국장이 공언을 하고 다녔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2009년 11월 말까지 진행된 내사에서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자 이 국장이 기자회견까지 열려고 했다. 언론에 터뜨린다면서. 크리스마스 바로 직전에 하려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무산됐지만. 이후에 감찰에 감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이 문제가 된 배경에는 외사국 내 갈등과 알력이 있었다. 사실 이 사건은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중국 공안의 협조를 받아 중국에서 재판에 이겨 피해금액을 환수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랬다. 관련자들이 서로 공(功)을 차지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커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시 외사국에서는 이 사건의 성과를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009년 7월경 중국 현지 특파원발(發)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피해금액을 돌려받게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보도를 접한 뒤 외사국에서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강 전 총경은 나중에 ‘난 이번 일로 훈장을 받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찰을 받고 조직을 떠나게 됐다’며 아쉬워했었다”고 말했다.

이 인사의 증언에 대해 이명규 당시 외사국장은 “기자회견 얘기를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환차익 금액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는 법무법인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이다. 돌려준다고 한 뒤에도 계속 돌려주지 않아 그런 얘기를 꺼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피해자들에게 잉여금을 돌려주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경찰 관계자는 “감찰에서 확인한 것을 공개하기 어려운 내부적인 사정이 있었다. 조용히 사표를 받고 사건을 끝내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권력다툼의 희생양?

결과적으로 보면, ‘신동아’는 강 전 총경의 사직, 덩씨와의 관련성 등과 관련해 경찰청 주변을 떠도는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는 데는 실패했다. 소문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 게 있다.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독단적인 행동’이 과연 파면을 요구하고 사직서를 내야 하는 정도의 사안이냐는 점이다. 또 내사와 감찰을 동시에 진행할 만한 일이었는지도 짚어볼 일이다. 이와 관련, 경찰의 한 관계자는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 일각에서는 당시 강 전 총경이 조직을 떠난 이유가 국제범죄수사대 창설을 두고 청와대와 경찰청 간 다툼 때문이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끈다. 서울경찰청 산하에 국제범죄수사대를 창설하는 문제로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과 조현오 서울청장이 갈등을 빚었는데, 그 문제가 청와대에서까지 논란이 됐다는 설명. 그 와중에 서울경찰청에서 국제범죄수사대 창설을 주도하던 강 전 총경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경찰청 현직 고위간부는 이와 관련 “보이스피싱 관련 사건과 국제범죄수사대 문제가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문제가 되면서 강 전 총경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안다. 당시 강 전 총경이 버틸 것이냐, 그만둘 것이냐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찰간부도 “(국제범죄수사대 문제로 인해) 당시 강희락 청장이 강 전 총경에 대해 화를 많이 냈다. 내 사람인 줄 알았는데 배신했다며 사직서를 받아내라고 했다고 들었다. 강 청장과 조 청장 간 갈등으로 인해 희생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총경은 4월14일 ‘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다 지난 일이다. 나를 그만두게 한 사람(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지금 감방에 있고, 이미 많은 사람이 떠났는데 내가 이제 와서 무슨 이유로 그 문제를 거론하겠나. 더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강 전 총경은 덩씨에 대해서는 “덩씨와 보이스피싱 사건은 아무 관련이 없다. 그리고 난 그 여자를 처음부터 멀리했다. 이상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동아 2011년 5월호

4/4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목록 닫기

‘상하이 스캔들’ 경찰간부 의문의 사직사건 전말

댓글 창 닫기

2021/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