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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위기의 아이들 ①

‘김수철 사건’ 후 1년, 학교 안전 보고서

“성추행범 활보하는 학교, 방치된 CCTV…구멍 뚫린 성폭력 안전망”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김수철 사건’ 후 1년, 학교 안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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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보는 CCTV

교과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학교 내 CCTV 설치도 관리 감독 부족으로 범죄 예방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고가 일어난 용산구 초등학교의 경우, 괴한이 후문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이 CCTV에 찍혔는데도 모니터링 인력이 없어 아무도 이를 알지 못했다. 결국 범인은 교사(校舍)에까지 진입했고,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내 CCTV 모니터가 교무실에 설치돼 있는데 교사들이 각자 업무로 바빠 주의 깊게 보지 못한다. 전담 감시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전국 5859개 초등학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가운데 CCTV 화면 모니터링 전담요원을 둔 곳은 한 곳도 없다.

교과부는 지난해 아동 성폭력 예방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CCTV를 설치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언(空言)으로 그쳤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관내 공공 CCTV를 공동 감시하는 통합관제센터를 설치·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 역시 당장 실현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현재 전국 공공기관의 CCTV는 방범, 주차 단속 등의 용도에 따라 담당 기관과 부서가 나눠져 제각각 관리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아동 성폭력 대책 중 흐지부지된 것은 또 있다. 경찰이 지난해 6월 ‘아동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창설한 ‘성폭력 특별수사대’는 지난 2월 경찰조직개편 때 슬그머니 해체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조사하는 여성가족부의 원스톱지원센터와 가해자를 수사하는 특별수사대가 이원화되다 보니 피해자가 중복 조사를 받는 문제가 생겼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폐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각 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 내에 ‘아동·여성보호 1319팀’을 만들어 성범죄 예방활동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319팀의 단속·수사 인력이 ‘성폭력 특별수사대’보다 적고 팀장도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동 성폭력 대응 조직의 위상이 축소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조두순 사건’ 당시 피해자 ‘나영이’를 법률적으로 지원했던 법무법인 나우리의 이명숙 변호사는 “큰 사건이 터지면 일단 국민적인 분노를 피하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시간이 지나면 나 몰라라 하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했다.

“조두순 사건 때는 범행에 비해 형량이 지나치게 낮은 데다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또 형을 감경해준 게 논란이 됐잖아요. 그러니까 아동 성폭력 범죄의 형량을 높이고 음주 감경을 막기 위한 법 개정안이 30여 건이나 국회에 제출됐어요. 하지만 이듬해 ‘김길태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태반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죠.”



처벌보다는 예방

여러차례 성폭력 전과가 있는 범인이 아무 제약 없이 돌아다니다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잔인하게 살해한 ‘김길태 사건’이 벌어지자 이번에는 전자발찌 소급 적용과 화학적 거세, 가해자 신상공개 등을 위한 법 개정안과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이듬해 ‘김수철 사건’이 일어나자 정부의 성폭력 대책은 학교 안전 강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이런 일을 겪으며 우리 사회가 이전과 달라진 부분은 분명히 있다. 아동 성폭력이 심각한 범죄라는 데 대한 공감대가 생겼고, 그 결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엄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양형은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1심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07년 38.3%에 그쳤던 자유형(징역형) 비율은 2009년 45.5%로 높아졌고 2010년 상반기에는 50.0%까지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연령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자의 자유형 비율은 32.0∼33.6%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간상해·치상죄의 권고형량을 최고 무기징역까지로 높이고, 가해자가 술에 취했다 해도 사물 변별력이나 의사결정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가 아닐 경우 형을 감경받을 수 없도록 양형기준을 바꿨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소급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법’ 이른바 ‘전자발찌법’과 어린이 상대 성범죄자에게 성충동 억제용 약물을 처방하도록 하는 ‘성범죄자 성충동 약물치료법’ 이른바 ‘화학적 거세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더 이상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다”고 비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아동 대상 성범죄는 줄지 않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3년 642건, 2004넌 721건이던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사건은 2007년에 이르러 1000건을 넘어선 뒤 줄곧 1000건 이상을 기록 하고 있다. 매일 3명꼴로 아이들이 끔찍한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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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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