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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의 흥부기행

‘친환경·나눔·이노베이션을 실천하는 흥부가 살아 있다’

  • 이명재| 저널리스트 promes65@gmail.com

‘진정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의 흥부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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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의 흥부기행

흥부기행에 동행한 판소리꾼 임진택씨가 창작 판소리 ‘남한산성’을 시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안에서 흥부를 몰아낸 것은 단지 흥부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인간성과 덕성을 버린 것이며, 배려심을 버린 것이며, 착한 심성을 몰아낸 것이었다. 놀부를 바람직한 인간형으로 받아들인 것은 곧 우리 안의 탐욕과 이기, 무한 경쟁, 무한 소비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흥부의 추방은 우리 안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 탐욕은 무한 경쟁의 이기주의에서 나온 것이었고, 그 무한 경쟁은 우리 안의 괴물에서 태어난 것이었다. 그런 반성이 흥부를 다시 발견하게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사실은 지금도 흥부는 여전히 부인되고 있다. 우리가 사실 흥부보다는 놀부가 되고자 하는 내심은 “부자 되세요”라는 낯 뜨거운 인사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우리 사회의 풍경 속에서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흥부를 진정으로 복권시키는 것은 곧 우리 안의 흥부를 찾는 것이며 우리 안의 참인간을 회복하는 것일 때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모든 고전은 신간’이라는 말이 있듯, 흥부의 재평가는 단지 과거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흥부를 찾아 떠나는 흥부기행을 마련한 뜻이 여기에 있다.

새로운 사회를 꿈꾼다

흥부의 재발견, 바로 알기는 우리의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과 각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나아가 새로운 삶, 새로운 사회, 우리의 미래상에 대한 모색이다. 흥부의 품성과 인간성, 삶의 태도에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답, 미래의 전망이 있다는 발견이다. 금융위기 등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우리의 미래는 탐욕이 아닌 흥부의 배려에 있으며, 살상과 파괴가 아닌 생명의 존중에 있음을, 치밀한 이기가 아니라 넉넉한 흥부의 마음에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이웃 간에 화목하고, 친구에게 믿음이 있어, 굶어서 죽을 사람 먹던 밥을 덜어주고, 얼어서 병든 사람 입었던 옷 벗어주기, 노인이 짊어진 짐 자청하여 져다주고, 장마 때 큰 물가에 삯 안 받고 건네주기, 남의 집에 불이 나면 세간살이 지켜주고, 길에 보물이 빠졌으면 지켜 섰다 임자 주기, 청산에서 백골을 보면 깊이 파고 묻어주며, 수절 과부 보쌈하면 쫓아가서 빼어놓기, 어진 사람 모함하면 대신 나서서 변명하고, 불쌍한 사람의 횡액을 보면 달려들어 구원하기, 길 잃은 어린아이는 저의 부모 찾아주고, 주막에 병든 사람 본집에 기별 전하기, 막 깨어난 벌레를 죽이지 않고 자라는 초목을 꺾지 않는(신재효 판본 ‘흥보가’ 중에서)” 흥부의 마음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 ‘오래된 미래’가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김영호 총장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얘기를 꺼내며 “어린 왕자에 나오는 잃어버린 장미에 대한 책임보다 흥부의 ‘제비 다리’에 대한 책임이 ‘사회책임경영’을 더욱 잘 설명해주는 발전된 사례”라고 말했다.

흥부기행은 김영호 총장의 주도로 만들어졌지만 또한 여러 명의 산파가 함께했다. 1990년대 후반 김영호 총장(당시 경북대 교수)을 중심으로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당시 산업연구원 연구원), 흥부의 고장인 남원이 고향인 김재성 전 대한매일 논설위원, 양심적 기업인의 대명사 격인 유일한 박사가 창업한 유한 킴벌리의 문국현 전 사장 등이 흥부기행 초기 단계에서 함께 논의했다. 박중구 교수는 “당시 우리의 관심은 천민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에 있었다”고 말했다. 흥부기행이 닻을 올리자 적잖은 ‘동지’가 모여들었다. 고은 시인, 환경운동가 최열, 박원순 변호사, 도법 스님, 김용택 시인 등이 흥부기행에 함께했다. 차 1대로 시작한 기행은 6회부터는 2대로 늘어났다.

흥부기행 올해로 13년째

올해 흥부기행의 주제는 ‘숲과 나무-생명이 숨 쉬는 현장’이었다. 숲과 나무와 관련해 흥부정신을 실천해나가는 지역 현장을 찾아갔다. 매년 5,6개의 방문지를 찾아가는 빡빡한 여행 일정은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민간 식물원의 맏형뻘인 경기 용인 한택식물원과 한국 와인의 메카인 충북 영동 와인코리아, 전남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 무소유 삶을 실천하는 전북 장수 좋은 마을이 올해 흥부기행팀이 찾아간 곳이었다. 방문지를 결정하는 것은 ‘흥부경영’에 입각한 사업 방식을 보여주고 있느냐는 점을 기준으로 한다. 양민호 흥부기행 운영위원장은 “흥부경영이란 친환경 정신, 이노베이션에 입각한 대박 실현 정신, 나눔의 실천과 불유(不有)의 정신 등 흥부정신을 실천해나가며 이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경영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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