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호

관절염과 척추질환, 수술 없이 다스린다

경희 무릅나무한의원 최광호 원장의 새로운 한의학 패러다임

  • 김지은│신동아 객원기자

    입력2011-04-21 1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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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절염과 척추질환, 수술 없이 다스린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욱신거리는 무릎과 허리 통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어깨가 뻐근하고 시큰거리는 증상도 가벼이 넘겼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관절이나 척추 통증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은 물론 정신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등산을 하다가 관절에 이상이 생긴 정말임(가명)씨의 경우가 그렇다. 정씨는 등산 도중 갑자기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프더니 급기야 거동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병원을 이리저리 옮기고 온갖 민간요법을 동원했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지인들과 만나는 횟수가 자연스레 줄어들다 보니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그러던 차에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하던 친구에게서 경희 무릅나무한의원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며 병원을 찾은 첫날 침을 맞은 이후로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차츰 상태가 호전됐어요. 6개월 후에는 걷는 것은 물론 뛰고 달리는 것도 가능해졌어요. 이전에는 비관적으로 진단했던 병원 중 한 곳을 다시 찾아 X-레이를 찍어보니 놀랍게도 연골이 상당부분 회복돼 있었어요. 담당 의사조차 결과를 보고 놀라워했죠.”

    많은 사람이 퇴행성관절염을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 정도로 가벼이 여긴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도 바로 병원을 찾지 않는다. 뒤늦게 치료를 시작한 후에도 수술이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퇴행성질환이야말로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퇴행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움직임이 줄어든 만큼 근육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허약한 상태가 되고, 이는 또 비만으로 이어져 다양한 노인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 원인부터 고쳐야



    “MRI(자기공명단층촬영)나 X-레이 등을 이용한 진단만으로는 손상된 관절의 총체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무리가 있습니다. 단지 연골과 뼈의 상태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무릎 연골의 마모에만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무릎 관절은 해부학적으로도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물 중 하나입니다. 체중을 떠받쳐야 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동작이나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공학적인 구조로 돼 있죠. 무릎뼈를 에워싼 연골은 인대와 힘줄, 근육 등이 모두 약해졌을 때 닳는 것이니 치료하려면 반드시 근육과 힘줄, 인대 모두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합니다. 무릎 주변 조직의 염증을 제거하고 근육과 인대, 주변 조직의 기능을 활성화하면서 연골과 뼈를 튼튼하게 만들면 완치도 가능합니다.”

    경희 무릅나무한의원 최광호 원장의 말이다. 최 원장은 “관절염을 치료하려면 무릎 관절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반조직의 총체적 재생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퇴행성관절염은 외과적 수술 후에도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 중 하나다. 진통제 등을 사용해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근본 원인인 관절 주변의 손상된 근육과 인대, 힘줄 등을 회복시켜 힘을 길러주지 않으면 증상이 금세 다시 나타난다.

    이 때문에 관절염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불치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관절염 중에서도 퇴행성관절염은 운동선수들처럼 장기간에 걸친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 관절을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노화로 무릎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 신경 조직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때 무릎뼈를 잇는 완충조직인 연골에 과다한 압력이 가해지면 연골이 닳으면서 근육과 인대, 힘줄이 손상되고 다리가 시큰거리고 쑤시게 된다. 더욱이 피가 잘 돌지 않거나 불순물이 들어가면 무릎에 물이 차 붓게 되는 것이다.

    관절염과 척추질환, 수술 없이 다스린다

    최강호 원장이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 받는 것은 노년층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상당수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업무와 과도한 운동, 다이어트나 비만, 하이힐 착용 등 잘못된 생활습관과 라이프스타일로 젊은이들 또한 퇴행성관절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깨와 팔, 손가락이 저리고 뒷목이 뻣뻣해지는 목 디스크 환자 역시 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회전건개파열은 어깨가 무겁고 결리며 쑤시는 통증을 수반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심하면 팔을 올리거나 돌리는 단순한 동작조차 하기 어려워 세수나 양치질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 역시 예전에는 노인성 질환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들에게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일시적인 통증 치료만으로는 증세를 잠시 호전시킬 수는 있으나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재발할 수밖에 없다”며 “허리 디스크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허리 디스크는 허리뼈를 보호하고 지탱하는 주변 인대와 근육 등의 조직 손상으로 디스크가 압박을 받아 튀어나오면서 발생한다. 허리 디스크가 발생하면 결과적으로 신경을 눌러 허리와 다리가 아프고 저리며 아침마다 무겁고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 증세가 심해지면 퇴행성디스크로 발전해 허리힘이 서서히 빠지면서 앞으로 굽는 척추관 협착증이 되기도 한다. 척추관 협착증에 이르면 다리 신경조직이 압박을 받아 힘이 빠지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와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디스크 탈출이나 협착을 초래하는 것은 요추 4번, 5번과 주변 조직입니다. 이 부위의 뼈를 둘러싼 인대와 힘줄, 근육 등을 재건·재생시키는 포괄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무게 비율로 따졌을 때 우리 신체 부위 중 뼈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로 미미합니다. 그런데도 뼈는 우리 몸의 중심과 형태를 잡아주는 근간이 되는 중요한 부위지요. 하지만 뼈가 손상됐다고 해서 그 뼈만을 치료하려드는 것은 인체의 유기적 결합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병의 원인을 찾아야지요.”

    최 원장은 뼈의 손상 이면에는 반드시 근육 손상이 존재한다고 했다. 근육과 인대, 힘줄 등이 먼저 망가지면서 뼈가 지탱할 힘을 잃게 되고 그 사이에 있던 연골도 망가지게 된다는 것. 아울러 근육과 인대, 힘줄 등의 독립변수들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됨으로써 종속변수인 뼈와 연골까지 손상된다는 것이다. 뼈와 연골에 손을 댄다 해도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지언정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아 금세 재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만학도의 길에서 발견한 한의학의 깊이

    최 원장이 한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서른을 훌쩍 넘어서다. 남이 모두 부러워하는 공기업에서 근무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한 허리 통증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심각해져서야 병원을 찾았다. 꼬박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지만 호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초조함이 밀려왔다. 병원에 다니느라 매일 2시간 정도 자리를 비워야 하니 직장에서도 이만저만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었다.

    병원에서는 마침내 수술을 권유했다. 하지만 수술날짜가 다가올수록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만 갔다. 수술을 피할 수는 없을까 고심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는 수술 당일 착잡한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다가 길 건너 한의원 간판을 발견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았는데 침을 맞고 약을 지어 먹는 것만으로도 증세가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더니 한 달도 되지 않아 증세가 말끔히 사라졌어요. 그야말로 경이로운 체험이었죠.”

    이후 한의학에 깊이 빠져든 최 원장은 직장을 그만두고 입시공부를 시작해 한의학도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워낙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고 하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인데다 직접 경험한 한의학의 효과가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인체 중에서도 관절과 디스크 부위. 그는 한의학적 치료법에 현대의학의 해부학과 생리학 개념을 도입해 지금까지의 치료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적용해 높은 성공률을 얻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한방과 양방은 인체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전혀 다릅니다. 두 분야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제가 굳이 관절과 디스크 부위를 택한 것도 이제는 전문화 시대이기 때문이에요. 재주는 많은데 특기가 없는 것보다는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자신감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때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소신을 갖고 꾸준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 자신만의 특별한 치료법을 찾은 최 원장은 퇴행성관절염과 척추질환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2007년 서울 구의동에 경희 무릅나무한의원을 열었다. 예부터 퇴행성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탕약 재료인 ‘무릅(우슬)나무’에서 따온 이름이다.

    경희 무릅나무한의원은 이후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수원, 울산에까지 지점을 두고 최 원장의 치료법을 근간으로 관절과 디스크 치료를 해나가고 있다. 과거 입소문을 듣고 멀리 부산 등에서 치료를 받으러 오던 환자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무릅나무한의원을 찾은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완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환자들은 5~6개월간 치료를 받은 후 실제로 증상이 호전됐는지를 알아보는 일명 ‘졸업시험’을 치르는데 졸업시험을 통과한 환자들이 직접 작성한 사례가 책으로 엮어도 차고 넘칠 정도다. 물론 이곳에서 모든 관절질환의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면역체계 이상에 따른 류머티스관절염은 최 원장의 치료법으로도 치료가 어렵다. 이런 환자가 찾아오면 최 원장은 그냥 돌려보낸다. 자신의 치료법으로 치료하기 힘든 환자인데도 무턱대고 받는 것은 환자를 또 한 번 기만하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최 원장이 류머티스관절염의 치료법 연구를 멈춘 것은 아니다. “더욱 독창적이고 앞선 치료법을 개발해 무릅나무한의원의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아가 해외에까지 분원을 확장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가 한의학에 대한 열정과 끈기로 얻어낸 새로운 관절염 치료법이 그의 바람처럼 널리 쓰여 전세계적으로도 앞선 치료법으로 인정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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