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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진단

‘오류투성이’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전문가 지적에 교과부 묵묵부답

  • 백경선│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오류투성이’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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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투성이’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황씨는 오류를 발견한 뒤 출판사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는데 일부 출판사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만들라는 대로 만들었다”는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교과부에도 찾아갔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교과부의 미온적인 대응이 수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수많은 사회단체의 수정 요구에 출판사가 일일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오탈자나 띄어쓰기 같은 단순 수정은 출판사와 저자 재량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내용 수정은 교과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에 그 절차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세계일보에 황씨의 지적이 처음 기사화된 후에도 ‘경국대전’, 팔만대장경, 고구려 건국 지역, 황준헌, 시티코프와 관련해서만 지학사가 수정했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출판사들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출판사 측에서 “수정했다”고 하더라도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년 교과서에 이 내용이 반영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검정교과서협회 관계자는 “‘경국대전’ 관련 내용에 대해 제대로 표기한 비상교육을 제외한 5곳의 출판사 중 3곳만 수정·보완 승인 요청을 했고, 2곳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 교과부는 승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필자는 교과부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검정교과서협회 측으로부터 “교과부가 ‘아직까지’ 전문가들을 통해 검토 중이다”는 말만 들었다. 황씨는 “지난해 3월 초등학교 사회과 부도 교과서의 표기 오류 및 오탈자를 잡아내어 교과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나온 개정판을 보니 3분의 1정도만 반영되고 나머지 지적한 부분은 그대로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교과부가 잘못된 부분을 수정·보완하는 작업에 좀 더 적극적이길 기대하고 있다.



꼼꼼한 검정체계 필요

고등학교 역사 교사 김모(42·남)씨는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거나 잘못된 내용을 고쳐야 할 때 교과서에는 그런 것들이 잘 반영되지 않거나 너무 늦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교과서 오류 문제의 요인으로 집필자들의 안일함과 정부 검정 체계의 허술함을 꼽았다. 한국사 교과서는 교사와 교수로 구성된 18명의 연구위원이 13종을 대상으로 내용과 표기·표현 등의 오류를 점검한 뒤, 11명의 검정위원이 심사해서 6종으로 압축했다. 국정교과서 시절 전문가 60여 명이 1권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과 비교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한국사가 고등학교 필수과목으로 바뀐다. 일본과 중국 등의 역사 왜곡에 맞서 역사 교육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황씨는 “이런 때일수록 기본적인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며 오류 없는 역사 교과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동아 201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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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선│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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