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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비교과활동 자료제출 규제해 학생부 전형의 ‘부분집합’으로

입학사정관제

  • 이범 │교육평론가, 전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

비교과활동 자료제출 규제해 학생부 전형의 ‘부분집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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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경쟁’ 불 지핀 서울대

입학사정관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되자 한국 사회 특유의 사교육과 결합하면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중장기 대입 컨설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고, 자기소개서에 첨부할 수 있는 토플 성적표나 경시대회 입상실적을 만들기 위한 고급 맞춤형 사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스펙 경쟁’이 한창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직 입학사정관제가 대세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올해 대학 신입생 기준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의 정원 비율은 전국 4년제 대학 전체로 따지면 13.5%에 불과하고, 서울지역 명문대 10여 개로 한정해도 30%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해 서울대가 수시 정원을 극단적인 수준으로(전체 정원의 80%) 확대하고, 수시 지원자 전원에게 자기소개서를 요구해 면접을 보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입학사정관제가 ‘대세’라는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심지어 중학생, 초등학생도 ‘내가 서울대에 가려면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서울대는 자기소개서에 각종 비교과활동 이력을 토플 성적표든,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수상실적이든, 개인적인 연구 경력이든 내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10개까지 첨부할 수 있게 했다.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 사교육에 불을 지핀 것이다. 최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사교육업계가 세분화·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입학사정관제에 있다.

외국어시험, 교외경시대회 성적 안 받아야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제를 없애는 게 능사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각종 자율적 활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관대해졌고, 심지어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동아리활동을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정해 연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 수업(과제연구 수업)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 도입되는가 하면, 예전에는 찬밥 신세이던 진로교육이 각광받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려면 장래의 전공이나 직업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입학사정관제가 없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입학사정관제가 부모와 사교육의 영향력을 키운다는 문제점을 드러낸 게 사실이지만, 공교육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입학사정관제의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살리는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어차피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면 대입 전형을 ‘수능 위주’ ‘논술 위주’ ‘학생부 위주’ 3가지로 재편해야 한다. 그런데 학생부에도 교과성적(내신성적)뿐만 아니라 비교과활동이 기록된다. 다만 학생부에 오를 수 있는 비교과활동 내용은 교내 학생회·동아리 활동, 교내대회 입상실적, 탐방·봉사활동 등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그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다면 비교과활동 자료 가운데 학생부(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 않는 공인 외국어시험 성적이나 교외 경시대회 입상 실적 등의 제출을 규제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학생부 위주 전형’의 일부로 편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실 학생부 위주 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두 전형 모두 교과성적과 비교과활동을 함께 본다는 것이다. 이미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면접을 보는 식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비교과활동 자료 제출에 대한 규제만 제대로 실행된다면 입학사정관제를 학생부 위주 전형의 부분집합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방안은 사교육에 대한 제어, 대선 공약의 이행, 공교육 활성화라는 3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교집합이기도 하다. 올여름 발표될 교육부의 대입정책에 기대를 걸어본다.

신동아 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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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 │교육평론가, 전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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