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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직원 믿고 맡기면 매출은 절로 올라

‘가장 정중하게 대접받는 백화점’ 노드스트롬

  • 구미화 객원기자 | selfish999@naver.com

고객과 직원 믿고 맡기면 매출은 절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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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같은 판매원

이런 원칙에 근거해 노드스트롬은 일반 기업과 정반대의 위계구조를 자랑한다. 최상층부에 고객이 있고, 바로 그 아래층에 고객과 접촉하는 판매직원이 있다. 그다음은 관리자들, 그리고 CEO를 포함한 경영진은 최하층이다. 노드스트롬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은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에 있다”며 “그 마음을 실천에 옮기는 일은 현장의 판매직원들이 하므로 판매직원 아래 모든 층은 최선을 다해 판매직원을 지원한다”고 설명한다.

판매직원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특별한 건 없다. 고객 서비스가 훌륭하기로 이름난 기업인데도 어떻게 고객을 접대해야 하는지 일러주는 가이드라인도 없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하루 정도 금전등록기 사용법 같은 실무를 가르쳐줄 뿐이다. 그래 놓고 경영진은 “직원처럼 굴지마라”고 강조한다.

처음엔 신입사원 대부분이 당황스러워한다. 그러나 ‘노드스트롬의 첫 번째 목표는 뛰어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우리는 모든 직원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듣고 나면 점차 각자의 방식으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시작한다. 노드스트롬은 “판매직원이 한 번이라도 고객을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을 주고 나면 고객을 접대하는 나름의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며 “일을 그르치면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고 말한다.

노드스트롬엔 판매직원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데 방해가 되는 권위적인 지침이나 관료적인 장애물도 없다. 자기 판단에 따라 자신이 소속된 매장뿐만 아니라 다른 매장 상품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다. 또한 교환이나 환불, 가격 할인 등에 대해 윗사람에게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다. 드레스 매장 직원이 속옷과 구두까지 함께 팔고, 하자가 있는 상품에 대해 임의로 100달러를 깎아주겠다고 제안한 것도 그래서 가능했던 일이다. 노드스트롬에서 쇼핑해본 유명 인사들은 “판매직원 하나하나가 필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모습이 마치 자기 점포를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 같다”고 평가한다.



노드스트롬 판매직원이 자영업자처럼 보이는 데는 막강한 재량권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판매실적에 비례하는 보상체계다. 노드스트롬은 1950년대 초 신발을 판매하던 시절부터 직원들에게 기본급 외에 판매수수료를 지급했다. 1960년대엔 의류소매업체 최초로 직원들에게 판매수수료를 지급했다. 이로써 시애틀 전역의 주요 백화점과 대형 소매점들이 판매수수료 제도를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노드스트롬 직원들이 받는 판매수수료는 전체 매출액의 7∼10%. 노드스트롬은 “판매실적에 따른 보상체계는 기업과 직원이 동일한 목적을 추구하게 하며, 결국 고객에 대한 탁월한 서비스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위주 보상체계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더욱이 노드스트롬은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만큼 직원들의 성취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직원들에게 “개인적, 직업적 목표를 높게 설정하라”며 “당신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은 개인별, 매장별, 지점별, 매일, 매월, 매해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명령은 닫고, 요구는 열고

노드스트롬은 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꾸준히 제공해왔다. ‘판매왕’ 선발대회 같은 이벤트는 경쟁을 부추기는 동시에 뛰어난 판매기법을 공유하는 기회로 작용한다. 또한 부서장이나 점장, 본부장 등 어느 누구에게나 어떤 질문이든 자유롭게 하라고 강조한다. 지침이나 명령은 차단하고 질문이나 요구사항을 위한 통로는 활짝 열어둔 셈이다. 노드스트롬에서는 고군분투하는 대신 경험 많은 선배들의 도움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노드스트롬 경영진도 현장을 자주 찾아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관료적인 조직이라면 경영진의 현장 방문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노드스트롬 직원들은 “회사의 임원이나 관리자들은 우리를 감시하거나 감독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최종 판단은 우리 스스로 하기에 그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원해줄 뿐이다”라고 말한다.

직원들의 목표를 높이기 위해 내부 정보도 공개한다. 직원들은 모든 매장과 지점의 매출액을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판매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재고를 충분히 마련해둔다. 여느 백화점의 신발이나 의류매장에 가보면 잘 팔리는 치수의 상품만 많다. 노드스트롬은 예외적인 치수도 다양하게 구비해놓는다. “기본적인 치수를 찾는 고객은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가 명성을 얻는 것은 모든 고객에게 열려 있기 때문”이라고 자부한다. 고객의 폭이 넓다는 건 판매 기회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얘기다.

판매직원들은 회사가 마련해놓은 상품들을 수동적으로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상품에 대한 의견을 적극 제시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 치수, 수량 등에 대한 판매직원의 의견이 상품 구매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노드스트롬에선 구매담당자 한 사람이 책임지는 매장 수가 경쟁업체에 비해 적다. 그래서 그 지역 문화나 고객 취향을 반영한 독특한 상품들에 부담 없이 모험을 건다.

미국의 수많은 백화점과 쇼핑몰 중에서 노드스트롬이 돋보이는 건, 다른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독점 판매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구매담당자 혼자 사무실에 앉아 상품들을 고르는 대신 고객과 접촉하는 판매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다.

노드스트롬의 성공 전략을 담은 ‘The Nordstrom Way’의 저자 로버트 스펙터는 “노드스트롬 경영진은 자신들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정보는 고객에게서 찾아야 하고, 판매직원들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걸 잊지 않는다”라고 썼다.

노드스트롬은 “우리 회사는 판매가 전부다”라고 말한다. 물건을 팔기 위해선 뭐든 한다는 뜻이 아니다. 판매를 통해 고객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한 사람이 아니면 노드스트롬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노드스트롬의 매장 관리자, 구매담당자, 지점장은 대부분 판매직원 출신이다. 내부 승진이 원칙이며, 판매직원으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면 구매담당자, 매장관리자 등 지원 업무로 옮겨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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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객원기자 | selfish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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