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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가동 北 의도에 말렸다”

천영우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개성공단 재가동 北 의도에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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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가동 北 의도에 말렸다”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천영우 당시 외교안보수석이 브리핑하고 있다.

자위권은 ‘권리’ 아닌 ‘의무’

▼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승인한 것데 대해 우리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한다. 평화조약을 맺고 동맹관계에 있는 전 세계 모든 나라는 국제법상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받는다. 미국과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집단적 자위권은 존재했다. 다만 일본이 내무 법제국 해석을 바탕으로 50년 가까이 ‘미국이 공격받더라도 일본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오다 이번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자위권이란 용어는 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무다.”

▼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나.

“우리에겐 이지스함은 있지만 MD시스템이 없다. 그런데 일본 이지스함에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면 일본이 우리를 도울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다.”



▼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유사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게 될 것 아닌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우리 국민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베 총리가 과거 지향적 맥락에서 군사 대국화를 지향하기 위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우리의 안보 이익 관점에서,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 측면에서 본다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겁먹고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 안보 정책은 가슴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안보 이익에 독인지, 약인지 머리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일본이 충분한 사전 설명 없이 잘못된 정치적 맥락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 일본이 태도를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때문이다. 일본 본토가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괌이나 오키나와의 미군기지가 공격받으면 일본 본토가 공격받는 것 못지않게 큰 위협이라고 본 것이다.”

▼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신호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가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로 인해 큰 피해를 당해서 생긴 트라우마가 깊어 걱정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또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불리한 상황은 중국이 급속도로 부상하고 일본이 상대적으로 쇠퇴해서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이 무너지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한국과 동북아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부분 제재’ 불과한 對北 제재

외교를 흔히 국가 전체 이익을 놓고 벌이는 카드 게임에 비유한다. 다양한 협상 카드를 잘 활용해 최종 목표인 국익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전직 외교관들은 “국익을 놓고 다투는 외교 현장에서 지엽적 문제에 집착하다간 큰 이익을 놓치게 되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 전체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전작권 환수 재연기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천영우 전 수석의 얘기도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 우다웨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최근 북한을 다녀왔다.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안 다니는 것만 못할 수도 있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비핵화가 진전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필요한 것이지, ‘회담을 오래 안 했으니 한번 하자’는,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회담은 하면 할수록 신뢰성만 더 떨어진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는 것이다. 북한의 결심 없이는 6자회담을 열어봐야 (북한에) 핵개발할 시간만 벌어주고 제재 완화해달라고 요구할 자리를 펴주는 것밖에 안 된다. 지금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했다고 믿을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 헌법에까지 핵 보유국임을 명시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먼저 보일 수 있을까.

“북한은 핵을 생존도구로 여긴다. 마치 핵 속에 구원이 있는 것처럼, 핵을 김일성교의 신줏단지처럼 여긴다. ‘핵만 가지고 있으면 끄떡없다, 우리를 업신여기거나 짓밟지 못한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그런 미몽에서 깨어나도록 핵 보유 대가를 톡톡히 지불하게 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는 핵 보유에 따른 보험료와 같다. 그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버틸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북이 ‘핵 보험료 때문에 공화국이 망하게 됐다. 이 보험을 깨는 게 생존에 더 유리하겠다’는 계산과 판단을 해야 6자회담을 해도 효과가 있다. 북한이 핵 보유라는 전략적 계산 공식을 바꾸도록 제재를 강화해야 하는데, 지금의 제재 수준은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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