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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정답 대신 호기심 개인 대신 시스템!

실리콘밸리 SW 막강 경쟁력 비결

  • 이승훈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정답 대신 호기심 개인 대신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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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대신 호기심 개인 대신 시스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하드웨어에 내장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다.

소프트웨어의 이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는 주요 기업들은 기업 내부적으로 직원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개발자 출신의 창업자가 중심이 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정보의 공유와 참여가 소프트웨어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실제로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은 직원들의 비공식적인 모임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게임, 편의 시설 등을 마련했으며, 최근 발표한 신사옥 청사진을 보면 건물의 설계 때부터 개방, 소통의 문화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선 모양의 애플 사옥은 외부로부터 철저히 차단되지만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쉽게 마주치고, 융화할 수 있는 구조를 건축물 설계에부터 반영했다. 페이스북의 ‘웨스트 캠퍼스(West Campus)’는 자연과 융화한 모습에서 직원들이 별도의 회의실이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토론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배려했다.

국내 대다수 기업의 다소 경직적이며 경쟁적인 문화는 자유로운 정보 공유와 참여를 저해한다. 물론 개별 개발자 처지에서는 자신이 개발한 코드가 공개되고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면 자신만의 차별적 가치가 줄어든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개개인이 소유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더 높아질 수 있다. 소프트웨어가 공유되면서 많은 사람의 참여가 이뤄지면 더욱 보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픈 소스 및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기업 외부의 개발 그룹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이것이 개발자 개개인의 활동에 머물러 기업이 필요한 특정 기술을 습득하는 수단으로서 활용하는 데 그치고 기업 내부 문화는 변화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는 어려울 것이다.

‘이직 문화’ 뛰어넘는 시스템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평균 2~3년을 주기로 이직한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이직은 ‘이직 문화’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빈번하게 이뤄지며, 기업 처지에서도 이직자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개발자를 채용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개발자들이 자주 이동하는데도 기업들은 큰 무리 없이 기존 개발 계획에 따라 제품, 서비스를 개발, 출시한다.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개발자 개개인의 역량이 아닌 시스템에 철저하게 의존한다.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초기부터 개발 후 유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시스템으로 구현해놓고 있다.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최종적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70% 이상은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개별 개발자의 구현 능력 및 개발 팀의 팀워크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시스템의 중요성은 소프트웨어 개발, 출시 이후에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정형의 제품을 출시하는 제조업과는 달리 소프트웨어는 기능, 성능 추가 등 업데이트 및 유지, 관리 등이 완성도에 큰 부분으로 작용한다. 체계적으로 기록, 정리된 개발 기록들을 기반으로 신규 인력들은 큰 무리 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새로운 개발자들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므로 빈번한 인력 이동에도 지속(sustainable)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앞에서 보듯 철저한 채용 과정을 통해 검증된 개발자들이 뒷받침해주기에 가능한 측면도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은 개발자 개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물론 개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기도 하지만, 소수의 뛰어난 개발자에 의해 개발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력 선발 때부터 존재하는 개별 개발자의 경험, 능력 차이를 시스템이 보완해주지 못할 경우 더욱 큰 문제가 된다. 결국 소수의 뛰어난 개발자는 지속적으로 과다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고, 기업 또한 소수의 주요 인력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며, 특정 개발자의 이직은 기업의 손실로 이어져 소프트웨어 개발에 차질을 빚게 된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2012년 256억 달러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33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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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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