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비화 | ‘게이츠 회고록’으로 추적한 연평도 포격전 진실

군을 지휘하지 못한 유약한 군통수권자 MB

미국·중국에 눌리고, 북한에 밀리고

  • 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군을 지휘하지 못한 유약한 군통수권자 MB

2/7
지난해 이맘때 북한은 ‘냉정한 전사’의 면모를 보였다. 한미연합군은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독수리연습, 3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 키리졸브연습을 펼쳤다. 대형 군사작전은 훈련을 명목으로 부대를 움직이다 펼치는 경우가 많다.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성공시킨 북한은 미국이 이 연습을 이용해 기습할 수 있다고 본 듯, 전략로켓군과 장거리포병 부대에 ‘1호 전투태세’를 하달했다.

독수리연습은 전면전 시 한반도로 달려온 미 증원군과 한국군이 하나가 돼 작전계획 5027대로 움직여보는 실(實)기동연습이다. 증원군으로는 주로 오키나와에 있는 미 해병대 3원정군 등이 달려온다. 이들은 여러 단계로 나뉘어 달려와 몇 가지 연습을 하고 철수한다. 그리고 한미연합사를 확대한 전면전 지휘소가 각종 워게임을 해보는데 그것이 키리졸브연습이다.

‘1호 전투태세’ 발령 직후 북한은 평양 인근 기지에서 ‘무수단’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대 TEL 2대를 꺼내 원산 쪽으로 천천히 이동시켰다. 적당한 곳에 정차한 TEL은 어느 정도 준비한 후 무수단을 쏠 수 있다. 무수단은 미 해병대 3원정군의 본거지인 오키나와는 물론이고 미 13공군이 있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까지 날아간다.

그 때문에 미 공군 우주사령부는 모든 첩보위성과 무인정찰기를 동원해 TEL의 동태를 추적했다. 그러나 산 그림자에 가려지거나 날씨가 나쁜 날은 놓쳤는데, 그때마다 북한이 무수단을 발사하지 않을까 긴장했다. 미군이 그러하니 첩보위성과 무인정찰기가 없는 한국군은 더 긴장했다. ‘귀로 듣는 위험’은 눈으로 보는 적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군은 미군의 반응을 보며 따라 움직이는 ‘덩달이’가 돼갔다.

우리의 준비는 완강해졌다.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군단과 사단은 직속 포병여단과 포병연대들에 지시해 K-9 자주포와 한국형 다련장 로켓인 구룡을 방열(放列)해놓고 기다리게 했다. K-9과 구룡은 발사 시 엄청난 후폭풍이 일기에 발사 준비를 많이 하는데, 그것이 바로 방열이다. 연속사(射)가 가능하도록 상당량의 포탄도 준비해놓았다. 현무 미사일을 운용하는 육군 유도탄사와 F-15K와 KF-16, 이지스함 등을 통제하는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와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도 작전 태세를 갖췄다.



맞짱 쇼 ‘1호전투태세’

그즈음인 3월 27일 새벽, 2군단 예하 사단이 지키는 강원도 화천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뭔가가 철책을 넘어오려는 것으로 판단한 GOP 중대가 크레모어를 터뜨리며 일제 사격을 한 것. 사단은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그런데 그 사격으로 우리만큼 긴장했을 북쪽에서는 단 한 발의 실탄도 날아오지 않았다. 날이 밝자 사단은 짐승이 철책을 건드린 것으로 보고 진돗개 하나를 해제했다.

2군단 건너편에는 인민군 5군단이 있다. 천안함 피침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후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을 강력히 제재하는 내용의 5·24 담화를 발표했다. 국방부 장관은 그 후속조치로 대북 심리전 재개를 천명했다. 그러자 바로 그날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로 위장한 북한 5군단장이 “(한국군이) 심리전 수단을 설치하면 직접 조준격파사격을 하겠다”는 공개 경고장을 보내왔다. 그 기세에 눌려 한국군은 대북심리전을 하지 못했다.

그때 적 5군단장은 이용환 상장이었고 후임이 이영길 상장이다. 이영길은 북핵 위기가 고조된 지난해 2월 작전국장에 임명됐다. 작전국은 인민군 작전계획인 일명 ‘핵전면전쟁계획’ 등을 발전시키는 부서다. 그런 요직에 임명된 것은 이영길도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일으킨 4군단장(김격식)만큼 호전적이라는 의미다. 그러한 5군단이 야밤에 일어난 우리 군의 격렬한 사격에 침묵했다는 것은, 그들도 통제가 되는 훈련받은 집단이라는 뜻이다.

북한은 느릿느릿 태백산맥을 넘어간 TEL을 함경남도 ○○공군기지 주기장(駐機場)에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TEL 일곱 대와 함께 배치했다. 미국 첩보위성을 향해 ‘잘 찍어줘~’하는 포즈를 취한 것. 미국은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짐작할 수 있었다. ‘맞짱을 뜨겠다는 쇼를 하는구나.’ 북한은 독수리연습이 끝난 4월 30일 1호 전투태세를 해제했다.

3차 핵실험 성공에도 미국의 공격을 받지 않았으니, 북한의 ‘무수단 쇼’는 성공한 셈이었다. 북한은 위기에 처하면 ‘한판 붙자’는 대형 쇼(show)를 벌여 모면한다. 5·24담화 직후 조준격파사격을 하겠다고 위협해 국방부의 대북심리전 재개를 무산시킨 것이 하나의 사례다. 인민군은 맞짱 작전과 함께 속이고 협박하는 작전도 구사한다. 주로 음모를 꾸밀 때다.

그러나 모든 것을 숨기면 큰 역습을 당할 수 있으니 요상한 공개만 한다. 천안함 사건 발생 4개월 전 대청도 근해에서 남북한 함정이 맞붙어 우리가 승리했다(2009년 11·10 대청해전). 이 교전은 정식으로 맞붙으면 북한이 우리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자 북한은 ‘성전(聖戰)’을 언급하며 뒤통수치기에 들어갔다. 말 공격과 실제 공격 준비를 분리 추진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술을 구사한 것.

한국군을 몰아간 북한군 작전

2009년 12월 21일, 북한은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북한이 설정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북쪽 바다를 해안과 섬에 있는 포병 구분대들이 평시에 해상사격을 하는 구역으로 한다’ ‘아군(북한군) 해상사격구역에서 모든 어선과 기타 함선은 피해가 없도록 자체의 안전대책을 스스로 세워야 할 것’이라는 해군사령부 대변인 담화를 보도했다.

바다에는 세계적인 룰이 있다. ‘공해에서는 모든 배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영해에서는 그 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다른 나라 민간 선박도 자유롭게 통항할 권리가 있다(無害通航權)’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영해와, 영해에 이어진 공해를 해상사격구역으로 마구 선포하는 것은 이 룰을 어긴 행위다. 그러나 국가는 안보를 위해 서는 해상사격도 해야 하므로 국제해사기구(IMO)는 그에 대한 협약을 만들어놓았다.

2/7
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목록 닫기

군을 지휘하지 못한 유약한 군통수권자 MB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