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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뜻 살려 3대 세습 종식에 기여하겠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김일성대 총동문회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장성택 뜻 살려 3대 세습 종식에 기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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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오신 분이 2만 명 남짓인데 그중 3700명이 한국에서 못 살겠다는 겁니다. 북한이 싫어 천신만고 끝에 넘어온 동포를 껴안지도 못하면서 무슨 통일을 하겠다는 겁니까? 한국에 오신 분들이 북쪽에 남은 가족에게 한국 사정을 전할 텐데 북쪽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김일성대 졸업생은 보통의 탈북자와 달리 대부분 한국 사회에 안착(安着)했다. 상당수가 공무원, 언론인, 연구원, 시민단체 간부 등으로 활동한다. 국가정보원 등 특수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이렇듯 반듯한 직장을 가진 이가 대다수지만 배타적 문화와 비딱한 시선 탓에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보통의 탈북자와 똑같다. 영향력 있는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상실감 또한 크다.

김일성대 외국어문학부를 졸업한 한 인사는 “탈북자가 아니라 난민으로 대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엘리트 탈북자에게 느끼는 감정은 두 갈래예요. 첫째는 경계심입니다. 둘째는 잘난 놈이 뭣 하러 넘어왔느냐는 힐난입니다. 한국 사람은 자기보다 머리 좋은 북한 사람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탈북자보다 난민이 차라리 낳아요. 난민은 무조건 도와줄 대상이잖아요. 난민이라면 마음대로, 사실대로 말할 수 있습니다. 탈북자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한국인의 선입관에 어긋나지 않는 말만 해야 합니다. 탈북자가 언론에 나와서 하는 말은 대부분 거짓입니다. 한국인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겁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거든요. 북한과 관련해 눈곱만큼이라도 호의적인 얘기를 하면 의심의 대상이 되고요.”

“탈북 엘리트는 통일의 자산”



한국에서 활동하는 김일성대 졸업생 모임의 정식 명칭은 ‘재한 김일성종합대학 총동문회’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김광진 씨는 “김정은을 괴롭히는 일을 함께 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면서 “북한과 관련해 엘리트 탈북자가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일성대 총동문회장인 조명철(55) 의원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조 의원은 북한의 명문가 출신이다. 김일성대 경영업무자동화학부를 졸업했다. 당 간부 자제들만 다니는 남산고등중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부친 조철준 씨는 정무원(현재 명칭은 내각) 건설부장을 지냈다. 한국으로 치면 장관급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북한은 노동당의 국가다. 내각의 상(옛 정무원의 부장)은, 노동당의 부부장과 비슷하거나 낮은 위치다.

조 의원은 한숨을 내쉬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북정책, 통일정책과 관련해 정치권이 제일로 문제예요. 북한을 잘 다루려면 누구와 함께해야 하는지를 몰라요. 함께 할 사람은 멀리하고, 경계할 자는 가까이 합니다. 할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해야 한다고 하고, 나중에 할 것을 지금 해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 실상에 대해 무엇을 오판하는지, 대북정책, 통일정책에서 무엇이 잘못돼 있는지 모릅니다. 정치권이 앞장서 오판을 바탕으로 잘못된 정책을 주동하고 있어요. 과거에 실패한 것에서 교훈을 찾지 않고 앵무새모양으로 재탕, 삼탕 합니다.”

조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으나 대북정책 수립이나 집행에 참여한 적은 없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는 조선어문학부를 졸업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에서 일하다 탈북해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 몸담았다. 뉴포커스는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다.

“한국 사회는 탈북 엘리트가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없는 곳이에요. 탈북 엘리트를 통일의 자산으로 여겨야 하는데, 실제로는 배척의 대상 아닙니까. 국회의원 한 명 배출한 게 전부죠. 우리는 증언자일 뿐입니다. 조언자나 입안자가 될 수 없어요.”

장 대표는 최근 ‘경애하는 지도자에게’라는 제목의 책을 탈고했다. 글로벌 출판사 랜덤하우스와 계약을 맺었다.

“세계에서 탈북자 대우를 가장 잘 안 해주는 곳이 한국입니다. 4월 독일에서 시사주간지 타임 기자를 만나 출간되는 책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기로 했습니다. 표지에 얼굴이 나간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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