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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의 여기는 청와대

온종일 본관 아닌 관저 머물러 특정인 ‘비밀접촉’ 경호상 불가능

‘의문의 7시간’, 박 대통령은 어디에?

  • 동정민 │채널A 청와대 출입기자 ditto@donga.com

온종일 본관 아닌 관저 머물러 특정인 ‘비밀접촉’ 경호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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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42분 처음으로 해경이 청와대에 불안한 보고를 올린다. “370명이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일부 중복이 있었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오후 2시 36분 해경은 “(구조자가) 166명”이라고 정정했다. 청와대에 최초로 진실이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구조자가 그렇게 줄어든다면 나머지는 모두 배 안에 갇혀 있다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박 대통령에게 정확한 보고가 이뤄진 것은 세월호 참사 첫 보고 후 5시간이 지난 뒤였다.

“대처 늦은 건 아니다”

오후 4시 10분 김기춘 비서실장은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그곳에서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대통령은 그 건의를 받아들여 오후 5시10분 본부를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처음에 구조 인원 발표된 것하고 나중에 확인된 것하고 무려 200명이나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그런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까”라고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구조자 통계도 못 내는 정부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대통령은 크게 낙심했다고 한다.

야당은 참사 당일 긴박한 상황에서 회의 한 번 주재하지 않고 책임자로부터 대면보고 한 번 받지 않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대통령도 5시간 동안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었다. 제대로 보고받은 뒤 현장을 찾는 데까지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대처가 늦은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재난 사고가 터지면 대면보고보다 구두보고나 서면보고가 더 신속한 경우가 많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고위직에 있었던 이는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이 회의를 빨리 소집할 경우 보고 준비를 하느라 오히려 인력이 분산될 수 있다. 상황은 빠르게 보고하되 현장 구조 작업에 더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처음부터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아 탑승객 300여 명이 세월호 안에 갇혀 죽음을 맞는다는 걸 알았다면 대처가 더 빨랐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뒤늦은 후회다. 당연히 ‘의문의 7시간’과 같은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의혹을 증폭한 두 번째 원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국회 답변. 김 실장은 7월 7일 박영선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답했다.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둘러댄 발언이었지만 그 발언은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행적이 한 달 넘게 입방아에 오르게 된 실마리가 됐다.

김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동선을 모른다고 답하자 당장 세간에서는 ‘문고리 권력’ 소리를 듣는 3인방(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비서실장보다 더 센 실세라는 의혹이 증폭됐다.

하지만 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동선을 모두 알았다고 한다. 심지어 의문의 7시간 동안에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런데도 그는 왜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국회에서 답변해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줬을까. 대면보고를 하지 않고 서면보고, 유선 구두보고만 했다는 김 비서실장의 답변 탓에 대통령이 세월호 대형 참사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은 더 커졌다.

세월호 참사 당일 김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정식 보고 형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문에 김 비서실장이 그날 대통령을 만난 것을 구두보고로 여겼을 수 있다. 또 김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에서 소극적으로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일 수도 있다. 어찌됐건 김 비서실장의 답변은 청와대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여권 관계자는 “김 비서실장이 ‘모른다’가 아니라 ‘경호상 어디 계셨는지 대답할 수 없다’고 답하며 ‘대통령은 당일 청와대 내부에 있었다’ 정도로만 솔직하게 답을 했다면 논란이 잦아들었을 거다. 대통령을 보호하고자 둘러댄 김 비서실장의 발언이 오히려 논란을 키워버렸다. 첫 단추를 잘못 꿰니 한 달 넘게 억측이 난무하게 됐고 그 억측을 바로잡으려 해도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관저 스타일’?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어디에 있었을까. 주로 관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으로부터 걸어서 5분 정도 올라가는 위치에 있는 관저는 퇴근 후 대통령이 사적으로 머무는 곳이다. 흔히 관저 하면 잠을 자는 침대만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관저에는 침실 외에 업무를 보는 집무실이 따로 있다.

박 대통령은 주말 내내 관저에 머물며 보고서를 읽고 수시로 수석비서관들에게 전화를 하기도 한다. 평일에도 공식 일정, 비공식 접견이나 보고가 없을 경우 종종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관, 관저, 비서동 어디든 집무실이 있고 그 집무실에는 언제든 수시로 참모들과 연락할 수 있는 장치가 있기 때문에 굳이 본관에서만 근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급한 경우 참모들을 관저로 불러 보고를 받기도 한다. 김 비서실장도 국회 답변과정에서 “비서진은 출퇴근 개념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집무실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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