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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재범 막고 복귀 도울 민간 기부 절실”

소년범 돌보는 이백철 한국보호관찰학회장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재범 막고 복귀 도울 민간 기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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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청소년 재범률이 증가하면서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이들의 범죄 예방을 위한 지원사업도 그동안 부족한 점이 많았겠다.

“개정법 시행 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금품은 있어왔다. 소년원은 물론이고 일반 재소자 수형시설이나 보호관찰소에도 자원봉사자가 정말 많다. 교정위원, 범죄예방위원 등을 비롯해 지역의 뜻 있는 사업가 등 개인이 중계자가 돼서 보호관찰소나 소년원 등에 필요한 기부금품 지원을 연계하거나 필요에 따라 직접 지원하는 등 애를 많이 써왔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 민간 차원에서 활발한 지원이 이뤄져왔다면 굳이 법제화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동안의 지원은 간헐적이고 일시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선의의 지원자들에게 계속 지원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않나. 필요할 때마다 단발적, 일시적으로 지원받다보니 청소년의 욕구를 가장 잘 아는 소년원이나 보호관찰소 측에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 그들의 사회복귀나 재사회화에 필요한 효율적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려웠다. 기부금품을 직접 확보한다면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예산을 짜서 어떤 분야에 얼마를 배정할지,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할지 체계적으로 장·단기 사업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새로운 법 시행으로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은 개개인에 대한 1대 1 맞춤 지원이 어려워 안타까운 경우도 많았는데 앞으로는 그런 경우에도 지속적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해 안타까운 처지에 빠진 사례가 많나.



“많다. 소년원에 수감됐던 한 10대 청소년은 거기서 사진 찍는 걸 배운 뒤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 꿈을 접어야 했다.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진학원에 보내고 교통비를 대주는 등 섬세한 맞춤 지원이 필요했지만 그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부금품은 사후관리에도 활용

▼ 접수된 기부금품은 소년원에서 출소하거나 보호관찰 기간이 끝난 뒤에도 지원 가능한가.

“그렇다. 법에 따라 모집되는 기부금품은 청소년을 포함한 범죄자의 재범을 막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쓰인다. 그러려면 그들이 학업을 끝내거나 취업에 성공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므로 사후관리에도 쓰일 수 있다. 가령 보호관찰 기간 지원을 받아 열심히 학업을 준비 중인데 그 기간이 끝났다고 중단한다면 기부금품 모집의 목적에도 어긋난다.”

▼ 과거처럼 그냥 기부금품을 지원하던 것과 법에 의해 지원하는 것엔 어떤 차이가 있나.

“법적 근거를 통해 기부금품을 제공하게 되면, 과거엔 그저 필요하다니까 치킨이나 햄버거 세트 50개쯤 주고 말 사람들이 스스로 용도를 정해 기부할 수 있다. 최근 지원자들을 보면 욕구가 다양해졌다. ‘이건 미술치료 지원에 써주세요’ ‘웃음치료를 해보세요’ 할 정도로 전문적 요구를 한다. ‘필요하다니까 한번 해주고 말지’ 하던 기부와 비교하면 보람도 더 크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법정기부금에 해당되므로 기부자 개인이나 단체는 세액공제나 법인세 절감 등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개인이나 기업이 나름대로 사회에 공헌하는 실적을 남길 수 있어 기부자 처지에서 보람과 성과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왜 하필 범죄자를 도와야 하는지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안 그래도 개정법이 시행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과 기부금품 관련 토론을 해봤다. 비판적인 주장의 요지는 ‘소년원이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아이들 중에 실수한 애들도 없지 않겠지만 진짜 나쁜 애도 많은데 왜 그런 애들까지 도와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은 청소년의 재범을 막는 일이 본인한테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청소년 범죄자의 가정환경을 보면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보호관찰관은 출장상담을 하려고 아이 집을 방문했는데 화장실인 줄 알았던 곳이 집이었고, 어두컴컴하고 좁은 실내에 병든 할머니와 아이 단둘이 생활하고 있었다더라. 그런 아이들한테 보호관찰관이 ‘가출하지 마라’ ‘집에서 얌전히 학교 다니라’고 수없이 얘기하고 강제귀가 조치를 해도 소용이 없다. 물론 그런 아이들이 다 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지만 범죄 청소년이 처한 환경이나 처지는 대개 그처럼 열악하다. 소년원을 나오거나 보호관찰이 끝나도 처음 범죄 유혹에 빠지게 했던 가정환경 등 아이들의 상황이 바뀌는 게 없고 똑같다면 어떻게 재범을 막을 수 있겠나.”

기부금품 접수는 전국 소년원 및 소년분류심사원 11개 기관, 보호관찰(지)소 56개 기관, 치료감호소 1개 기관을 통해 할 수 있다. 각 기관은 독자적으로 기부금품을 접수해 사용할 수 있으며 법무부 장관에게 기부금품 접수와 사용 현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소년원 및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보호받는 청소년은 연간 약 1만 명. 56개 보호관찰소는 연간 17만 명의 대상자를 지도·감독하면서 원호한다. 치료감호소는 연간 약 1600명을 수용, 보호한다. 이 가운데 치료감호소 보호를 받는 경우는 대부분 성인 범죄자이고, 보호관찰 대상자 17만 명 중 청소년 비율은 약 40%에 달한다. 해마다 6만5000~7만 명의 청소년이 보호관찰 대상자가 된다. 접수되는 기부금품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범죄자를 위해서도 쓰인다.

10명 중 4명이 16~17세

▼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한층 성숙했다지만, 아직도 ‘내가 낸 돈이 제대로 쓰일까’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법정기부금화하면서 투명성이 확보됐다. 기부금품에 대한 영수증 발급 의무화, 전용계좌를 통한 수입과 지출 관리, 기부금품 접수·사용 대장 비치 등으로 기부자가 자신이 낸 돈이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쓰였는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1년부터 법무부와 협조해 보호관찰 청소년의 삶의 현장을 직접 찾아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청소년동반자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청소년상담사 등 관련 전문가를 특별범죄예방위원으로 위촉해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CYS-Net)를 통해 각종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함으로써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원만하게 사회에 복귀하는 데 힘써왔다. 그 결과 2011년 말, 청소년동반자 서비스를 받은 청소년의 재범률이 서비스를 받지 않은 청소년의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15세 이하의 저연령 집단에서도 재범이 억제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결론을 얻었다.

범죄백서에 따르면 소년범 가운데 16~17세가 10명 중 4명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14~15세 연령층은 10명 중 3명을 넘는다. 이 회장은 “알코올중독과 가정폭력, 부모의 이혼과 가정해체, 경제적 빈곤 등으로 어릴 때부터 힘겨운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가정과 학교 등 사회로부터 일탈해 충동적으로 범죄에 빠져든 미성년자들을 제대로 돌봐서 가정과 사회로 건전하게 복귀시키지 못한다면 장차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아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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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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