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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남북공동도시, 동서관통운하로 ‘국제 블루오션’ 만든다”

‘통일대박론’ 밑그림 그리는 김석철 국가건축정책위원장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남북공동도시, 동서관통운하로 ‘국제 블루오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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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 위원장은 ‘대통령께 보고드리는 게 먼저’라며 전시회에 담길 세부 내용 공개를 꺼렸다. 기자는 ‘신동아’ 보도가 11월 전시회의 ‘예고편’으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며 ‘맛보기’로 조금만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고심 끝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크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행복한 부동산’이에요.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우리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를 겪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과거 금본위제 때의 금과 같은 역할을 해요. 은행 담보의 70%를 부동산이 차지할 정도로 환금성이 크죠. 만약 부동산 가격이 10% 내려가면 국부(國富)가 그만큼 줄어드는 겁니다. 부동산 경기를 살려야 하는데, 과거와 같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우리 부동산 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가격을 주도하는 것은 집 없는 서민이 아니라 고가 아파트 구매자들이에요. 그런데 타워팰리스 이후 고가 아파트 시장이 한계에 와 있어요. 더 이상 구매하고픈 매력적인 부동산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미국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어봅시다.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경쟁하다가 과잉생산으로 위기에 봉착한 뒤 가장 약한 포드부터 어려워졌어요. 그때 포드는 머스탱이란 새로운 모델로 신규 수요를 창출해 위기를 극복했어요.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획일적인 아파트로는 부동산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없어요. 집 가진 사람이 이사 가서 살고 싶은 집을 지어야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게 ‘행복한 부동산’이에요. 크고 비싼 집이라서 행복한 게 아니라 조금 작더라도 거기 들어와서 사는 사람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집을 지어 제공하자는 것이죠. 대형 아파트로 이사 간 사람 가운데 자녀들 출가시키고 부부가 큰 집에 살면서 세금 낼 돈이 없어 쩔쩔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새로운 주택을 제공해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60평에서 40평으로 이사 갔는데 더 살기 좋다’는 말이 나와야죠.”

김 위원장은 ‘행복한 부동산’의 모델로 한옥공동체마을을 제시했다. 경기도 동탄 신도시 부지에 마련된 30만 평 규모의 한옥지구가 그 대상이라고 한다.



“건폐율과 용적률을 감안하면 마당이 중심인 단층 한옥은 이제까지의 한옥 사업이 그랬듯 도태되고 말 겁니다. 제가 구상하는 한옥은 ‘도시 구조물로서의 한옥’이에요. 대문 담장 다리 등은 도시 주거 관점으로 확대하고 여기에 대청마루와 같은 한옥 고유의 특성을 결합한 것이죠. 한옥지구를 21세기형 한국인 마을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100년 먹고살 거리

▼ 두 번째 전시 주제는 뭡니까.

“남북공동도시예요. 남북 합작으로 이북에서 땅을 대고, 남쪽에서 기술을 제공하고, 국제사회의 자본을 끌어들여 국제도시를 만드는 것이죠.”

▼ 잘 될까요.

“국제금융이 참여하도록 계획안을 잘 만들어서 설득해야죠.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 어떤 점에서….

“박 대통령은 국제적 인맥이 훌륭합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랴오닝성 당 서기로 있을 때 제가 그분과 함께 일을 많이 했어요(김 위원장은 중국 칭화대, 충칭대 초빙교수로 활동하는 등 중국과 인연이 깊다). 그때 저를 만날 때마다 ‘박근혜 씨는 잘 계시냐’고 안부를 묻더군요. 아베 일본 총리와도 연이 닿는 것으로 알아요. 여성 대통령으로서 외국 국가원수들과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 외국 자본 유치도 낙관합니까.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더 버는 것 못지않게 돈을 가치 있는 곳에 투자하고 싶어 해요. 인류 발전에 공헌하는 쪽에 돈을 쓰겠다는 투자철학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국제 펀드들도 이북 도시 건설에 투자하는 게 매력적이라고 볼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에 도시를 개발하는 것은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미래 세대가 100년은 먹고살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사업이 바로 남북공동도시 건설입니다.”

김 위원장은 1969년 여의도 한강 마스터플랜을 구상할 때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헬기를 타고 한강 상류에서부터 한강 하구 이북 근처까지 여러 번 가봤어요. 그때 ‘통일 없이는 한반도에 미래가 없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한반도가 하나가 되면 최소한 지금보다 5배 이상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김 위원장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듣다보니 10여 년 동안 위암, 식도암 등 갖은 병마와 싸워온 그가 칠순을 넘긴 나이에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을 맡은 이유가 짐작됐다. ‘통일 한반도’에서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해 한반도 전체를 관통하는 건축과 도시의 밑그림을 그려주려는 게 아닌가 싶었다. 목수는 비록 제 살 집이 아니더라도 그 집에 살게 될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에너지와 정성을 모두 쏟아 붓는다는 투철한 장인 정신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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